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 강석기의 과학카페 3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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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제목에 들어간 '과학'이라는 단어에 벌벌 떨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럴 필요 없었는데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강석기. 화학과 분자생물학 전공, 연구원, 과학전문기자를 거쳐 지금은 과학전문 작가로 전업하여 과학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과학 한잔 하실래요?』『사이언스 소믈리에』 이후 3편으로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를 출간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동아사이언스의 인터넷 과학신문 <과학동아 데일리>에 매주 연재하고 있는 '강석기의 과학카페'의 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글에서 35편, 2014년 발표한 글에서 3편을 골라 보완해 실었다. 한편 지난해 3월부터는 새로 창간한 월간지 <이감논술>의 '흥미로운 과학이야기'라는 코너에 에세이를 실었는데, 이 가운데 7편을 골랐다. 또 지난해 6월부터는 대한화학회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화학세계>의 '언론에 비친 화합물'이라는 코너에 에세이를 연재했는데, 이 가운데 4편을 실었다. 끝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과학신문 <사이언스타임즈>에 매주 연재하는 '일러스트가 있는 과학에세이'에서 한 편을 빌려왔다. (_서문 중에서)

 

 '과학', '사이언스'라는 단어의 거리감 때문에 이전 2권의 책을 아직 읽지 못하고 있었다. 궁금하기는 한데, 혹시나 난해하고 지루한 이야기가 담겨있으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힘들어지니 말이다. 하지만 이 책 『과학을 취하다 과학에 취하다』를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토록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라니! 이런 신선하고 재미있는 세계를 이제야 알게 되다니! 과학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고 솔깃하게 풀어내다니!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펼쳐나가서 몰입해서 읽다보니 어느덧 한 권의 책이 금세 끝나고 말았다.

 

 

 

 이 책은 총 아홉 파트로 나뉜다.

핫 이슈, 건강/의학, 영양과학, 생명과학, 신경과학/심리학, 수학/컴퓨터과학, 물리학/화학, 인물 이야기, 문학/영화

이 중 핫 이슈, 건강/의학, 영양과학, 신경과학/심리학, 문학/영화의 이야기에 특히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읽는 사람마다 관심분야가 달라서 몰입하게 되는 부분도 조금씩 다를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핵심적인 이슈와 과학적 정보가 밑받침된 글을 읽는 시간이 흥미롭다.

 

 지금도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서평을 쓰고 있다. 나의 관심분야 커피. 하지만 마시는 것은 즐겨도 커피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원두마다 다른 맛을 구별하기 힘들다. '추출 방식에 따라 맛과 향이 결정되는 커피,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이 가장 좋아하는 커피는 무엇일까?, '죽는 것을 잊은 섬' 주민들이 마시는 커피는?' 호기심을 자아내고 그에 대한 해답을 주니 집중이 잘 되는 책이다.

 

 

최근 그리스의 장수촌 주민들의 건강비결로 알려진 그리스식 커피. 이브릭이라고 부르는 용기에 원두분말과 설탕, 물을 넣고 끓이다 거품이 일면 잔에 따라 가루를 가라앉힌 뒤 마신다 (제공 위키피디아)

 

학술지 <혈관의학> 2013년 4월 호에는 유럽의 장수촌인 그리그 이카리아섬 주민들의 무병장수의 비결 가운데 하나가 커피를 마시는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죽는 것을 잊은 섬'이라고 불리는 이카리아섬의 주민들은 90세 이상 장수하는 비율이 유럽 평균의 10배에 이른다. 이카리아섬 주민들은 장수와 더불어 특히 심혈관계 질환이 다른 유럽인에 비해 적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88쪽)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된 점에서 흥미로워지고, 참고문헌까지 함께 실려있으니 신뢰도를 높인다.

 

 보름달이 뜨면 수면시간이 20분 짤아진다는 연구도 흥미롭다. 달의 차고 기욺이 잠의 양과 질에 미치는 영향을 데이터로 나타낸 자료를 첨부했다. 그러면서 '필자처럼 산문적인 성향의 인간들은 빼고 시인의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만 선별해 위의 실험을 다시 해본다면 훨씬 극적인 결과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121쪽)는 이야기를 덧붙인다. 간간이 웃음을 자아내는 코드가 있는 책이다.

 

 제목에 '과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문학/영화도 빼놓지 않았다. 학술지 <사이언스>에 소설을 읽으면 타인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향상된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는 이야기를 하며, 앨리스 먼로의 단편을 이야기한다. 「빨간모자」와 구성이 비슷한 동화 58편에 대해 계통수를 만들어 비교분석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을 읽으며, 편안한 마음으로 과학 이야기를 접하는 시간이 되었다.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어도 좋을 책이고, 학생들에게도 유익한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아지리라 생각된다. 이토록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를 안 읽었으면 얼마나 아쉬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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