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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마라 - 내 곁에 있는 책이 나를 말해준다
김욱 지음 / 모아북스 / 2014년 12월
평점 :
우리는 같은 세상에 살고 있지만, 다들 똑같은 모습으로 사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세대 차이도 나는 것이고, 이해할 수 없는 사람도 생기나보다. 책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책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도 있다. 책을 좋아한다고 해도 다들 제각각이다. 좋아하는 분야가 각기 다르기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말한다.
'내 곁에 있는 책이 나를 말해준다'
요즘들어 미친 듯이 책을 읽어왔지만, 무언가 공허한 느낌에 시달리고 있었다. 제목에 낚여 빈껍데기를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고, 읽다보니 무언가 예전에 읽었던 책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 당황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야기한다. '베스트셀러 절대로 읽지 마라!' 그 내용이 궁금해서 책소개를 찬찬히 읽어보았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궁금한 생각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지금껏 손에 집히는대로, 마음에 끌리는대로 책을 읽어왔다. 또한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분야에 시선이 가는 것도 사실이어서 베스트셀러에 손을 대게 된다. 어쩌면 스스로 책을 고르기 귀찮아질 때에는 그저 시류에 휩쓸려가는 가장 쉬운 방법이 그 시기의 베스트셀러를 읽어보는 일일 것이다. 세상의 흐름을 보고, 독자들이 어떤 유형의 책을 선호하는지 파악하는 방편이며, 베스트셀러 그 자체가 완성도가 높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세월이 좀더 흐르고 보아도 괜찮은 책이 좋은 책이겠지만, 새로 나온 책에 대한 궁금한 마음에 신간과 베스트셀러에 눈길이 자꾸 가는 것도 사실이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무언가 뜨끔. 찔리는 느낌이 든다. 각성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김욱. 베스트셀러보다 '내가 좋아하는 책'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욕심과 함께 '팔십 평생'을 책의 곁에서 오랜 시간 함께 해왔단다. 처음에 책날개에 있는 저자 소개를 보고 오타인가 했다. 마치는 글에 보면 1930년생 말띠라고 언급한다. 글을 보면 전혀 나이를 짐작할 수 없었다. 신선하고 통통 튀며, 살짝 비판도 들어가주고, 솔직담백하다. 몇 군데 출판사에서 거절당했다고 하는데, 출판 현실에 대한 비판이 들어간데다가 보다보면 어떤 책을 언급하는지 짐작이 가서 그랬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베스트셀러를 읽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베스트셀러가 존재한다는 것은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래도 많다는 증거다. 그런데 왜 베스트셀러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남아 있는 것일까? 도전하지 않고 안주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서다. 읽던 책만 읽으려는 독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비난받을 일은 아니지만 각성해야 될 과제이기는 하다. (116쪽)
각성한다. 저자는 닥치는 대로 읽는 것은 무의미한 폭식과 다를 바 없다고 이야기한다. 떠먹여주기를 바라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어떤 책이 좋은 책이라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알겠지만, 좀더 구체적으로 책 제목까지 알려주기를 바라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 출판 현실과 문제점은 물론, 독서 방법과 한국 작가들의 형편없는 글솜씨까지 적나라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일부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과정은 이미 뉴스로 접해서 알고 있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는 더 심각한 수준인가보다. 어느 정도 인정, 하지만 그렇다면 무슨 책을 읽지? 아직 잘 모르겠다.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기때문에 고민만 한 가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