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이야기 - 내 딸과 딸의 딸들을 위한
플로렌스 윌리엄스 지음, 강석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프리뷰어로 참여하여 전체적인 원고를 먼저 접해보았다. 한 권의 책이 탄생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고가 필요한 것인지 절감하게 된다. 제목과 표지에 대한 것부터 전체적인 내용의 수정까지, 꼼꼼하게 살피고 교정해서 이렇게 한 권의 작품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그냥 책 한 권을 읽을 때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직접 그 과정을 지켜본 바, 보통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것은 작품이다. 직접 참여해서인지 책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해지고, 초고보다 훨씬 완성도 높은 책이 나온 것을 보고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내 딸과 딸의 딸들을 위한' 가슴이야기.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가슴'이야기를 담고 있다. 젖가슴의 기원부터 해부학, 화합물의 노출에 의해 젖가슴과 몸에 일어나는 변화까지 젖가슴에 관련된 다양한 내용으로 채워져있다.

왜 젖가슴인가? 왜 우리 인간인가? 인간은 침팬지와 게놈의 98%를 공유하지만, 나머지 2%에 인간이 젖가슴을 갖게 한 요소가 들어있다. 안 됐지만 침팬지는 젖가슴이 없다. 사실 인간은 사춘기 이후 가슴에 말랑말랑한 살덩어리를 갖게 되는 유일한 영장류다. 다른 영장류 암컷은 수유기 때만 가슴이 살짝 부풀고 그나마 젖을 떼면 다시 납작해진다. 젖가슴은 인간이라는 종의 특징으로 정의할 수 있고 젖샘은 분류학에서 우리가 속한 강을 정의한다. 칼 린네는 이 사실을 이해했다. 린네가 인간을 포유류라고 부른 이유다.

젖가슴이 곧 인간이다. (7쪽)

 

이 책의 저자는 플로렌스 윌리엄스. 프리랜스 작가이다. 엄마가 되기 전까지 자신의 젖가슴에 대해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아이를 낳고 아이에게 젖을 물리며 젖가슴에 대해 다양한 의문을 갖게 되었다. 기자로서 의문에 대해 취재하고 조사해서 이렇게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낸 것이다. 이 책은 2012년 주목할 책 100권에 선정됐고 <LA타임스>가 선정한 2013년 도서상(과학기술부문)을 받았다. 이 책을 옮긴이는 강석기. 『과학 한잔 하실래요?』『사이언스 소믈리에』『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로 이미 그의 이름을 접해보았다. 직접 저서를 집필하기도 하고, 이렇게 번역을 한 책도 볼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젖가슴의 생리학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을 시작으로, 각종 보형물에 관한 이야기와 유방확대수술의 역사도 살펴볼 수 있다. 여성으로서 가슴에 대한 역사에 대해 이토록 무지했다는 것을 알게 된 부분이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한 눈에 훑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얻게 되는 지식이 풍부해진다. 1962년 최초로 젖가슴에 실리콘 주머니 보형물을 넣은 여성 티미 진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역사적인 보형물 수술 집도 50주년을 맞아 그 시대의 최고의 인공물을 여전히 몸에 지닌 채 생존해있다는 점이 놀랍다. 애 여섯을 낳은 뒤 젖가슴이 좀 처진 것 같았던 그녀는 수술을 통해 C컵 가슴으로 거듭난 것이다. 물론 그로 인한 문제도 있었지만 티미 진은 보형물에 대해 공식적으로 불평한 적은 없다.

 

독소에 관련된 환경 문제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오늘날 환경의 어떤 요인 때문에 사춘기가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점점 어린 나이로 앞당겨지는 것인지, 이 책을 보며 여러 연구의 결과를 접해본다. 다양한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여러 가지 가정에 대한 견해를 볼 수 있기에, 이 책을 보며 여러 이론을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이 책을 통해 젖가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거시적인 관점으로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한 권의 책을 엮기 위해 많은 과학자와 의사들이 함께 했다는 것을 감사의 글을 보면 알게 된다.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 책은 완성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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