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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이야기 2013.겨울 - 23호
한살림 엮음 / 한살림(월간지)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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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이야기> 잡지 겨울호를 읽게 되었다. 표지에 2013년 겨울호라는 글씨 위에 옅게 '눈이 많이 내릴 무렵부터 이천십사 년 꽃샘추위 즈음까지'라고 적혀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왠지 낭만적이다. 사무적이고 뻔한 느낌이 아니어서 좋다. '생활협동조합 한살림'은 각지에 매장이 있다.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가족이나 친구가 한살림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한살림에서 잡지도 발행하고 있었다니 잘 모르던 사실이었고, 이번 기회에 알게 되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표지에 있는 그림은 동백에 관한 것이었다. 동백꽃에 동박새가 나란히 앉아있는 표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동박새가 동백꽃의 꽃꿀을 먹는 동안 꽃가루받이가 일어나 열매를 맺는다'는 설명을 보고 나서야 겨울에 빨갛게 피어있는 동백꽃에 좀더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게 된다.
이번 호에는 '응답하라 쓰레기'가 특집으로 담겨있다. 쓰레기배출과 재활용에 대해 제대로 일러주는 정보를 접하지 못했기에 아주 유용한 기사였다고 생각된다. 이왕이면 쓰레기로 버리기보다 재활용을 해야하고, 무엇보다도 재활용 만능주의에 빠지지 말라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재활용(분리배출)은 우리가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지만 만능은 아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것이다. 휴대전화를 재활용하는 것보다 휴대전화를 지나치게 자주 바꾸는 소비행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46쪽, 홍수열 님의 글)
우리가 하루에 버리는 쓰레기는 37만 톤이라는 점도 충격적이었다. 2014년에는 40만 톤에 달할 거라고 이야기한다니 정말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무심코 버리는 쓰레기, 필요없는 데 충동구매하게 되는 물건들을 경각심을 가지고 한 번 더 생각해보아야겠다.
그다음으로 관심을 가지고 본 기사는 '냉장고 없이 음식 보관하기'. 잡지를 통해 '앎선반'에 대한 정보를 얻어본다. 장을 보고 오면 무심결에 냉장고에 넣어두는 것이 생활화 되었는데, 사실 냉장보관이 필요없는 것들도 많다. 류지현 씨는 '냉장고없이 음식을 보관하는 법'을 연구하면서, 실제로 효과가 있는 선반을 제작해서 보급하고 있다. 이 선반에는 음식 재료 각각을 이해하고 음식 재료들끼리 미치는 영향을 아는 지식, 그리고 되도록 전기를 덜 사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다. 의지와 지식이 바탕이 되어 만든 선반, 그래서 이름이 '앎'선반이다. (115쪽) 이 기사를 통해 각기 다른 채소를 어떻게 보관해야할지 구체적인 조언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혜로운 살림 비법을 배우는 느낌이었다.
<살림이야기>잡지는 기대이상이었다. 모르던 정보도 얻고 글도 빠져들어 읽을 수 있었다. 기사를 읽기 전에 관심을 가졌던 '앎선반'이나 '응답하라 쓰레기' 특집 정도만 기대했는데, 다른 부분도 버릴 글이 없었고, 유용한 잡지라 생각된다. 탄탄하고 알찬 잡지를 보게 되었다. 꽃샘추위 즈음 2014년 봄에는 어떤 이야기로 찾아올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