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장자를 만났다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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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저자의 책은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으로 읽어보았다. 때로는 상식처럼 생각하던 정답이 그와 다를 경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손자병법이 싸움의 기술, 승리의 비법이라고 알고 있던 나에게 그 반대로 생각해볼 기회를 준 책이었다. '손자병법'이 나에게 이렇게 공감이 가도록 한다는 점에서 손가락을 치켜올릴 만한 책이었다. 과거에 쓰인 책이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전혀 어색함 없이 적절하게 전달해준다. 적절한 때에 읽는 한 권의 책이 마음에 파장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저자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장자'의 이야기를 강상구 작가의 언어로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흔을 목전에 두고 《손자병법》에서 전혀 비겁하지 않은 '비겁의 철학'을 길어 올렸고,

마흔을 넘겨서는 《장자》를 통해

'다름'을 인정하는 '공존의 철학'을 세상에 내놓는다.

 

장자는 읽는 데에 어려움은 없지만, 읽고 나면 무슨 의미인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허무맹랑한 우화가 담겨있기도 하고, 말로는 분명 읽었지만 의미로 와닿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때에는 주해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되고, 장자를 바탕으로 글을 써내려간 사람들의 책을 읽는 것도 좋다. 그런 의미에서 비슷한 세대의 언어로 풀어낸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장자의 이야기를 강상구 작가의 눈을 통해 바라보게 된다.

 

《장자》를 '책 한 권으로 신선 되기'쯤으로 오해하는 데에는, '장자=노자=무위=자연'이라는 편견이 깔려 있다.

장자가 말한 무위는 험한 세상 살아가는 삶의 기술이다. 지배는커녕 차라리 피지배의 기술에 가깝다.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산속에 들어가 도 닦고 신선 되라는 말이 아니다. 본성을 되찾자는 주장이다. 나 자신의 본성을 되찾고, 상대의 본성을 존중하자는 말이다. 억지로 상대를 바꾸려 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상대를 인정하자는 것이다. 그러자면 내 시선을 바꿔야 한다. (시작하며_강상구)

 

이 책은 크게 3부로 나뉜다. 1부 '개인의 변화'에서는 내 안의 나찾기, 마음 비우기,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파도타기를 다루고, 2부 '관계의 변화'에서는 차이 존중하기, 말 아닌 것으로 말하기, 거울 되기, 마음 주기를 이야기한다. 3부 '사회의 변화'에서는 인정하고 공존하기, 버림으로써 되찾기, 세상에서 노닐기를 볼 수 있다. 전체적으로 읽어나가면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하고, 장자 철학에 대해 관심있게 바라보기도 했다. 바쁜 일상에서 시간을 내기 힘들다는 이유로 고전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기에, 이렇게 고전을 소재로 한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흔에 읽는 손자병법』에서는 "마흔 살에 다시 본 <손자병법>은 싸움의 기술이 아니었다. 오히려 '비겁의 철학'이었다."라는 문장이 나름 반전이었다면, 이 책 『그때 장자를 만났다』는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장자의 가르침은 산으로 들어가라는 말이 아니라 세상 속으로 들어가라는 말이다."라는 점이 반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으로 장자를 다시 읽어볼 계기를 마련해보았다. 이 책을 읽으며 보게 되는 장자 속의 문장과 그 부분을 현대의 언어로 적어놓은 글을 보면서, 특히 장자는 문자 그대로 읽어서는 의미가 잘 와닿지 않기 때문에 누군가가 짚어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의 해석과 이야기에 아무런 생각 없이 모두다 받아들이는 것은 안되겠지만, 적어도 책을 읽으며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놓을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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