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2013년의 마지막 날이네요.

내년으로 미룰까 하다가

해가 넘기 전에 읽게 된 책입니다.

언젠가는 읽을 책들이었고,

결국 2013년을 장식하게 된 책입니다.

 

 


☞ 해를 넘기려다가 2013년이 가기 전에 읽은 책

 

 

 

 책을 읽다보면 다른 책을 언급하는 글을 보게 된다. 이른바 책 속에서 책을 발견하는 것이다. 이 책도 그렇게 발견하게 된 책이다. 사실 이 작품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최근들어 읽은 책에서 <필경사 바틀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다. 베껴쓰기를 하면서 글쓰기 훈련법을 배우라는 책 <최고의 글쓰기 연습법 베껴쓰기>에서도 <필경사 바틀비>에 대한 이야기가 잠시 나온다. 다른 사람의 작품을 그냥 베껴쓴다는 것으로 오인하게 되는 안좋은 예로 필경사 바틀비를 예로 들었다. 또한 카툰 서평을 담은 책 <카페에서 책읽기 2>에서도 <필경사 바틀비>에 대해 나왔다. 이렇게 자꾸만 궁금증을 더하게 되어 결국 이 책 <필경사 바틀비>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문학동네에서 나온 책으로 얇게 구성되어 있어서 손쉽게 읽을 수 있다. 바틀비는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는 말을 수도 없이 한다. 읽어나가면서 슬슬 짜증이 날 정도였다. 웬만하면 그냥 하지 왜 안 하는 편을 택하겠다고 하는 것일까. 이 정도의 상황에서는 그냥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자신이 선택한 일인데. 바틀비가 필사 업무까지 거부하자 변호사는 결국 그에게 해고통보를 하는데, 그에 대해서도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도대체 이건 무슨 경우란 말인가. 그런데 읽다보면 그의 말을 슬슬 당연하다시피 받아들이고 연민까지 느끼게 된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말처럼 말이다.

 

 이 작품은 1853년 11월과 12월 두 번에 걸쳐 연재되었고, 전세계 중단편 가운데 단연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라고 한다. 사실 이 작품이 그렇게까지 수작인 고전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다. 때로는 작품에 대한 설명을 읽고 나서야 그 작품을 어떤 관점으로 볼지 파악이 될 때가 있다. 결국 출판사 제공 책소개를 보며 이 책의 의미를 더 깊이 생각해보게 된다.

 

바틀비의 "안 하는 편을 택하겠습니다"의 대상은 근대의 합리성,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외된 인간과 노동, 작가의 창조적 자유와 권리 등 무한히 확장될 수 있고, 어떠한 문제의식으로 읽든 우리는 근대사회의 작동 원리를 내면화한 현대인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출판사 제공 책소개 中

 

 결국 나는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기로 했다. 처음에 읽을 때보다 그림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고, 바틀비의 행동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여전히 재미있게 빠져드는 맛은 없고 바틀비의 행동이 의아하게만 느껴지지만,(이 책이 두껍고 길었다면 읽다가 말았을 것이다) <필경사 바틀비>라는 작품이 전해주는 의미를 조금은 알 듯도 하다. 1853년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근대사회의 작동 원리를 내면화한 현대인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는 점에서, 한 획을 그어놓고 싶은 소설임에는 분명하다.

 

 

 


 

 

 

 

 흥미로운 제목, 탄탄한 스토리, 맛깔나는 문장. 이 세 가지가 모두 갖춰진 소설을 만났다. 약간은 두꺼운 듯한 느낌이 들어서 자꾸 망설이다가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읽은 소설이다. 이 책을 읽기까지 결심하는 데에 많은 시간이 들었을 뿐, 일단 손에 집어드니 지겨울 새 없이 빠져들게 되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었다.

 

이 책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일단 제목부터 궁금한 마음이 가득해진다. 표지의 그림을 보면 트렁크를 끌고 가는 슬리퍼신은 노인이 보인다. 100세 노인이 왜 창문 넘어 도망쳤을까? 그 호기심이 결국 이 책을 읽게 만들었다. 2005년 5월 2일, 100회 생일을 축하하는 파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알란 칼손은 말름셰핑 마을에 위치한 양로원 1층의 자기 방 창문을 열고 아래 화단으로 뛰어내렸다. 왜 알란은 양로원을 탈출한 것일까? 그 궁금증이 이 책을 읽어나가는 속도를 빠르게 한다.

 

 하지만 궁금한 마음도 잠시, 더욱 흥미로운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알란이 겨우겨우 버스터미널로 향했고, 3분 후에 202번 버스 승차를 앞두고 있었던 때였다. 청년 하나가 볼일보러 화장실에 다녀올 동안 잠시 봐달라고 트렁크 하나를 맡긴다. 알란은 그 트렁크를 가지고 버스에 탑승한다. 그렇게 100세 노인, 알란의 모험담은 시작된다.

 

 이 책은 한 세기를 살아간 알란의 지난 이야기와 2005년 5월 양로원을 탈출하고 벌어지는 이야기가 교차되어 진행된다. 지나온 역사 속에 교묘히 편집되어 들어가는 알란의 이야기가 인상적이고, 양로원 탈출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이 스릴 넘치게 진행되어 긴장감을 느끼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다 읽었다고 생각되었을 때, '복습해보는 알란의 100년 연보'가 나온다. 이 책의 맨 뒤에 실려있는데, 이렇게 정리해보니 앞의 이야기를 한 번 복습해보는 의미가 된다. 알란이라는 인물은 노인을 매력적으로 그린 것이라 마음에 들었다. 스웨덴에서 영화화 되고 있다니 영화도 기대해볼 만하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에 키득키득 웃게 된 책이다. 매력 만점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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