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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우리를 죽인다, 독! 적과의 동침
허정림 지음 / 어문학사 / 2014년 3월
평점 :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는 '집밥'!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설탕과 소금 및 조미료가 범벅이 되어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조금더 건강한 밥상을 만들 수 있음을 유의하자! 마찬가지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우리 집'! 자세히 살펴보면 독소를 내뿜고 있는 부분이 분명 있다. 조금더 안전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어느 정도의 독소는 아무리 없애려고 해도 없어지지 않고, 오히려 '항균'이 안전한 방법은 아니라는 것도 안다. 우리는 '무독'이 아니라 '저독'의 환경에서 살아가는 정도에서 만족해야 한다. 하지만 알고 있으면 줄일 수 있지만, 알지도 못해 무방비 상태로 독소에 노출되는 것은 아무래도 약간 억울하다. 그래서 이 책 『집이 우리를 죽인다, 독! 적과의 동침』을 보며 알지 못했던 주변의 독소를 낱낱이 파헤쳐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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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허정림은 두 아이의 엄마다. 아이 둘이 비염과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원인을 환경에서 찾았다. 집 안에 온통 화학제품이 넘실대고 있다는 것을 그제야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저자는 환경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집 안 오염물질의 폐해를 피부로 느끼고 이 책을 집필한 것이다. 가족들의 건강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며 원인을 파악해보니 그것은 '유해환경'이었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그 생각에 확신을 얻은 것이다.
매일 쓰는 물건들부터 사용해볼까 고민되는 것까지! 그 문제점을 파악해보고, 우리 집 유해 독소 퇴치법을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의 차례를 살펴보면 제목만 보아도 눈길을 확 끄는 면이 있었다. 그러면서 얼마 전 문제가 제기된 '가습기 살균제'의 제목을 보며 마음이 짠해진다. '가습기 살균제- 아이를 죽인 착한 엄마'라는 제목의 글이다. 아이에게 해를 끼치고 싶은 부모가 어디있을까? 그것도 엄마의 마음은 아이에게 좋은 것만 해주고 싶고, 잘 되기를 바라는 심정뿐일 것이다. 하지만 잘못된 정보로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으니 마음이 아프다.
깨끗하고 안전하게 아이를 지키려다가 아이와 함께 억울하게 죽어간 착한 엄마들은 오히려 게으른 엄마들보다 아이들을 지켜내지 못했다. 세균에 대한 지나친 기우는 현란한 기법으로 현혹하는 광고와 기업마케팅에 있다. 상품의 가면을 벗겨 안전한 선택이 무엇인지 늘 긴장 속에 살펴봐야 가족을 지킬 수 있다. (168쪽)
이 책에서는 2부 '우리 집 독소의 가면을 벗겨라'에서 집안 구석구석을 짚어볼 수 있도록 하나씩 차근차근 문제의식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건축 마감재와 가구, 섬유와 펄프 가공제품, 위생용품과 미용용품, 구제용품과 합성세제, 가전제품과 조리용 기구, 플라스틱류'에 대해 하나씩 짚어본다. 이 책을 보면,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수많은 생활 용품들이 독소를 뿜어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거실과 부엌, 방, 욕실까지 우리의 손이 미치는 곳 어느 한 군데가 제외되지는 않는다. 낱낱이 파헤쳐지는 문제점 앞에서 난감해진다. 안 좋다는 모든 것을 없앨 수는 없다. 되도록 줄이는 방향으로 생각해본다.
이 책의 장점은 '친환경적 대안'이 함께 설명되어 있는 것이었다. 대책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나의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마음이 약간은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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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으로 살아가면서 모든 문제를 없앨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친환경적으로 대안을 마련할 수 있고,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다. 일단 알면 조금이나마 실천할 계기가 마련된다. 그런 마음이 행동의 시작이다. 이 책을 통해 내가 부담없이 실천해볼 방법들을 깨달아보는 시간이 된다.
주방용 세제는 거품이 나야 깨끗하게 잘 닦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계면활성제가 인체에도 해로운 영향을 끼치니 그 심각성을 깨닫고 작은 변화를 실천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물에 세제를 녹여 저농도로 희석한 세제 물에 식기를 담가 불린 후, 수세미 등으로 문질러 씻어내면 농도 희석 효과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반드시 흐르는 물에 3~4회 반복해서 헹구며 세척 후 식기를 엎어서 말려 완전히 물이 빠지도록 해 물이 빠질 때 계면활성제도 함께 제거되는 효과를 보도록 한다. 이 두 가지 방법 외에 좀더 나아가면 가급적 인체 유해성이 적은 주방 세제를 선택하거나 밀가루 혹은 쌀뜨물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데 솔직히 실천하기 귀찮은 점이 있다. 그래도 죄책감을 갖지는 말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조금씩 실천에 옮기며, 나와 주변이 건강하게, 환경을 생각하는 밑바탕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종이컵, 비닐 랩, 포일 등 일상으로 접하게 되는 일회용품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깨닫고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일회용품의 사용을 자제해야겠다고 결심한다. 전자파에 대한 심각성도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이다. 현대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모든 것을 차단하고 독소로부터 안전할 수는 없는 일이니,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독소를 줄여가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환경도 생각하고, 우리 몸도 건강하게!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기기에 친환경적인 대안에 안심이 된다.
이 책은 아기를 키우는 사람들, 애완동물과 함께 지내는 사람들, 새집으로 이사가서 새집증후군이 걱정될 때 해야할 일 등 실질적으로 문제와 해결책을 동시에 알려주고 있어서 유용하다. 어떤 사람이 읽든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는 환경 문제를 짚어나가게 되고, 주변을 둘러보며 독소를 줄이고자 노력하게 될 것이다. 건강과 행복, 누구나 원하는 가치를 위해 작은 실천을 도와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