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잡은 주역 - 동양철학과 인문학의 고전 읽기
이중수 지음 / 별글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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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공부해보고 싶은 것이 주역이다. 과학자 알버트 아인슈타인, 칼 융 등 수많은 학자들이 주역을 통해 세상의 거대한 섭리를 찾고자 했다고 하니, 그 심오한 세계를 나도 들여다보고 싶다. 하지만 막상 주역을 공부하고자 책장에 꽂아둔 원본을 꺼내들면 난해하기만 하다. 그래도 주역에 관한 책을 다각도로 읽어보려고 하고 있다. 이 책《바로 잡은 주역》이 주역의 원리에 한 걸음 다가가는 데에 도움을 주는 책이라 생각되어 이번 기회에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총5장으로 나뉜다. 제1장 '주역의 이해', 제2장 '계사전 上', 제3장 '계사전 下', 제4장 '서괘전', 제5장 '점으로 보는 주역'으로 구성된다. 저자는 주역의 근간 사상을 말하고 있는 계사전을 먼저 해석하고 의미를 음미해봄으로써 철학서이자 점술서인 주역 전체의 위상을 가늠해보고자 한다고 말하며, 64괘에 대한 해석과 설명은 다음 권에서 다룰 예정이라고 한다. 64괘를 다 다루기에는 책이 얇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 다음 권으로 미뤄지니 아쉬운 생각이 든다. 여기서는 계사전을 상하로 나누고 각각을 12개의 절로 구분해 설명한다.

 

3천 년이 넘게 전해져 내려오는 동안 들여다보고 시험해보고 고치고 깁고 하면서 완성도를 높여온 주역은 우리 문자가 나오기 이전에 만들어졌다. 그래서 우리 어법보다는 한문식 어법, 또는 한문을 새기는 데 필요한 구결을 끼워넣는 식의 어정쩡한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어 글에서 가장 중요한 '의미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 한문은 충실하게 읽었으나 그 문장이 의미하는 바를 중국식 말로 번역하거나, 우리 말인 듯이 번역했지만 실상은 우리의 어감과 어휘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거나, 심지어는 본래의 의미에서 벗어나 전혀 엉뚱한 뜻으로 새기는 경우까지 빈번했다. (머리말 中)

막연히 어렵다고만 생각하거나 심오한 뜻을 헤아리기에는 나 자신이 부족하다고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속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이해가 되지 않지만 무서워서 가만히 있었는데, 공부 잘하는 친구가 "이건 이런 뜻일거야." 하고 짚어주는 듯하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온갖 참고서를 훑어보고 정리해놓은 써머리를 한 눈에 살펴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주역계사 강의》에는 이렇게 나오고《주역 본의》에는 저렇게 나오고, 대부분은 이렇게 해석한다는 식으로 객관적인 자료를 먼저 알려주고, 종합해볼 때 어떻게 해석하는 것이 가장 알맞을지 일러준다.

通變之謂事:

⑴ 통변하는 것을 사업이라 하며《주역계사 강의》

⑵ 변화를 아는 것을 일이라 한다《주역 본의》

⑶ 변해서 통하게 되는 것을 일이라 하고 (대부분)

⑷ 일은 점이 이미 결정된 것이다. 따라서 미래를 아는 것은 일에 따르는 변화를 알아야 가능하다. 즉, 통변이 가능해야 사업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정리하면, '변화를 꿰뚫어보는 것을 일이라 한다'로 해석한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점은 수를 끝까지 살펴보아서 닥쳐올 일을 알아내는 것이고, 사업은 변화를 꿰뚫어 보아야 하는 것이다'로 할 수도 있다. (50쪽)

 

이 책은 주역 원서를 봐야하는 학생들이나 원문을 강독하며 읽고 싶은 일반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독학서가 될 것이다. 주역에 한 걸음 다가가는 데에 도움을 주고, 막연히 멀게만 느껴졌던 주역과 조금은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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