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여행의 기억을 되살리며 포스팅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가볼 만한 파리 미술관'을 정리 중이다. 예전에는 미술관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제 관심은 조금 생겼다. 그래도 사람의 취향이 쉽게 변하지는 않는 법. 많은 노력을 해야 눈에 들어오고 누군가 짚어줘야 그 의미를 아는 수준이다. 

 

이번 파리 여행에서 고전 미술과는 달리 현대미술 감상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다. 책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서 이미 접한 작품을 실물로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현대인들의 삶 속에 살아 숨쉬는 듯한 작품을 보며 숨통이 트이는 기분을 느꼈다. 오늘은 두 번째로 '죄드폼'을 떠올린다.

 

2. 죄드폼 JEU DE PAUME

죄드폼국립미술관: 프랑스 파리 튈르리정원 북서부 코너에 있는 현대 미술관 (주 드 폼이라고도 함)

원어명: Galerie Nationale du Jeu de Paume

위치: 1,8,12호선 콩코르드 concorde 역 1번 출구에서 바로 이어짐 (도보 5분 안 걸림)

입장료: 1인당 10유로

 


 

원래 이곳은 나폴레옹 3세 때, 테니스의 유래가 된 ‘죄드폼(Jeu de Paume)’이라는 경기의 경기장으로 사용되던 건물이었다. 이후 1909년에 전시회장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여 1930년에는 소장품 확보 정책을 추진하여 샤갈, 피카소, 모딜리아니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게 되었다.  1947년에 죄드폼 박물관(Musée du Jeu dePaume)이 신축되어 인상파 화가들의 많은 작품을 전시하였으나 오르세 미술관으로 이전되면서 죄드폼 박물관은 문을 닫게 되었고, 원래의 건물만 남게 되었다.

1989년 건축가 안토완 스텡코(Antoine Stinco)가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영상실, 서점, 카페 등이 들어섰고, 건물 안에서 튈르리정원, 콩코드광장 등의 전경도 내려다 볼 수 있다.

9개의 전시실이 있으며 현대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최근에는 영화를 상영하거나 미술 관련 강좌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죄드폼국립미술관 (두산백과)

 

 


주 드 폼은 19~20세기의 사진, 비디오, 뉴미디어 작품을 주로 선보이는 갤러리다. 관광객들에게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곳으로, 예술 관련 전공을 하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다. 구태의연한 관광명소만 돌아보기 싫은 이들은 꼭 한번 들러 보자.

[네이버 지식백과] 주 드 폼 (저스트고(Just go) 관광지, 시공사)

 


죄드폼에는 즉흥적으로 다녀오기로 결정하고 출발했다. 비 내리는 날씨에다 어둑어둑해지는 시간이었는데, 사람들이 꽤나 많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죄드폼 앞에서 내려다보이는 콩코르드 광장의 모습.

파리에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대관람차를 타볼 걸 그랬나 약간 후회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굳이...ㅎㅎ


광장의 중앙에는 1833년 이집트가 선물한 룩소르 신전의 오벨리크스가 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 사진도 찍고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발견한 '장 뒤뷔페'의 작품.

아르 브뤼 작가로 알고 있던 장 뒤뷔페의 작품을 직접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장 뒤뷔페 Jean Dubuffet (1901-1985)의 Le Bel Costume, 1973

 

 

장 뒤뷔페: 프랑스의 화가이자 조각가. 아마추어 화가나 어린아이, 정신병자 같은 사회적 약자들의 작품에 매료되어 이러한 미술을 ‘아르 브뤼 Art Brut'라고 칭하고, 가공되지 않은 원시적이고 본원적인 미술에 역점을 두었다. 그의 예술은 앵포르멜 미술운동의 이념적 토대가 되었으며 비주류미술인 ‘아웃사이더 아트’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네이버 지식백과] 장 뒤뷔페 [Jean Dubuffet] (두산백과)

 

사실 죄드폼에는 며칠 전 오랑주리 미술관과 오르세 미술관을 가던 길에 잠시 들르려고 했는데, 아침 일찍 가는 바람에 문을 열지 않아서 발길을 돌린 기억이 있었다.

죄드폼 방문 4일 전에 사진만 찍고 발길을 돌렸다. 그 아쉬움에 다시 가게 된 듯.


콩코르드 역에서 나와 조금만 걷다보면 바로 죄드폼 입구가 보인다.

 


계단을 올라가면 죄드폼 현대미술관


그날은 너무 일찍 가서 전시를 볼 수 없었다. 오픈 시간은 11시!!!

 

HOURS

Tuesday: 11am – 9pm

Wednesday - Sunday: 11am – 7pm
Closed Monday (including public holidays),
December 25th, January 1st and May 1st.
Open from 11am to 5pm, December 24th and 31st.
 

 

전시도 전시지만 일직선으로 깎아놓은 나무를 감탄하면서 바라봄.

 

오랑주리와 오르세 미술관에 가는 길에 들르고 싶었지만, 11시 오픈이라 시간을 맞추기 쉽지 않다.

두 군데를 들렀다가 오는 길에 들른다면 몸이 지치는 것은 감안해야할 것.

따로 날을 잡아서 가길 잘 한 듯하다.

사실 미술관 한 군데만 가도 감상하랴, 돌아다니랴, 집중해서 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여기까지 왔는데…'와 '한 군데만이라도 제대로 보자'는 생각을 잘 조합해서 일정을 짜야할 것이다.


우산을 쓰기에는 비가 적게 오고, 안 쓰기에는 애매한 날씨에 줄을 서있는 사람들


기다리다보니 날이 어두워지면서 드디어 문 앞에 다가갔다

 

내부에서는 촬영을 하지 못했다.

현대미술을 보니 숨통이 트이는 기분.

비디오, 사진, 작품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강한 에너지를 풍기고 있는 전시였다.

'이런 것도 전시하는구나!', '이렇게 해도 작품이 되는구나!' 느끼며, 신나서 보게 되었다.

빅토르 위고의 원고도 전시하고 있었는데, 손때가 잔뜩 묻은 오래된 종이 냄새가 풍기는 듯 시공을 초월한 만남이었다.

전시 관람 시간은 느긋하게 관람했어도 한 시간 반 정도 걸렸기 때문에, 저녁 시간에 보는 것을 추천한다.

예상치 못한 번외 관람이 의외로 더 오랜 시간 기억에 남을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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