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나를 믿고 가는 것이다
이현세 지음 / 토네이도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예전에는 아이들에게 만화를 못보게 하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공부를 안하는 아이들이 몰래 보는 것이 만화였다. 자랑스럽게 만화를 보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지금에야 학습만화도 다양하게 출간되고, 만화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지식도 전달해주고, 감동도 크게 느낄 수 있는 부분을 누구나 인정하지만, 예전에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래서 그 시대에 만화가를 하려면 더욱 자신만의 방식이 요구되는 길이었을테다. 그런 면에서 자신만의 길을 꾸준히 걸어온 만화가 이현세가 대단하다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는 만화가 이현세의 책이기에 더욱 관심이 갔기 때문이다. 그가 이야기하는 '나만의 방식'을 보며 나의 일상을 짚어보고 싶었다. 이 책을 통해 인생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은 삶의 자세를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시원시원하고 맞는 말이기에 공감이 간다. 자신의 길을 어떻게 선택할지 고민되는 사람에게도, 선택을 하고 나서 어떻게 할지 막막한 사람에게도, 만화가 이현세의 이야기는 힘을 준다. 시류에 휩쓸려 흔들리고 있는 마음을 단단히 붙들어매도록 도와준다. 자신의 목적을 잊지 않도록 하고, 떠올리며 행동에 옮기도록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글로 읽어나가는 시간에도 힘있는 목소리를 듣는 듯, 의지가 된다.

 

 이 책의 시작에 만화가 이현세의 가정사를 솔직하게 밝혔다. 모르던 사실이었는데 담담하게 풀어나가는 이야기에 '참 힘든 시절을 보냈구나!' 생각하게 된다. 소제목처럼 '내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문제들'이었을 것이다. 게다가 미대 진학을 준비 중에 색약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상심하게 된다. 좌절하게 될 상황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 일어서서 만화가라는 세계로 뛰어든다.

 

 중학교 2학년 때 책상머리에 붙여놓은 짧은 글귀도 인상적이었다. '나는 자유로운 의지다'라는 말인데, 프랑스의 작가 로맹 롤랑의 소설 <장 크리스토프>에 나오는 구절이었다.

나는 존재하는 일체는 아니다.

나는 허무와 싸우는 생명이다.

나는 허무는 아니다.

나는 허무 속에 타오르는 불이다.

나는 영원한 싸움이다.

전투를 창공에서 내려다보는 영원한 운명이란 없다.

나는 영원히 싸우는 자유로운 의지다.

 

 지금 나에게 가장 와닿는 부분은 '이루고자 하는 것은 꿈인가 직업인가'에 나와있었다.

원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그다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여기에서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무엇이 되겠다는 목적은 있지만, '어떤'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117~118쪽)

뜻을 세운 사람이라면 이를 꾸준히 이어가기 위한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스스로 납득이 되는 동기부여 없이 무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은 그야말로 삽질이 된다. 꾸준히 할수록 고통스러운 지옥이다. (120쪽)

 

 무엇인가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으로 뜻을 세우고 동기부여를 하고 꾸준히 노력해나갈 필요가 있다. 그런데 거기에 하나 더! '절실함'이 필요하다. 절실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하고자 하면, 절실함은 행동을 부른다. 한 가지 일을 꾸준하게 하며 그 분야의 거장으로 자리잡은 만화가 이현세의 확고한 의지를 바라보게 되는 책이었다. 그에게서 삶의 방식을 배우고, 나만의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같은 직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책을 다 읽으면 고민되는 부분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다른 직종이어도 그에게서 삶의 자세를 배우고 자신의 삶의 지침을 삼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힘차게 이끌어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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