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집 - 갖고 싶은 나만의 공간, 책으로 꾸미는 집
데이미언 톰슨 지음, 정주연 옮김 / 오브제(다산북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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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책과 함께 하는 시간이 즐겁다. 책을 읽으면 몰랐던 세상을 알게되니 읽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읽고 난 책은? 처분하기도 하고, 도서관에 기증하기도 하며, 대충 꽂아놓기도 할 것이다. 그러다보면 어디에 어떤 책이 꽂혀있는지 헷갈리게 마련이다. 난장판이 되어 있는 책꽂이, 산만한 분위기. 정신이 없다. 나의 서재도 마찬가지다. 그럴 때면 한 번 쯤 이 책처럼 책으로 꾸민 공간을 생각해보게 된다.

 

 이 책에는 '장식으로서의 책'이라는 말에 걸맞을 정도로 인테리어로서 책을 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인테리어 도서로 분류되어 있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인테리어 책이다. 인테리어는 나와 동떨어진 분야라고만 생각했는데, 책으로 한다니 훨씬 친근감이 있다.

 

 "책은 가구가 아니지만 그만큼 집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는 것은 없다." 19세기 중반 성직자 헨리 워드 비처의 말이다. (21p)

다른 이의 집에 방문했을 때 책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간다. 어떤 책을 읽어왔으며, 어떤 종류의 책을 선호하는지, 찬찬히 살펴보며 나의 취향과 비교해본다. 나의 관심과 맞을 때 대화 교류의 속도도 빨라진다. 서로 이해할 수 있는 면이 깊어진다. 쉽게 친해질 수 있다.

 

 하지만 '아, 책으로 이렇게도 꾸며놓았구나.'라는 생각 외에는 특별히 끌리는 것이 없었다. 인테리어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겠다. 그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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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걷기여행 - BBC Books
스티브 와킨스.클레어 존스 지음, 신선해 옮김 / 넥서스BOOKS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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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기 여행에 관한 책이 많이 나왔다. 이번에는 저자는 외국인이며, 다양한 걷기 여행 길이 담긴 책을 보았다. 이 책에 담긴 길 중에 인도에 있는 '다르질링 티 트랙'을 제외하고는 가보지 못한 길이다.

 

 다르질링의 길을 걷던 때가 떠오른다. 이 책에서처럼 다르질링에서 아침 일찍 자동차를 타고 마니반장 Maneybanjang으로 가서 시작했다. 다르질링에서 머물던 숙소는 칸첸중가가 보이던 아름다운 곳이었는데, 며칠 지내다 보니 산에 가고 싶었다. 나의 체력과 장비로는 그 험난한 곳에 오르는 것은 절대 상상할 수 없었지만, 걸을만 하다던 길을 안내받아 그곳에 가게 되었다. 걸으면서 보았던 풍경이 경이로웠지만 여행 비수기였던 6월, 우기의 그곳은 아쉬움이 남았다. 나중에 트레킹 최적기라는 4월이나 10월에 가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시간만 흐르고 있다.

 

 가본 길인 다르질링 티 트랙의 추억을 더듬으며, 그 길을 떠올려본다. 이 책에 담긴 다른 길들도 그곳처럼 경이로운 풍경을 담고 있는 길이라는 생각에 미치자 마음이 들뜬다. 걷기 여행에 관한 다양한 길을 담은 책이어서 여러 가능성을 생각해본다. 세상에는 걸을 만한 길이 정말 많고, 감탄할 순간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은 사진에 감탄한 책이었다. 다양한 곳을 가야만 나올 수 있는 사진이다. 디지털카메라가 없던 시절의 여행이 아쉽기만하다. 감탄했던 순간들을 마음에 열심히 담아놓고 죄다 잊어버리다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더한가보다. 조금씩 여행을 계획하고 실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세상에 아름다운 곳이 많이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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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 일기 쓰기부터 소설 쓰기까지 단어에서 문체까지
안정효 지음 / 모멘토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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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꾸준히 서평을 쓰면서도 우리말을 맛깔스럽게 쓰는 데에는 서툴다. 주기적으로 글쓰기에 관한 책을 보고 나의 실력을 향상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글쓰기 책을 보게 되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글쓰기는 어느 한 순간에 번쩍하는 영감이 내려와 신들린 듯이 쓰게 되는 것이 아니고, '만보'라는 단어처럼 천천히 가야하는 길인가보다. 쓰면 쓸수록 제대로 쓰고 있는지 모르겠고, 늘 알던 것도 헷갈리니 말이다.

 

 일단 이 책은 두껍다. 그 두께에 질리게 되고, 대충 읽으려고 해도 꼼꼼하게 읽게 되니,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도움이 되는 글도 많이 있다. 따로 적어두고 주기적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소설을 쓴 분이니 소설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있다. 이 책을 보고 소설은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신경써야할 것이 정말 많으니까! 활자로 나온 나의 글을 보고 부족함에 민망할테니까!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며 확실치 않은 애매한 표현을 할 때가 많이 있다. 이 글을 보며 더이상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렇게 보니 어이없이 힘이 빠진다.

 말과 달리 글은 한 사람이 다수를 설득하는 형태를 취한다. 말은 일회성 현상이지만, 글은 수준과 차원이 다르다. 글은 목소리만 낮추었을 뿐, 절제된 웅변의 성격을 지닌다. 웅변에서는 설득할 결론이 힘을 얻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유부단한 ‘같아요’를 잘라 없애야 한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이런 말을 한다고 상상해보라.

“온 것 같아. 본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정복도 한 것 같은데......”

그리고 또 이 말은 어떠한가.

“주사위가 던져진 것 같구나. 루비콘 강을 건너야 할 것 같고 말야. 부하들아, 그러니 너희들은 내 뒤를 따라야 할 것 같지 않느냐?” (39p)

 

 글쓰기를 하는 사람, 특히 소설가 지망생에게는 필독을! 보다 나은 글쓰기를 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 이 책에 나온 글쓰기 관련 이야기가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염두하며 퇴고해볼만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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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철학의 풍경들
진동선 글.사진 / 문예중앙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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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기록의 의미, 거기에 조금더 의미를 주고 싶었다. '나는 사진작가가 아니니까.'라는 생각으로 대충 찍었고, 카메라에 의존했다. 때로는 내 생각보다 더 근사하게 세상을 담았던 카메라, 그냥 그것으로 만족했었다. 하지만 조금씩 나의 생각이란 것도 담고 싶었다. 도대체 왜 이런 것을 찍었는지 모르겠는 사진을 볼 때면 말이다. 그래서 사진 관련 책을 종종 읽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사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사진을 철학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게 한다. 나의 생각에서 한 차례 발전하도록 생각하게 된다. 다음 문장에서 나는 뜨끔한 무언가를 느꼈다. 

 

취미든 재미든 직업이든 제대로 된 사진이려면 자기 생각, 자기 소재, 자기만의 아끼고 사랑하는 대상이 있어야 한다. '아무거나'만큼 참혹한 주문이 없는 것처럼, 아무거나 찍는 사진은 있을 수 없다. 당연히 주제, 소재, 대상을 분명히 가릴 줄 알아야 하고 자신의 것을 밝힐 수 있어야 한다.사진은 주제로부터 소재, 소재로부터 대상으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이다. 그렇다면 why, what, how에 대한 질문 앞에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146p)

 

 '아무거나'만큼 참혹한 주문이 없는 것처럼, 아무거나 찍는 사진은 있을 수 없다는 문장이 사진을 대하는 내 마음을 다르게 한다. 나는 왜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지 못했고, 피사체를 마음으로 느끼려고 하지 않았는가. 내 마음에 와닿지 않는 것들을 '아무거나' 찍어대면서 사진에 느낌 없음을 사진기의 문제로 생각하지는 않았었는지.

 

 결정적 순간이라는 것

 

수많은 날, 바라본 세상 속에서

단 한 번도 결정적 순간이 아닌 때는 없다.

수많은 날, 만났던 시간 속에서

단 한 번도 운명적인 순간이 아닌 때가 없다. (167p)

 

 생각하는 사진을 보며 사진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사진에 감정을 넣고,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사진은 있는 그대로가 아니라 내 마음에 투영된 세상이니까. 나만의 이야기를 담고 싶어진다. 사진으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고, 사진을 보는 사람이 그 마음을 읽었으면 좋겠다. 아니, 적어도, 누군가의 사진을 보며 그 사진을 찍은 의도와 마음을 읽어내고 싶다. 사진은 그저 피사체를 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는 행동이니 말이다.

 

 사진을 철학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고, 흥미로운 일이다. 이 책으로 사진과 세상을 새롭게 본다.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봐야할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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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 - 옛길박물관이 추천하는 걷고 싶은 우리 길
김산환 글 사진 / 실천문학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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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걷는 여행이 붐이다. 이번에는 걷기에 관한 책 <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옛길박물관이 추천하는 걷고 싶은 우리 길을 소개해준다. '사라지기 전에 꼭 가봐야할 우리의 옛길' 이라는 문장이 마음을 아련하게 한다.

 

오름의 여왕, 다랑쉬 오름에 가고 싶다

 

책을 보다보면 사진과 글귀에 매료되는 경우가 있다. 언제 한 번 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미루고 미루다 그 기억마저도 희미해져버린 다랑쉬오름, 이 책을 보니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계획을 잡게 된다. 책은 나를 행동하게 한다. 여행 서적은 여행을 하도록 하는 것이 매력적이다. 걷기 여행 책을 읽으며 걷기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오름도 오르고, 올레길도 걷겠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여행지마다 '길라잡이'로 마무리된다.

 

 이 책에는 가는 법과 난이도 별미 및 볼거리 등이 담겨있어 정보 제공 면에서도 좋다. 어느 계절에 가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이때 가면 좋아요'가 가장 좋을 때 한 번만 가고 싶은 나에게는 도움이 되는 정보다. 길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와 정보가 담긴 적당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가보고 싶은 곳들이 많지만 특히 청산도에는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잘 모르던 곳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그곳으로 여행을 떠나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묘미일 것이다. 걷기 여행을 떠나고 싶다. 걸으면서 마음으로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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