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 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바꾼 물고기의 일대기
마크 쿨란스키 지음, 박중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대구』는 이미 오래전에 우리나라에 소개됐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독자들은 마크 쿨란스키라는 이 영명한 필자를 알아보지 못했다.

주강현, 해양문명사가, 제주대학교 석좌교수의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읽고 나서 다시 여러 사람들의 찬사를 보며, 이 말을 떠올린다. 세상에는 좋은 책이 많은데, 이제야 나의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다.

 

 얼마 전 읽은 <슈퍼피쉬>라는 책이 있다. 다큐멘터리 「슈퍼피쉬」를 기획연출한 송웅달 KBS PD도 이 책에 찬사를 보냈다. KBS 글로벌 대기획「슈퍼피쉬」를 기획하는 데 소중한 영감을 불어넣어준『대구』의 신(新)완역판 출을 반가워하는 글이다. 그 책을 읽으며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다. 그 기억때문에 이 책 <대구>에 관심이 생겼다. 그런데 이 책이 <슈퍼피쉬> 다음에 출간되었다고만 생각했지, 그 이전에 슈퍼피쉬 기획에 영감을 주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되었다.

 

 위대한 물고기 대구! 세계의 역사와 지도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궁금했다. 이 책 <대구>를 읽으며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본다.

관심을 사로잡는, 시기적절한 작은 서사시 - 스코츠먼

대구의 약동하는, 그러나 비극적인 역사에 바치는 약전(略傳) - 「이브닝텔레그램

등 이 책에 쏟아진 찬사를 뒤로하고 서둘러 본문의 내용 속으로 들어가본다.

 

 

 일단 이 책은 재미있다. 대구의 생애, 산란 환경, 각국의 대구와 관련된 문화, 대구요리 등 다방면으로 대구와 관련된 지식이 총집합되어 한 권의 책에 엮여 있다는 느낌이다. 인간의 역사를 물고기의 일대기와 함께 들여다보는 것이 신선하다. 이 책을 통해 대구에 대해 제대로 알아가는 시간이 된다. 꽤나 촘촘하고 상세하게 이야기를 펼쳐나가는데, 흥미로운 마음에 빠뜨리지 않고 꼼꼼히 읽어나가게 된다. 알지 못했던 사실을 알아가는 것, 지식습득 면에서 유익했고, 감탄하며 읽은 책이다. 특히 '대구'라는 물고기에 대해 이름밖에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많아서 뿌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길이가 40인치(약1미터)되는 암컷 대구 한 마리는 한 번 산란할 때마다 300만 개의 알을 낳을 수 있다. 그보다 10인치가 더 긴 암컷은 900만 개의 알을 낳을 수 있다. 대구는 보통 20년에서 많게는 30년까지도 살 수 있지만 다산성을 결정하는 요인은 나이가 아니라 크기다. 하지만 자연의 질서에 따르면 대구 한 마리가 그토록 막대한 양의 알을 낳는 까닭은 성숙기에 도달하는 대구의 숫자 자체가 워낙 적기 때문이다. 자유 유영을 하는 알들은 대양의 표면에 흩어지자마자 대부분 파괴되거나 다른 종의 먹이가 되어 자취를 감춘다. 세상에 나온지 2주가 지나면 소수의 살아 남은 알들만 부화되어 게걸스레 먹이를 먹어댄다. (70쪽)

대구는 물의 온도가 화씨 40~45도 (섭씨 4~7도)쯤 되는 곳에서 산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101쪽)

 

 그런데 이 책을 읽어나갈수록 인간이라는 포식자의 횡포에 발끈하게 된다. 이제는 수중 음파탐지기나 정찰용 비행기를 이용해 물고기 떼를 찾아내고, 마구잡이로 잡아내어 멸종 위기에 처했다. 어획량이 늘어난 것은 물고기가 풍부해서가 아니라 현대식 트롤선 선단이 워낙 효율적이기 때문이었다고 이 책에서는 말한다. 풍부했던 바다의 자원이 삽시간에 멸종위기에 처했다. 그물로 촘촘하게 치어까지 잡고 나서, 살려준다고 놓아주어도 이미 늦은 상태이다.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대구, 2014년 현재 대서양 대구의 개체수는 여전히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책의 마지막에 첨부된 '대구로 보는 세계사 연대표'를 보면, 앞에서 읽은 내용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며 다시 한 번 정리되는 기분이다. 두꺼운 책 한 권을 통해 세계의 역사와 물고기의 일대기를 살펴보았다. 이 책을 읽으며 대구를 통해 인간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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