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통곡하는 한
야엘 아쌍 지음, 권지현 옮김 / 반디출판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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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소재의 글은 참 불편하다.
오랜 시간을 지속해온 일이고, 이젠 누가 가해자고 누가 피해자인지, 누가 침략했고 누가 침략을 당한건지, 누구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지, 정말 조심스럽다.
그들의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나로서는 아무 생각과 판단을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과거에 그러했고, 현재 그러하며, 미래에는 어떤 모습으로 그들을 힘들게 할지,
도무지 생각할 수 없는 문제다.

둘도 없는 친구, 유대인 사미와 아랍인 카말, 
그들은 둘도 없는 친구였는데, 한 사건으로 서먹서먹해진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폭행을 당한 사미, 그렇게 조용히 떠나기로 혼자 결정해버리고, 그것이 카말은 내심 서운하다.
아이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해야하는 것인지, 사회적인 상황과 연관이 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

“폭력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 아들아, 평화를 만드는 건 대화야.”
“퍽도 그렇겠어요. 그 사람들이 우리 민족을 다 죽여 없애는 동안 아버지는 그 사람들하고 수다나 떠세요!”(70p)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
아이의 반응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부모님 세대의 어른들 대부분이 하는 그런 말이 인티사르를 폭발하게 했다.
젊은이들은 그런 어른들이 부끄러웠다. 바로 그런 이유로 젊은이들이 저항을 이끄는 것이다. 
적에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 정신 차리라고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폭력밖에 없다고 믿었다. (96p)
세대간의 소통 불가능한 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현실, 답답한 현실을 느끼게 된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막막한 마음에 먹먹한 느낌이 든다.
불편한 진실, 알아야 할 현실이지만, 읽는 마음은 편안하지가 않다.
그것도 밝은 미래를 꿈꿔야하는 아이들에게 현실은 녹록치 않음을 느낀다.
아이러니한 마지막 부분에 한참을 멍하니 생각에 잠긴다.

“피와 눈물은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이제 그만!” (이츠하크 라빈)
“여기서 멈추지 않는 한, 땅이 통곡하는 한, 아이들은 죽어나갈 것이다.” <하레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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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가 어때서? - 65세 안나 할머니의 국토 종단기, 2009년 네이버 오늘의 책 선정
황안나 지음 / 샨티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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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 마땅한 때를 찾는 것은 정말 힘들다.
젊어서는 돈이 없고, 나중에는 시간이 없으니까!
퇴직을 하고 세계여행을 하겠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종종 듣게 된다.
하지만 정작 실제로 그렇게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잘 듣지 못한다.
그냥 그 열정은 사라지기 때문일까? 아니면 잘 알려지지 않아서일까?
분명 여행은 젊은이들의 특권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보다 넓은 시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것도 여행의 한 모습이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나에게 독특했다.
65세 안나 할머니의 국토 종단기
걸어서 땅끝마을에서 통일 전망대까지.
젊은 사람이 하기도 힘든 일을 나이 드신 분이 했다는 것도 대단했고,
길 위에서 인생을 돌아보며 생각하는 것도 공감하기 충분한 우리네 인생이었다.

특히 우리는 나이에 민감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면서도 나이 때문에 스스로를 옭아매는 일도 서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이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충분히 동의하게 된다.
어느 팔십 노인이 그랬단다. “내가 이 나이까지 살 줄 알았다면 예순 살에 운전 면허 따는 건데......”
이 사회는 사람들을 너무 일찍 늙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대에 제 갈 길을 찾지 못하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30대에 뭔가를 이루지 못하면 실패한 인생처럼,
40대엔 새로운 뭔가를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듯이 말한다.
50대에 들어서면 “내 나이에 뭘!” 이런 식이다. (47p)

걷는 여행이야말로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은 해보아야할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 나이에 뭘!” 이런 생각을 벌써부터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는 시도하지 않은 일만 있을 뿐이지, 늦어버린 일은 없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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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크 미, 메이크 업! - 메이크업 새내기를 위한 뷰티 가이드북
김지아 지음 / 우듬지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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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은 정말 어렵다.
어렵고 귀찮은 일이다.
지금도 20대의 처음 화장하던 시절과 별다를 것 없는, 오히려 그때보다 간소화된 화장법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항상 제대로 화장에 대해 시간과 돈과 노력을 투자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만하고 다른 일에 바쁘다가 이렇게 이 책에 눈이 가게 되었다.

이 책은
하루 1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네이버 인기 뷰티 블로그 ‘프리지아의 뷰티시크릿’이 전해주는 메이크업 새내기를 위한 뷰티 가이드 북이라고 한다.
적당히 얇은 책, 꼼꼼한 설명, 개인적인 의견 등이 실려있어 이 책을 읽는 동안 화장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요즘에는 화장품의 종류가 정말 많아졌다.
관심을 갖지 않던 사이에 모르던 용어의 기초 화장품들이 많이 생긴 것을 보고 세상이 참 다양해졌다는 것을 느낀다.

이 책에서는 화장품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 담겨있어서 특히 좋았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메이크업 베이스를 ‘적극’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메이크업 베이스의 주기능은 피부톤 보정인데, 피부톤 보정이야 파운데이션으로 해도 충분하기 때문. 그 대신 메이크업 베이스보다는 차라리 맥 스트롭 크림이나 입큰 마이플래시 크림 같은 멀티 크림을 추천하고 싶다. (39p)

그리고 메이크업 새내기, Q&A도 궁금증 해소에 도움이 된다.
화장품 유통기한과 보관법도 유용하게 보았다.
책을 읽으며 나에게 필요한 메이크업 제품들을 정리해두었다.
하지만 유통기한을 생각해볼 때, 나중에~ 나중에~ 화장 좀 하려고 할 때에나 구입을 해볼까 생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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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배우는 주식투자 - ‘300억 비밀 주식과외’편
윤재수 지음 / 길벗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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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다.
주식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로 풀었다.
그래서 일단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이 책의 앞부분에 베타테스터의 말이 있다.
주식용어 압박에도 불구하고 술술 넘어가요!
끝까지 읽은 주식책이 한 권도 없는 분에게 강추합니다!
지금까지 주식이 어려워서 절망했던 분에게 딱입니다!
‘앗... 나같은 초보가 읽어도 괜찮은 책이겠구나!’
솔깃한 이야기들을 보며 속는 셈치고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의욕에 불타올랐다.
모르겠으면 읽다가 말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그들의 이야기를 다 읽고 말았다.
그렇게 나의 주말은 이 책과 함께 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강준혁이 자신만의 투자이론을 만들던 부분이었다.
‘주식투자도 삶의 일부이다. 사람이 영혼이 있는 삶을 살아야 하듯 이 주식투자도 영혼이 있는 투자를 해야 한다.’
주식에 한 번 손을 댄 투자자는 한두 번의 투자로 끝내는 경우는 드물고 상당 기간 주식투자가 삶의 일부가 된다. 강준혁은 삶의 일부인 주식 투자에서 성공하는 사람으로 남기 위해서는 ‘행복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103p)
일단 주식을 시작하면 그것은 삶의 일부가 된다. 불안 초조한 투자로 생활이 황폐해지면 그것은 제대로 투자를 하지 못해서, 욕심을 지나치게 부려서 그런 결과를 낳은 것이리라.
행복한 투자,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야말로 주식을 하게 되었을 때 기본적으로 고려해야할 것이다.

그동안 나는 ‘주식’이라고 하면 손대면 큰일 나는 것, 잘못해서 패가망신하기 쉬운 것, 나는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알고 싶기는 하지만, 알기 힘든 것, 그래서 내 영역이 아니라고 해서 점점 멀어지고 있던 것, 그것은 바로 주식투자.
그렇다고 이 책을 읽고 나서 주식투자에 가담하겠다고 발벗고 나서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내 영역이 아니지만 세상 돌아가는 것은 알고 싶다는 욕심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전혀 모르는 분야는 아니라, 어느 정도의 흐름은 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부분에 대해 큰 흐름을 조금은 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제 기능을 다 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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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계 살림지식총서 85
강유원 지음 / 살림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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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라.”
세상의 모든 진리가 책 속에 있다고 책 읽기를 강조하는 이야기는 많다.
하지만 이 책을 보면 그 이야기부터 문제제기를 하며 시작한다.
이 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의 절대 다수가 책을 읽지 않는다.
그들은 평생 동안 살아 있는 자연만을 마주하고 살아간다. 
퍼덕퍼덕 움직이는 세계가 있으니 죽어 있는 글자 따위는 눈에 담지 않는다.
책이 그들의 삶에 파고들 여지는 전혀 없으며 그런 까닭에 ‘내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과 같은 게 있을 리 없다. (책 속에서)
그리고 ‘사자가 위장에 탈이 나면 풀을 먹듯이 병든 인간만이 책을 읽는다.’는 이야기까지!
어쩌면 우리는 책을 읽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면서 읽지 않아도 될 책까지 읽으며 지식을 갈구하고 그 안에서 무언가 진리를 찾기를 바라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는 문장이 있다.
책(冊)의 어원이 대나무 죽간에 글자를 써서 묶은 것임을 생각해볼 때,
그것 다섯 수레는 분명 지금의 다섯 수레와는 부피상으로 비교도 안될 분량이라며,
우리는 책을 참 많이 읽는 것이라고,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옛날과 비교해볼 때, 지금이 더 지혜로운가에 대해 논의해보자면 특별히 그렇지도 않다는 것에 우리의 한계가 있다. 

생활이 편리해지고 저장되는 도구가 많아지면서 사실 우리의 기억력은 영향을 받고 있다.
사실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는 것들은 서서히 기억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니까.
나만해도 예전에는 자연스레 외워져서 줄줄이 꿰던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이제는 외우게 되지 않는다.
그저 검색해서 통화 버튼만 누르면 되니 말이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요네하라 마리의 <대단한 책>에 나오는 문자 이야기가 떠오른다.
플라톤이 <파이드로스>에서 문자에 의존하게 된 인간은 스스로 생각해 내는 힘을 잃었다고 소크라테스에게 말했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사실 장대한 서사시를 기억하는 시인에게 문자 지식을 전한 순간 모든 기억을 잃고 말았다는 예가 세계 각지에서 보고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며 책의 세계를 통상적인 시간 순에 따라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흔히 고전이라고 하는 책을 제대로 손에 잡아보지 않았던 나에게는 이 책이 다른 방법으로 손쉽게 고전을 접하는 방법이 되었다.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되는 즐거움까지!
하지만 여전히 책의 세계는 난해하다.
저자는 고전이 보여주는 자아들을 자기 몸에 넣어보고, 다시 빠져나와보고, 다시 또 다른 것을 넣어보고, 또다시 빠져나와본 다음에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저 책의 세계는 누구에게나 난해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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