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의 초심, 오두막 이야기 - 집에 대한 초심을 잃고 건축의 거품에 휘말린 시대, 건강하고 정직하고 유쾌한 오두막 생활이 시작된다 집을, 순례하다 3
나카무라 요시후미 지음, 이서연 옮김 / 사이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저자는 나카무라 요시후미. 세계적인 주택 전문 건축가이다. 주요 저서로는 『집을, 순례하다』『다시, 집을 순례하다』『집을, 짓다』등이 있다. 예전에 그의 저서『집을, 순례하다』를 읽었다. 나카무라 요시후미는 최근 몇 년 동안 세계 각지에 현존하고 있는 20세기 주택의 명작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해왔다고 했다. 그 책을 읽으며 주택의 겉모습 뿐만 아니라 내부에 세밀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평면도가 함께 있어서 꼼꼼하게 살펴보았고, 생각 이상의 놀라움을 보게 되는 의미 있는 책이었다. 건축에 관계된 사람들이나 그냥 일반인이어도 일률적인 아파트 이외의 건축물과 그에 담긴 철학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책이다.
집에 대한 초심을 잃고 건축의 거품에 휘말린 시대, 건강하고 정직하고 유쾌한 오두막 생활이 시작된다.
집을 순례하고 잘 지어진 집을 바라보는 여행을 넘어서서, 저자는 직접 오두막을 짓기 시작한다. 자신이 거주할 14평의 오두막을 직접 짓고 <나그네쥐의 오두막집>이라는 뜻인 <렘 헛>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이 오두막을 통해 <삶을 지탱하는 에너지>에 대해 다시금 살펴보려고 한다고 말한다.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이 오두막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은 모습입니다.
전력은 풍력 발전과 태양 발전을 이용해 자체적으로 조달한다.
물은 지붕에서 모은 빗물을 정화하여 사용한다.
조리는 숯불을 연료로 삼는 풍로, 혹은 부엌 난로로 해결한다.
목욕은 장작으로 불을 지피는 철제 욕조를 설치해서 한다.
화장실은 간이 수세식을 설치한다.
보시다시피 그 어떤 선도, 관도 연결되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오두막에서 사는 건 어지간히 힘겨울 듯해 보이나요? (책 속에서)
 
이 책에는 오두막을 짓는 과정이 잘 담겨있다. 건축가답게 그림으로 표현해놓아서 물 자급자족 체계도라든지, 생활에 도움이 되는 여러 장치 등 재치있는 정보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점이 매력이었다. 자급자족형 오두막으로 불편하지만 유쾌한 오두막 살림을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 속의 로망처럼 느껴지지만 쉽게 실천할 수는 없는 어려움이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이 나올 무렵에나 오두막을 짓고 살기 시작했을 줄 알았는데, 이제 9년이 넘게 오두막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건축가가 오두막을 짓고 생활한다는 점에서 독특한 삶의 모습이고, 책이 될 만한 소재였다는 생각이다. 책을 통해 오두막 생활을 짐작해본다. 뜻깊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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