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의 지구사 식탁 위의 글로벌 히스토리
윌리엄 루벨 지음, 이인선 옮김, 주영하 감수 / 휴머니스트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한 때는 빵을 정말 좋아했다. 하루 세 끼를 빵으로 채워도 아쉬울 것이 전혀 없었다. 지금은 빵을 멀리하다보니 직접 먹게되는 일은 거의 없지만, 그래도 여전히 빵을 보면 반갑다. 사실 그동안 맛있게 먹는 데에는 익숙했지만, 빵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다. '빵의 지구사라니! 그렇게 새로운 빵은 궁금했으면서도 빵의 역사에 대해서는 너무 무관심했구나!' 이 책의 소개를 보니 알고 싶어졌다. 이 책 속에 빵의 과거와 현재가 쭉 나열되어 있을거라 생각하니 궁금했다. 빵을 좋아한다는 사람이 빵의 역사에 대해 잘 몰랐다니, 그것은 진정 좋아하는 것이 아니었다. 빵에 대해 한 걸음 가까워지는 느낌으로 이 책 『빵의 지구사』를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을 통해 빵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쌓기로 했다. 몰랐던 사실을 알아가며 재미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책이 되리라 생각했다.

 

 

 

이 책 『빵의 지구사』에는 예측했던 것 이상의 정보가 있었다. 기대 이상이다. 단순히 빵과 관련된 역사적인 이야기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역사 문헌에 등장하는 빵을 직접 만들어 보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 책의 맨 뒤에 실린 레시피 '다양한 빵 요리법'은 특별함이었다. 막연히 상상만 하던 과거의 빵을 생생하게 부활시킨다. 마치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고대 유물을 실생활에서 이용해보는 듯한 느낌이다. 역사가 살아 숨쉬며 재탄생된다. 제법 상세하게 그 방법이 나왔지만, 나는 못하겠다. 이럴 때에는 오븐이 없다는 핑계가 아주 유용하다. 이 레시피대로 직접 빵을 만드는 사람은 관련 연구를 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다양한 사진 자료도 보는 눈을 즐겁게 해준다. 사진과 함께 설명을 붙여놓아 책 읽는 내내 기분을 즐겁게 한다. 눈으로 다양한 빵을 먹는 듯한 느낌이고,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두둑하게 배를 채우는 기분이다. 빵이라는 것을 소재로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연구를 엮어내는 것이 흥미롭다. 이 책의 뒤에 보니, 『피자의 지구사』『치즈의 지구사』『초콜릿의 지구사』『아이스크림의 지구사』등 식탁 위의 글로벌 히스토리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나와있다. 빵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 생활에 익숙해져버린 피자, 치즈, 아이스크림 등의 역사도 살펴보고 싶어진다.

 

이 책은 나의 생각을 변화시켰다. 빵은 그저 거의 다 비슷비슷하다고만 생각했던 나에게, 세상에는 엄청 다양한 종류의 빵이 있고, 만드는 방법에 따라 상상조차 하지 못할 다양한 맛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또한 같은 장소라도 과거의 빵과 현재의 빵은 다를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준다. 빵에도 과거의 맛과는 다른 역사가 있는 것이다. 윌리엄 루벨의 이야기를 통해 빵의 세계사를 먼저 훑어보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옛사람들이 먹은 빵은 어떤 감촉과 맛이었을지, 대략적으로 전달해준다. 직접 먹어볼 수는 없어도 머릿속에 그려볼 수는 있다.

 

 

 

빵의 세계사를 훑어본 후에 '한국 빵의 역사는'이라는 특집이 나온다. 한국편은 감수자 주영하의 글이다. 1927년 7월 5일자에 '빵 제조법'에 대한 질문을 시작으로 조선인이 처음 접한 '서양떡', 식민지 조선에서 빵의 확산 등 빵의 역사를 훑어보게 된다. 우리 나라에서도 당연히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지금의 빵과 이전의 빵은 달랐다. 또한 지금의 식생활과 옛 시절의 식생활은 달랐을 것이다. 그 시절에 어떤 음식을 일상적으로 먹었는지 이제야 궁금해진다. 그것은 이 책 『빵의 지구사』의 감수자인 주영하의 『식탁 위의 한국사』를 읽으며 호기심을 채워보아야겠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실린 레시피가 이 책의 가치를 특별하게 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감수자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의 말처럼 진정 '빵 만드는 사람을 위한 역사책'이다. 빵을 좋아한다면 빵의 역사를 알아보자. 빵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면 빵의 과거를 되살리는 레시피를 활용해보자. 이 책을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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