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기담 - 바다가 들려주는 기묘한 이야기 기담 시리즈
김지원 엮음 / 청아출판사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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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초등학교 5,6학년 때가 생각난다.
다른 아이들보다 몸도 마음도 성숙했다고 기억되는 나의 그 시절, 
동화책이나 문학전집 유치하다고 생각되었고, 위인전은 너무 뻔해 재미없다고 생각하던 그 때,
유일하게 내 마음을 끌던 책이 있었다.
’한국 전래 동화’
나는 그 책을 읽으려고 용돈을 모아  열 권 남짓의 그 책들을 한 권 씩 구입했고,
차곡차곡 쌓이는 그 책들을 보고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 그 책들은 다 어디있을까? ^^;;)
<바다기담 - 바다가 들려주는 기묘한 이야기> 은 우리 나라의 전래 이야기 중 바다에 관련된 기담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제목만 보고 문득 그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고 바다에 관련된 기담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산과 바다 중 어떤 곳이 더 좋냐고 한다면 대답하기 곤란하지만,
나에게 산은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고, 바다는 마음에 활기를 주는 편이다.
마음이 답답해질 때면 바다에 가서 답답한 마음을 훌훌 털어내고 오기도 하고,
푸른 바다를 바라만 보아도 기분이 즐거워지기도 한다.
그런 바다에 얽힌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모아서 한 권의 책으로 출판되었다니 얼른 읽어보게 되었다.

채록된 민담은 엮은 것의 대여섯 배는 될 정도로 분량이 많다는 엮은이의 이야기에 깜짝 놀랐다.
이 책의 이야기만해도 상당히 많은데, 이 책에서 읽지 못한 이야기들도 궁금해진다. 
한정된 분량이 정말 아쉽게 느껴진다.
또다시 엮어서 출판해도 찾아읽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아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약간 걱정이 되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처음 보는 이야기들에 흥미진진해졌다.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내려왔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야기를 보며 당시의 시대상이나 현재의 풍습과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어서 
어린 시절의 독서와는 사뭇다른 느낌이 들었다.

짤막 짤막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있어서 두고두고 읽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게다가 우리나라 바다에 관련된 이야기들이니, 아는 지명이 나오면 반갑고, 
모르던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알고나니 그 곳에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오랜만에 옛날이야기를 듣는 기분을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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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파 10인의 해외취업 성공기
김연 외 지음, 박창수 엮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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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인생에 있어서 '열정'이란 무엇인가?
꿈을 이루기 위한 에너지인가,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무모함인가?
가끔은 내 능력 이상의 것을 꿈꾸고 그것을 이뤄왔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이상하게도 특별히 갈구하는 것이 없어졌다.
이것을 해도 시큰둥~ 저것을 해도 시큰둥~ 
내 마음 속에 열정이 사라진 듯하여 뒤늦게 당황을 해보지만,
마땅한 대처법도 떠오르지 않는다.

사실 이 책을 보게 된 것은 해외에 취업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열정적으로 자신의 꿈을 이룬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 또한 열정을 되찾고 싶어서 읽게 된 것이다.
취업을 하기까지 어떤 마음 가짐과 노력으로 원하는 것을 쟁취했는지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게다가 국내파 10인의 이야기라니, 그들의 꿈과 노력은 더 깊었으리라 생각해본다.
각자 책을 선택해서 읽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아직 젊은 나이에 열정도 꿈도 잊고, 나의 꿈이 아닌 다른 사람의 꿈으로 살아가고 있는 듯한 나 자신에게 
일종의 깨달음이라든지,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세계 각지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파리의 디자이너, 싱가포르 애플사 기술상담사, 일본 도쿄의 IT 개발자, 중국의 한국어 강사, 타이 항공 승무원 등등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자면, 열정이 철철 넘쳐흐르는 느낌이 든다.
물론 그들이라고 힘든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도 하고 좋아보인다.

도전하는 데 있어 '늦고 빠르고'는 상관이 없다. 단지 '하느냐 하지 않느냐' 만이 중요할 뿐이다. (8p)

이미 늦었다고, 아니면 포기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를 하나씩 대고 있는 나 자신을 보게 되었다.
꿈꾸는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그 꿈을 떠올리고 실행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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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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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금지’라는 단어는 호기심을 불러 일으켜 평소에는 관심이 없던 것도 시선을 끌어 더 파고들게 만든다.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고, 읽지 말라면 더 읽게 되고......
사람들의 기본 심리에는 그런 반발심이 깔려있나보다.
그래서 ’금서’라는 단어에 더 이끌려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천년의 금서>라는데 도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해서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며 세상에 진실이 무엇인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사실인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중에서야 조작된 이론이라거나 말도 안되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도,
대학 시험을 위해서는 전국민이 똑같은 답을 선택해야하는 현실에 놓여있다.
게다가 교과서에 나온 그 내용들이 진실이라고 믿기를 강요당하며 커나갔고, 
나중에는 그런 의문들을 하나씩 덮어가며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바쁜 생활이 된다.
'내가 그런 의문을 가졌었나?' 생각도 희미해지면서 말이다.

세상 일은 여러 면에서 조작될 가능성이 많지만, 특히 ’역사’ 부분에 있어서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
한 가지 학설만 강조한다거나, 다른 이론은 덮어버린다거나,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도록 하는 것 등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그래서 이미 시간이 한참 지나버린 과거의 일인 '역사'에 대한 소설은 더 흥미를 유발하는지도 모르겠다.
역사란 지난 과거의 사실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사건을 바라보는 현대인의 관점으로 재해석되는 것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사소설을 보면 작가의 시선과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을 느낄 수 있어서 소설을 읽는 묘미가 있다.

사실 소설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등장하는 살인사건이나 인물들은 크게 매력적이지는 않았다.
생각보다 얇은 책 두께에 비해 이 책에 담긴 역사적인 사실은 충격적인 것이어서 
살인 사건이라든지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오히려 긴장감을 느슨하게 해주는 사족처럼 느껴졌다.
게다가 어색한 급마무리에 상당히 아쉬움이 느껴졌다.
제목과 소재의 엄청난 무게가 너무 가볍게 담겼다는 생각이 들어 서운함을 조금 느껴본다.

이 책에서 파헤치고 있는 부분 중 ’韓’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을 때,
예전의 시간이 잠깐 떠올랐다.
漢의학이 韓의학으로 바뀌었던 때가 고작 1986년, 국민학교가 초등학교로 바뀌었던 때가 1996년,
역사 속에서 ’변화’가 있기는 참 쉽고도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앞으로 시간이 흘러가면서 별 생각없이 놔두었던 어떤 것들이 바로 잡아지고, 역사가 바뀌어갈 지 궁금해진다.
또 시간이 흘러 지금의 시간은 미래에 어떤 역사로 남을 지 생각해보는 시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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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배용준 지음 / 시드페이퍼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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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에 별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그건 어쩌면 연예인이 쓴 책이라는 점에서 별다른 기대를 안하고 과소평가를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배용준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이야기한 것을 보고 나서였다.
일본의 어느 기자회견장에서 누군가가 한국의 여행지나 명소를 물어봤을 때 선뜻 답을 하지 못해서 
우리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책을 냈다는 이야기였다.
나 스스로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살면서 숨막히듯 답답한 아파트 문화에 속상해하고,
뭔가 내가 아닌 다른 것에 관심을 가지고 살고 있었는데,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는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진정 나를 나타낼 수 있는 분위기나 특징적인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이 생각을 더 깊이 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때부터 펜팔을 하고 연락을 해온 홍콩친구의 다음 주 한국 방문이다.
마음이 급해졌다.
그동안 내가 홍콩에 갈 때면 그 친구를 만나서 홍콩의 전반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층 버스도 태워주고, 페리를 타고 홍콩의 야경도 보여주고, 특징적인 음식도 맛보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홍콩을 생각하게 해줄 선물도 주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 친구의 한국 첫 방문이다.
나는 그 친구에게 무엇을 보여주며 한국을 기억하게 할 수 있을까?
한국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면 좋을 지 너무 막연했다.
나의 일상은 그다지 한국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친구에게 어떤 선물을 주면 한국 이미지를 떠올리며 나를 기억하게 할 지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소개를 보니 일단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욘사마로 한류 열풍을 일으킨 배용준의 책을 보면 어쩌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일단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책, 생각보다 내 마음을 뛰게 한다.
’그저 어디어디를 가보니 어떤 것이 참  좋았다.’ 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모습에 이런 것도 있었구나 깨달을 수 있었고,
이 책에 나온 장인들의 모습을 보고 나도 배워보고 싶은 열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예전부터 이어져 온 전통적인 모습을 그동안 잘 모르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과 글, 설명 등 여기에 담긴 것들이 제각각 어우러져서 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사진에 담긴 모습과 거기에 따른 이야기들이 시선을 모으게 한다.
다시 새롭게 보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이 부러워져 나도 이렇게 움츠러들고 있지 않고 뛰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껏 모든 것을 내 밖에서 찾으려고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는 나와 가장 가까운 것에서부터 찾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일단 알고 익히고, 시야를 넓혀가고 싶다.
단순한 감상만 적은 글이 아니라, 역사적인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어서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는 기쁨도 있었다.
의외의 발견인 듯, 오늘 이 책은 나에게 책 읽는 보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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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이 : 세계를 감동시킨 도서관 고양이
비키 마이런.브렛 위터 지음, 배유정 옮김 / 갤리온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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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 대한 애틋한 기억이 나에게도 있다.
처음에는 고양이를 키운다길래 나름 반대도 하고 걱정도 했는데,
고집을 꺾지 않는 동생이 러시안 블루 두 마리를 입양해왔었다.
그 때만 해도 고양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고양이 두 마리는 점점 우리집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적막하고 삭막한 하루에 즐거움을 가득 주는 존재로 자리잡으면서, 날이 갈수록 고양이에 대한 편견을 바꿀 수 있었다.
특히 아침이면 문을 두드리며 "엄마~! 엄마~!" 부르는 토토, (분명 나와 엄마의 귀에는 그렇게 들렸다~ ^^;;)  
문을 열어주면 방으로 들어와 듀오백 의자에 앉아 늘어지게 한 숨 자고 나가곤 했었다.
토토는 인간 친화적인 고양이었다. 
안아주면 바둥거리며 빠져나가는 고양이가 아니라, 자신을 온전히 내주어서 안아주는 사람을 배려해주는 고양이였고,
너무 오래 무언가 몰두해있으면 좀 쉬었다 하라고 나에게 먼저 다가오는 고양이었다.
가끔 "엄마"같은 말도 했는데, 그건 사실 믿어주는 사람이 없다.
나도 가끔은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고......^^

도서관 고양이 듀이 리드모어북스의 이야기가 담긴 이 책 <듀이>를 읽으며 
눈앞에 고양이 듀이의 모습이 아른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잘 생긴 표지 사진, 오렌지 빛깔 고운 고양이 한 마리가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짓게 된다.
이렇게 인간 친화적인 고양이, 도서관 사서로서 의무를 다하는 고양이의 모습을 보니 
정말 신기하면서도 부럽기도 하다.
추운 날씨에 도서 반납함에서 발견된 듀이의 이야기를 볼 때에는 내 몸도 추위에 벌벌 떨었고,
도서관에 온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며 도서관 고양이로서의 본분을 다하는 듀이의 모습을 볼 때에는 나도 흡족했고,
듀이의 마지막 장면을 볼 때에는 안타까움과 슬픔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도 그런 고양이 한 마리 있다면, 더 자주 그 곳을 찾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동생이 야옹이들을 데리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버려서 그 이후 지금껏 고양이를 기를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생각만 왔다갔다했다. 아무래도 반려동물은 가족과 같은 정이 쏟아지게 되기 때문에, 아프거나 혼자 둘 때를 생각하며 기르기를 미뤄왔다.
듀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처음에는 고양이를 길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마지막 이야기를 보고 그냥 관둬야겠다고 다시 생각하게 된 것은 그런 것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함께 지내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미루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
듀이 덕분에 삭막한 도서관 풍경이 포근하고 웃음꽃피는 공간으로 바뀌는 것이나, 고민거리 많은 사람에게는 위로와 웃음을 주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듀이같은 고양이 한 마리를 키워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오랜만에 책을 읽으며 따뜻한 이야기를 본 듯한 생각이 든다.
듀이의 이야기는 내 마음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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