곰돌이 푸 초판본 WINNIE-THE-POOH classic edition 1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박성혜 옮김 / FIKA(피카)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정말 읽어보니 갖고 싶고,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곰돌이 푸의 재미난 이야기에 즐겁고, 한동안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곰돌이 푸 초판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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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초판본 WINNIE-THE-POOH classic edition 1
앨런 알렉산더 밀른 지음,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그림, 박성혜 옮김 / FIKA(피카) / 2022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1926년 오리지널 초판본'이라고 하여 '이 책 갖고 싶어!' 외치면서 소장하게 되었다.

아무리 인기를 얻고 업그레이드되며 출판이 되어도, 초판본의 그 풋풋한 모습은 또 다른 매력이 있으니 말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곰돌이 푸를 제대로 읽은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읽고 소장하기로 했다.

읽고 싶은 책에서 갖고 싶은 책으로,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책 (책 띠지 중에서)

《WINNIE-THE-POOH 곰돌이 푸 초판본》을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글은 앨런 알렉산더 밀른. 영국의 아동문학 작가이자 극작가로 1882년 런던에서 태어났다.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대학교와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를 다녔고, 학창시절부터 교내 잡지에 시와 수필을 투고했다. 1920년 아들 크리스토퍼 로빈 밀른이 태어난 후 아들을 위해 어린이 책을 쓰기 시작했는데, 《곰돌이 푸》는 아들이 가지고 놀던 인형들에 생명을 불어넣어서 만들어졌다.

사랑스러운 등장인물과 천진난만한 동심이 잘 어우러진 이 작품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힌 동화책이자, 오늘날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동화책이다.

그림은 어니스트 하워드 쉐퍼드.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곰돌이 푸》를 그린 삽화가로, 1879년 런던 출생이다. 평생 어른과 어린이를 위해 많은 책에 삽화를 그렸으며, 대표작으로는 《곰돌이 푸》,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이 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을 펼쳐들면 지도가 보인다. 여기에서 크리스토퍼 로빈과 친구들의 신나는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이다. 구체적인 상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 더욱 신나게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크리스토퍼 로빈의 곰 인형인 곰돌이 푸와 숲에 사는 친구들의 이야기예요. 피글렛과 이요르, 캥거와 아기 루, 아울, 래빗, 크리스토퍼 로빈이 매일 즐거운 모험을 떠나요. 순수하고 귀여운 곰돌이 푸와 친구들의 여정에 함께해보세요. (책 속에서)



이 책은 서문부터 귀를 쫑긋하면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도입 부분 같은 느낌이랄까. 상상인 듯 현실인 듯, 본격적으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도 이미 시선이 집중되는 그런 느낌이 든다.

사랑스러운 동물 친구들의 등장에 본격적으로 본문으로 들어가 본다.

이야기는 10가지가 담겨 있다. 이야기 1 '곰돌이 푸는 꿀을 정말 좋아해', 이야기 2 '래빗의 집에 갔다가 구멍에 끼어버린 푸', 이야기 3 '푸와 피글렛의 우즐 잡기', 이야기 4 '이요르가 잃어버린 꼬리는 어디로 갔을까?', 이야기 5 '히파럼프를 잡으려고 함정을 파다', 이야기 6 '이요르가 받은 두 개의 생일 선물', 이야기 7 '캥거의 집에서 피글렛이 목욕을 하게 된 이유', 이야기 8 '크리스토퍼 로빈이 이끄는 북극 탐험대', 이야기 9 '홍수에 갇혀버린 피글렛 구출 작전', 이야기 10 '푸를 위한 파티, 그리고 마지막 인사'로 나뉜다.



이 책은 옛날이야기를 듣는 어린아이의 심정으로 읽어나가면 더욱 생생한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가장 먼저 곰돌이 푸, 그러니까 위니 더 푸의 이야기에 키득키득 웃으며 읽어나간다. 이 책이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럽고 재미있는지 미처 몰랐던 것이다.

삽화가 들어있으니 우스꽝스러운 상황도 더 극대화되어 웃음을 자극한다.

곰돌이 푸의 꿀에 대한 집착이 대단하다. 풍선에 매달려서 꿀을 따러 가려고 하다니! 과연 푸가 꿀을 따게 될지 궁금해서 계속 읽어나간다. 그리고 이야기 하나는 금세 끝난다.

이 책에서는 이야기 열 가지를 들려준다. 잠들기 전 이불 속에서 신나는 옛날이야기를 기다리던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읽어나가면 된다.

말썽꾸러기 푸는 자꾸 일을 저지르고 그럴 때마다 해결사 크리스토퍼 로빈을 찾는다.

로빈은 "암튼 바보 곰이라니까!"라고 말하면서도 위안을 주고 척척 해결해주니 정말 만능박사다.



이야기를 읽어나가며 앞에 있는 지도를 살펴보고, 그런 과정을 반복하며 읽어나가면 더욱 재미있다. 장면장면이 눈앞에 생생하게 그려지니까.

처음에는 지도를 보면서 무슨 의미인가 잘 모르더라도, 이야기를 읽고 나서 보면 '아, 여기가 그곳이구나!' 알 수 있으니까, 단순히 흑백으로 그려진 지도일 뿐인 이 장소에 3D 입체 화면으로 동영상을 만들어 채워나간다. 이 책을 읽으며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황금빛 저녁노을로 물든 하늘 아래 푸와 피글렛은 각자 깊은 생각에 잠긴 채 집으로 가는 길을 같이 걸었지. 한참 동안 둘은 말없이 계속 걸었어.

"푸, 너는 아침에 눈 뜨면 무슨 생각을 제일 먼저 해?"

조용히 걷던 도중 마침내 피글렛이 말을 걸었어.

"'아침 뭐 먹지?' 하는 생각. 피글렛 너는?"

푸가 말했어.

"'오늘은 또 무슨 신나는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

피글렛이 말했어.

푸는 곰곰이 뭔가를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어.

"둘이 똑같은 거다, 그치?" (248쪽)

순수하고 귀여운 곰돌이 푸와 숲속 친구들의 이야기에 미소 지으며 읽어나갈 수 있다.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사랑스러워서 이들의 상황 하나하나를 떠올리며 즐겁게 읽는다.

곰돌이 푸가 워낙 유명해서 다 아는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책을 통해 읽어보니 색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정말 읽어보니 갖고 싶고, 소장하는 것만으로도 곰돌이 푸의 재미난 이야기에 즐겁고, 한동안 행복한 미소가 떠나지 않을 것이다. 마음에 드는 곰돌이 푸 초판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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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위기, 세 번째 기회 - KBS 홍사훈의 경제쇼, 홍반장이 묻고, 전문가가 답하다
박병창 외 지음 / 베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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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경고한다.

"퍼펙트 스톰이 오고 있다, 당신은 안전한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 망설여지는데, 이럴 때일수록 책을 읽고 중심을 잡을 필요가 있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이제 파티는 끝났다!

대한민국 최고 경제전문가들의 인사이트

어디서도 들을 수 없었던 놀라운 통찰이 펼쳐진다 (책 띠지 중에서)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이 책 『세 번째 위기 세 번째 기회』를 읽으며 이들의 통찰을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은 홍사훈의 경제쇼다. 홍반장이 묻고, 전문가가 답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박병창, 박세익, 안유화, 염승환, 오건영, 윤지호, 이종우, 홍사훈, 홍춘욱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으로 가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인사이트를 가진 오건영 부부장, 중국 경제에 대한 뛰어난 식견과 뛰어난 말솜씨를 가진 안유화 교수, 주식 종목을 통찰할 때마다 탄성이 절로 나오는 염승환 이사, 언제나 기관이 아닌 투자자의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증권맨 윤지호 센터장, 형님처럼 늘 푸근한 이종우 이코노미스트, 투자의 기법과 타이밍에 대한 인사이트도 있지만, 영화배우를 했으면 더 성공했을 것 같은 박세익 체슬리 투자자문 전무, 투자는 시장의 심리를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박병창 교보증권 영업부 부장, 그리고 주식과 채권, 부동산까지 아우르는 홍춘욱 리치고 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의 얘기를 담았습니다. (6쪽)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곧 다가올지도 모를 '퍼펙트 스톰'에 대해 인식하기 위해서다. 문제를 인식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며 앞으로의 경제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것이다.

<홍사훈의 경제쇼>에 출연하는 패널들의 공통된 얘기는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가 매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좀 겁 나긴 하지만 누군가는 1998년 외환위기 때와 맞먹는 '퍼펙트 스톰'이 찾아올 가능성도 얘기합니다. 한국이 수출 강대국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란 이유는 단연코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 때문입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 대부분은 국가가 빚을 졌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가가 빚을 지는 대신 민간 가계가 빚을 떠안았습니다. 자영업, 소상공인들이 생계를 위해 대출을 받은 예도 있고, 낮아진 금리로 대출받아 집을 사거나 주식과 코인을 사는 데 써버린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제 그 빚을 갚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고통의 시간이 꽤 오래갈 것이란 예상입니다.

같은 빚이라도 국가가 진 빚과 민간 가계가 진 빚의 무게는 다릅니다. 신흥국을 제외하면 우리가 가장 위험한 상태라는 얘기가 그래서 나오는 겁니다. 과거에도 늘 그랬지만 거품은 막바지에 그 유혹을 참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거품이 터지기 시작할 즈음 벼랑 끝엔 늘 서민들이 서 있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는 '퍼펙트 스톰'을 이해하고 슬기롭게 이겨나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5~6쪽)



이 책의 1부 '경제를 알면 흐름이 보인다'에는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넣은 푸틴, 인구 급감 왜 심각한 문제인가, 미국도 이젠 옛날의 미국이 아니다, 중국 양회의 결정, 빅 스텝이 남긴 파문, 문제는 기대 인플레이션이다, 예고된 위기는 힘이 없다, 2부 '부의 기회는 항상 존재한다'에는 주식투자 힘들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라, 하락장을 이길 수 있는 종목을 찾자, 최적의 주식 매매 타이밍, 목표 수익을 달성하는 방법, 경제의 사이클에 올라타라, 돈의 흐름을 잡아라, 한국 증시 아직 내리막길이 아니다, 주식 지금 사야 딱 좋다, 배달 서비스 산업의 무한 질주, 기본과 분산 포트폴리오의 마스터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일단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 여러 명의 전문가가 들려주는 각각의 이야기가 한 권에 모여, 보다 풍성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어떤 부분을 먼저 읽든 골라 읽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가장 먼저 주황색 페이지에 저자 소개로 시작되고, 그다음 페이지에 Q&A가 주어진다.

혹시 어떤 부분부터 읽어볼지 고민이 된다면 먼저 이 책을 스르륵 넘기며 Q&A부터 찾아 읽기를 권한다. 그러면 더 읽고 싶은 내용이 눈길을 끌 것이다. 그 부분부터 읽어보면 더욱 눈에 쏙 들어올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어도 좋다. 아니, 그게 가장 낫다. 어떤 글이든 시기적절한 이야기이며 지금 꼭 읽어보아야 할 경제라는 생각이 드니 말이다.



이 책으로 대한민국 최고 경제전문가들의 인사이트를 한 번에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해 본다.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쉽게 풀어내고 있어서 한번 손에 쥐면 계속 읽어나간다.

그것도 되도록 쉽게 설명해 주려고 애쓴 흔적이 보이니, 읽어보면 어떤 의미를 이야기하는지 짐작이 간다.

경제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생각되는 사람도 일단 읽어보기를 권한다. 경제 책을 읽으며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에서 신기한 생각이 들 것이다. 그렇게 차근히 읽어나가다 보면 이 시대의 상황을 짚어보는 데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책이니 사상 초유의 경제 위기에 앞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막막해하지만 말고 일단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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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마지막 기차역
무라세 다케시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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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소설은 '입소문이 만든 최고의 화제작'이다. 나도 소문 듣고 읽은 것이다. 읽는 사람마다 눈물바다가 되었다는 바로 그 책이어서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이 책을 읽어보았다.

이 책은 초판 1쇄 발행 한 달 만에 32쇄를 발행했다. 엄청난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일단 이 책이 어떤 내용인지 살짝만 보아도 본격적으로 읽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3월의 어느 봄날.

급행열차 한 대가 절벽 아래로 추락해 승객 127명 중 68명이 사망했다. 불의의 사고로 한순간에 사랑하는 연인,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시간이 멈춰버린 듯 깊은 슬픔에 잠긴다. 그러던 중 한 가지 소문을 듣게 되는데….

사고가 난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역인 '니시유이가하마 역'에 가면 유령이 나타나 사고 당일, 그날의 열차에 오르도록 도와준다는 것. 과연 그 역을 찾은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을 무사히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제대로 된 작별을 할 수 있을까. (책 뒤표지 중에서)

어떤 이야기가 들어있을지 궁금해서 이 책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무라세 다케시. 현실과 판타지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몰입도 높은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 슬픔과 재미를 선사하는 이야기 장인.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방송 작가로도 활동했다. 특유의 입담과 재미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재능을 살려 소설가로 전향하고 나서는 데뷔작 《만담가 이야기~아사쿠사는 오늘도 시끌벅적합니다~》로 제24회 전격소설대상 심사위원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으로 처음 한국 독자와 만나게 되었다.

'만일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이 시간을 되돌려 그들을 만날 수 있다면?'이란 판타지 설정에서 시작된 《세상의 마지막 기차역》은 틱톡에 소개된 이후 "연결되는 에피소드가 감동을 배가시킨다", "책을 덮을 때까지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마지막 한마디에 담긴 반전 때문에 더욱 뭉클하고 가슴 아프다" 등 입소문이 나면서 크게 인기를 얻었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4화로 구성된다. 제1화 '연인에게', 제2화 '아버지에게', 제3화 '당신에게', 제4화 '남편에게'로 나뉜다.



급행열차 한 대가 탈선하여 산간 절벽 아래로 떨어진 대형 사고가 있었다. 맹렬한 속도로 궤도를 이탈한 열차는 가마쿠라 이키타마 신사의 도리이, 즉 신사 입구에 세운 기둥 문을 스친 다음 산간 절벽 아래로 떨어졌다.

승객 127명 중 68명이 사망한 탈선 사고가 일어난 후 두 달쯤 지났을 때, 심야에 유령 열차 한 대가 가마쿠라선 선로 위를 달린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니시유이가하마 역. 이 역의 승강장에 '유키호'라는 유령이 나타나는데, 유키호에게 부탁하면 과거로 돌아가 사고 난 가마쿠라선 상행 열차에 탈 수 있다는 것이다. 단, 그 열차에 승차하려면 다음 네 가지 규칙을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하나, 죽은 피해자가 승차했던 역에서만 열차를 탈 수 있다.

둘, 피해자에게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된다.

셋, 열차가 니시유이가하마 역을 통과하기 전에 어딘가 다른 역에서 내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도 사고를 당해 죽는다.

넷,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만일 열차가 탈선하기 전에 피해자를 하차시키려고 한다면 원래 현실로 돌아올 것이다.

죽은 사람을 만나더라도 현실은 무엇 하나 달라지지 않는다….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네 가지 규칙을 듣고도 다들 사고로 떠난 사람을 만나러 갔다. (7~8쪽)



시작부터 강렬하게 마음을 사로잡는다. 때로는 정말 지루할 정도로 사소한 일상이 소중하고 아름다운 나날이었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는 순간일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자신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나날을 보내고 있음을.

만일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면, 당신은 그에게 무슨 말을 전하겠는가. (9쪽)

이 말이 마음에 훅 들어온다. 정말 무슨 말을 전할 것인가. 소설 속 이야기로 곧바로 들어가 본다. 소설은 연인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소설이 시작될 때 열차가 가마쿠라 이키타마 신사 도리이를 스쳤다는 이야기를 다시 떠올려본다. 그 이야기가 나오면서 본격적으로 소설의 속도는 급물살을 타고 달려간다. 판타지로 향해 가도록 만드는 열쇠가 되었다.

결혼을 앞둔 약혼자의 절절한 마음은 그 소문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없었다. 어쩌면 네모토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니시유이가하마 역에 가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약혼자를 가슴에 묻은 여자, 아버지를 떠나보낸 아들, 짝사랑하는 여학생을 잃은 한 소년, 그리고 이 사고의 피의자로 지목된 기관사의 아내.

이들은 열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과 가까운 이들이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소중한 사람을 잃었고, 탈선 사고가 났던 그 열차에 대한 소문을 듣고 가보았다. 그 열차는 사고로 인해 마음에 맺힌 게 있는 사람 눈에만 보이는 열차로, 이 열차를 타면 죽은 사람과 다시 한번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유령 열차에 오르는 데 꼭 필요한 네 가지 규칙을 하나씩 듣는다. 결국에 아무것도 달라질 것 없지만 그래도 그들은 열차에 오른다.

각각 분리된 에피소드라고 생각되던 이야기에서 등장인물들이 연결되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마음을 먹먹하게 만드는 이야기에 울컥하며 읽어나간다. 그러다가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쏟아지는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 '아, 이야기를 이렇게 마무리하는구나.' 생각한다.

슬픈 영화 같은 소설, 마음껏 울고 싶을 때 읽을 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절절한 마음으로 읽으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일상의 가치를 새록새록 느끼게 될 것이다.

한없는 슬픔과 진한 감동, 서로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애절해서 마음을 사로잡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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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리고 사랑하고
현요아 지음 / 허밍버드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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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카카오 브런치,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대상작이라 읽어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책, 제목만으로는 이 책이 이렇게까지 마음을 휘어잡을 책이라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랬다. 이 책의 저자는 동생이 스스로 생을 등졌고, 동생이 떠난 뒤에 겪은 심리를 적었으니 그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을까. 그 마음 얼마나 다치고 무너졌을까.

자살 유족 치료비 지원 사업으로 심리 검사비를 지원받았다. 일어나지 않은 일까지 미리 걱정하는 범불안 장애와 조울증이라 불리는 제2형 양극성 장애, 충격적인 사건을 겪어서 사건의 잔상이 남아 자신을 괴롭게 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총 세 개의 진단이 따라붙었다. (6쪽)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이 책 『나를 살리고 사랑하고』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현요아. 조울증과 범불안 장애를 앓는다. 어른에게는 에세이로, 아이에게는 동화로 편지를 부친다. 제 발로 떠난 세 살 터울의 동생을 보내고 자기 연민이라는 불행 울타리를 둘렀다. <불행 울타리 두르지 않는 법>으로 제9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 책은, 그 견고하고 단단한 울타리에서 나온 발자국을 모아 묶은 이야기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3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아픔을 해석하고 해독하는 능력'을 시작으로, 1장 '일상 사별자의 품', 2장 '불행 울타리 두르지 않는 법', 3장 '우리는 지금 살고 있군요'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영영 고르지 않을 선택지'로 마무리된다.



이 책은 책장을 펼쳐들자마자 나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왜 이 책이 브런치 대상을 받았는지 단박에 알겠다.

제목만 보고 읽을까 말까 고민하던 것이 무색하게 이 책은 독자를 휘어잡고 있다. 그냥 붙잡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감당하기 버거운 무언가를 담담하게 들려주는데, 마음을 파고드는 아픔은 순전히 독자 몫이다. 너무 아파서 마음이 먹먹하다.



덮어 둔 아픔을 들춰내 마주 보고 충분히 슬퍼한 뒤 더 나은 곳으로 가려는 다짐은 좋지만, 불행을 비교하며 누가 나은지 결투하면서 위로받는 것은 모두에게 독이 될 것 같았다. 만일 주변에 불행 배틀을 하려는 사람이 있다면 왜 그러느냐고 질책하기보다 꼭 안아 줬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아니므로 네 아픔을 완벽히 헤아리지는 못하겠지만, 이해하고 싶다고. 넌 혼자가 아니라고. (157쪽)

햐~. 이 책을 보며 앞뒤 꽉꽉 막힌 저자의 상황에 숨이 턱 막힌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난 이 말을 자꾸 떠올렸다. 불행 배틀하자는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이해하고 싶다고. 이해하고 싶다며 한 걸음 다가가본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른 작별을 한 사별자에게, 세상을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외로움을 느끼는 나날이 늘어 가는 사람에게, 자기 연민에서 벗어나 더 나은 미래로 가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닿는다면 바랄 것이 없겠다. (7쪽)

그리고 이런 정보도 있다.

*멈춰진 시간과 흘러가는 시간 가운데서 아픔을 겪는 자살 유족을 위해 보건복지부는 '얘기함'이라는 비대면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서는 '자살 유족 치료비 지원 사업'으로 유가족의 심리 치료 비용을 지원하며 서로의 얘기를 나누는 자조 모임을 소개한다. 더불어 포털 사이트 다음에는 '미안하고 고맙다 사랑한다'라는 이름의 자살 유족 카페가 있다. 타인을 선뜻 돕겠다는 마음에서 비롯한 도움과 격려를 주고받는 공간이니 필요한 분은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 (247쪽)

이 책은 동생을 떠나보낸 어느 사별자의 글이다. 호소력 있는 글이어서 책을 펼쳐들자마자 바로 빠져들어 끝까지 읽도록 만든다.

이 책의 저자가 짊어지고 있는 생의 무게가 조금은 가볍고 밝아지기를, 글을 쓰며 그 무게를 조금은 털어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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