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 구멍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 클래식 3
반성희 그림, 이민숙 글 / 책고래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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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었을 때 용돈을 모아서 한 권씩 사서 읽던 재미가 있는 책이 있었다. 한국전래동화 시리즈였는데, 항상 새로운 옛날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두근거리며 찾아보았다. 어쩌면 전집으로 샀다면 흥미가 반감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접하게 되어서 더욱 맛깔나는 기억으로 남는 것이리라. 그런 기억이 있어서일까. 옛날이야기라는 점에서 이 책에 관심이 갔다. 제목에서 주는 궁금증에 더해서 표지에 있는 도사님이 무슨 도술을 부릴지 궁금해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동전 구멍》은 책고래클래식 세 번째 그림책으로 유아그림책이다. 조선 시대의 한문 단편을 모은《이조한문단편집》에 실린 이야기 중 '환희'를 글과 그림으로 재구성한 한국그림책이다.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아니라 조선 중기 익명의 작가가 쓴 우리 고전문학이다. 우리 조상들의 해학과 풍자,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고전이다. 조선시대의 이야기도 궁금하고 그림이 주는 느낌도 좋아서 이 책《동전 구멍》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그림책을 읽으며 그동안 몰랐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현씨라는 역관이 나오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현씨는 자나 깨나 돈 벌 궁리를 하느라 통역일은 뒷전이었고, 악착같이 돈을 모아 으리으리한 기와집을 지었다. 사람들의 돈을 꿀꺽해서 모은 돈이니 마을 사람들이 찾아와 따졌지만 현씨는 시침을 뚝 떼고 나몰라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바깥이 웅성웅성해서 보니 도사가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도사는 꽃씨를 뿌려 꽃을 피우기도 하고, 꽃송이를 동전으로 변하게 만들기도 했다.

 

 

도사는 동전을 하나 골라 "흠! 으흠!" 헛기침을 한 뒤 바닥에 내리꽂았는데, 작은 동전이 수레바퀴만해졌고 구멍은 사람이 드나들 만큼 커졌다. 제목에 나오는 '동전 구멍'은 도사가 도술을 부려서 사람이 들어갈만한 크기의 구멍으로 만든 것이다. 부채로 바람을 일으키자 바닥에 있던 동전이 새끼줄처럼 엮여서 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내가 돌아올 때까지 절대로 구멍 안을 들여다보지 마시오."라고 사람들에게 한 마디 남기고 도사는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사라졌다. 욕심쟁이 현씨가 과연 구멍 안으로 들어갈 것인지, 들어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이에게 읽어주다보면 아이도 궁금하고 이 책을 읽어주는 어른도 궁금해질 것이다. 

 

이 책에는 도사의 마법이 욕심 많은 현씨에게 어떻게 펼쳐지는지 글과 그림으로 잘 표현해내고 있다. 원작의 이야기는 다소 어렵지만 아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간결하게 구성한 것이 이 그림책의 특징이다. 그림으로도 잘 표현해내서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흥미진진하게 듣게 될 것이다.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옛날 이야기가 아닌, 처음 접하는 이야기의 신선한 느낌도 한몫할 것이다. 5세 이상의 어린이에게 읽어주면 좋을 것이다. 읽어주기에 좋은 입말체로 풀어내어 아이가 친근하게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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