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에 읽은 책 중 저에게 의미를 던져 준 책 5권을 소개합니다.

 

제 멋대로 기준이지만,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  제 생각을 바꾸고, 저에게 변화를 일깨워준 책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5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역사 e 2]

 

 

 

 

 

 세상에는 내가 알지 못하던 이야기들이 정말 많이 있고, 책은 그런 이야기들을 내가 알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해준다. <역사e>의 깔끔하고 명쾌한 구성에 마음이 끌리고, 사진이나 그림이 함께 구성되어 있어서 나의 눈길을 끈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고, 핵심적으로 제공되는 정보가 눈에 들어와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은 사진이나 그림, 짤막한 글로 강렬하게 시작을 해서 집중도를 높이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이었다. 그래서 역사라는 거리감있는 소재임에도 궁금한 마음이 들어 꼼꼼히 글을 읽게 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적 사실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되는 느낌이다. 1권에 이어 2권도 반드시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고, 이번에 읽은 2권에서도 역사 속의 모르던 부분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시간이 되었다.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이 재미있기만 하다. 책을 읽을수록 내가 모르던 세계를 알게 되는 느낌에 흥미진진해지고 가슴 설레는 느낌이 들었다.

 

 이 책의 띠지에 보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의 말이 있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며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역사임에도, 우리는 역사에 대해 지루할 것이라는 편견이 가득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 <역사e 2>에서는 짧고도 흡인력있는 시작으로 궁금한 마음을 더해서 읽지 않고는 버틸 수 없도록 이야기를 전개해나간다.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책이라 생각된다.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뛰어난 접근성으로 역사 속 이야기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었다.

 

 

4위 묘하게 빠져들게 되는 매력적인 작품  [높고 푸른 사다리]

 

 

 

 <높고 푸른 사다리>는 한 청년수사 요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묘미는 책을 읽어나가면서 등장 인물들의 마음 속으로 내 마음이 겹쳐버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성직자들은 우리와는 다른 세상의 사람들이 아니라, 그들도 인간이고, 인간적인 고뇌를 하며, 방황하는 영혼이라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느끼게 된다. 인간으로서 감내해야할 시기적인 역사와 그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며, 그 마음을 뼛속깊이 느껴보게 된다. 이런 것이 진정 소설을 읽는 맛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먼저 윌리엄 블레이크의 말로 글을 시작하는데, 이때만 해도 '사랑'이라는 단어가 이 책의 상당 부분을 채우리라 짐작하지는 못했다. 소희가 등장하며 경건하고 겸허한 마음으로만 이 책을 읽어나가던 나의 생각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전환할 필요성을 느꼈다. 그들이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 과정을 이 책에서는 와닿는 문장으로 잘 담아내었다. '한 사람으로 인해 온 우주가 기우뚱했고 그리고 다른 우주가 생겨나버렸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154쪽) 요한 수사의 소희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절정의 문장이었다.

 

 사랑은 삶이다. 이 책을 통해 삶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 사랑과 함께 동반되는 다른 감정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고뇌, 의심, 혼돈, 배신, 죽음, 침묵, 미래에 대한 공포, 위선 등 사랑과 같은 모습은 아니지만, 그러한 감정들은 사랑과 동반되는 감정이기에 마음 속에 소용돌이치는 복잡한 심정으로 종합화된다. 결국 우리네 삶 속에서 마주치게 되는 모든 감정을 이 책을 읽어나가며 만나게 된다.

 

 이 책의 반전처럼 느껴지는 부분은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소희의 이메일이었다. 예전에 <러브레터>라는 일본 영화에서 마지막 장면이 주는 느낌이 떠오른다. 어쩌면 이 마지막의 안타까움, 이미 과거의 시간이 되어버렸지만 어긋나는 운명의 처절한 아쉬움에 언젠가 이 책을 다시 손에 쥐어들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든다.

 

 

 

3위 한국인으로서 인도에 대해 실질적으로 넓고 깊게 살펴보는 시간 [12억 인도를 만나다]

 

 

 

 지금껏 내가 읽은 인도에 관한 책은 크게 두 가지 종류였다. 인도를 주관적으로 바라보며 지나치게 미화한 여행 책자이거나 실제로 인도의 모습이 그런 것인지 확인하고 쓴 것인지 의심스러운 뻔한 이론만 담긴 책, 그렇게 두 가지였다. 그런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는 1988년 인도로 유학하여 현재 26년 째 인도에서 살고 있다. 현재 델리대학교 사회과학대학원 동아시아과에서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2010년 한국어 전파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저자의 이력을 보니 인도에 대해 수박 겉핥기식으로 감상을 늘어놓거나 대충 짜집기해놓은 이론으로 한 권을 엮지는 않았으리라 짐작했다. 그런데 이 책은 나에게 상상 이상! 기대 이상! 인도에 대해 새로이 알아가는 즐거움이 넘친 책이었다. 단순히 잠깐 인도에 다녀왔다고 알 수 있는 사실이 아니고, 내가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아니다. 궁금했지만 알 수 없었던 것을 알아가는 것이 이렇게 즐겁다니! 눈이 번쩍 뜨인다.

 

 이 책을 보며 인도인의 성향을 현지에서 오래 지낸 한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왜 그들이 그러는지 종교적인 면을 근원으로 생각해보고, 배경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특히 인도인에게 대놓고 물어볼 수 없는 금기 사항인 카스트에 관해서 심도있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저자는 본인이나 딸아이들의 인맥 속에 다양한 사람들을 예로 들어가며 이야기를 전개해나갔는데, 그 점이 현장감 넘치고 이해하기에 쉬웠다.

 

 그동안 읽은 인도 관련 서적이 수학 공식에 해당된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공식을 대입해서 응용문제를 풀어가는 느낌이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오타가 많고 단어 표기에 있어서 일괄성이 없는 부분도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런 단점은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을만큼 내용이 알차고 도움되어서, 절대 대충 읽을 수 없고 집중해서 읽어나가게 되는 책이었다. 인도에 진출하고자 하는 사람, 인도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은 기본적으로 읽어보고, 인도에 대해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필수적인 책으로 강력 추천한다.

 

 

2위 조선시대 책의 역사를 학술적으로 바라보다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

 

 지금은 누구나 원하면 책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의 분위기는 어땠을까? 상상이 잘 안된다. 모르는 것을 알고 싶은 지적 호기심때문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는 도대체 어땠는지 궁금했다. 이 책은 생각보다 두껍고, 이 책 속의 자료도 생생하게 컬러로 담겨있다. 학술적인 가치가 있는 책이고, 누구나 한 번 쯤 짚고 넘어가야 할 책의 역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과거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책의 과거에 대해 알고 넘어가는 것이 당연한 일일테다. 이 책을 통해 고려와 조선의 책에 관련된 분위기를 살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예전에 <20세기 이데올로기, 책을 학살하다>라는 책을 읽었다. 세계사와 종교적 시선으로 책의 역사를 바라보며 문화와 정치, 권력 등이 연결되어 세상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책 <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는 조선시대를 한정해서 책의 역사를 바라보게 하기 때문에 좀더 깊게 역사를 바라보게 된다. 자료도 더욱 풍부하게 첨부되어서 읽는 시선을 끌게 된다. 저자는 이번 책의 출간을 시작으로 조선 전기에 대해 한 권, 조선 후기에 대해 두 권을 추가로 집필할 계획이라고 한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근대계몽기에 관한 것 한 권을 추가하여 조선 건국 이후부터 1910년까지, 모두 다섯 권의 책으로 조선의 인쇄,출판 문화를 한번 모아보려 한다니, 실로 어마어마한 대장정이 될 것이라 짐작되며 기대하는 바가 크다.

 

 

 

1위 유럽 여행을 매개로 저자의 감성과 만나는 시간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

 

 

 이 책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은 기존에 보던 여행 서적들과는 느낌이 다르다. 사랑을 부르는 유럽, 직접 느끼고 싶은 유럽, 먹고 싶은 유럽, 달리고 싶은 유럽, 시간이 멈춘 유럽, 한 달쯤 살고 싶은 유럽, 갖고 싶은 유럽, 그들을 만나러 가는 유럽, 도전해보고 싶은 유럽, 유럽 속 숨겨진 유럽 등 다양한 테마로 유럽을 만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각 테마별로 1위부터 10위까지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이야기들은 1위가 가장 공감되고, 10위는 덜 공감되는 것이 아니다. 1위에서 10위가 아니라, 그냥 열 가지를 나열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 책에 담긴 여행지는 이미 가본 곳보다는 가지 않은 곳이 더 많기에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꿈꾸는 시간을 보냈다. 각각의 이야기가 간단명료하면서도 강한 끌림이 있기에 책 속의 다양한 여행지에 쉽게 빠져들 수 있었다. 또한 저자의 이야기는 여행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교감을 이룰 수 있기에 친근하게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유럽 여행을 매개로 저자의 감성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 이상, 기대 이상의 책이다. 유럽의 숨은 보석같은 여행지를 여행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는 시간이 의미 있다. 삶이 무미건조해질 때, 이 책을 꺼내들면 다시 감성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유럽 여행이 떠오를 때, 이 책을 꺼내들면 내가 생각하던 유럽보다 훨씬 더 내 마음을 흔드는 그런 유럽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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