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이 책을 선물받아 읽어보았다. 그 때는 바쁘고 정신이 없을 때여서 그런지 강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지는 않았다. 한꺼번에 집중해서 읽지 못해서 그럴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이 '2013년 서울대 도서관 대출 순위에 들어간 소설'이라기에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어졌다. 특히 2013년 1월 1일 영화로도 개봉했다고 하니 책을 먼저 읽고 다음 기회에 영화를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과 영화라는 매체로 이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일단 책으로 <파이 이야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한 소년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피신 몰리토 파텔. 그는 자신의 이름이 수영장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이야기한다. 부모님이 물을 좋아하지 않은 걸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라는 이야기를 덧붙이며. 학교에서 그는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러 칠판으로 나가 분필로 적어내려갔다. '내 이름은 피신 몰리토 파텔입니다. 간단히 부르면 파이 파텔.' 인심을 쓰는 셈 치고, 이렇게 덧붙였다. 'π = 3.14'

 

 이 이야기는 인도 남부의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하며 지내는 한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소설 속의 이야기임에도 폰디체리에 정말 동물원이 있었나? 생각하게 된다. 이 책 속의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파이가 동물원의 동물들에 관한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도,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도, 공감하게 된다. 세례도 받고 싶고, 기도 카펫도 갖고 싶어하는 소년, 파이는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를 모두 믿고싶어한다. 어째서 힌두교도 겸 기독교도 겸 이슬람교도가 될 수 없다는 것인지 알 수 없어한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동물들 이야기와 종교 이야기에 몰입할 때 즈음, 예측할 수 없는 바닷 속 표류기가 펼쳐진다. 폰디체리에서 동물원을 그만두고 가족 모두 캐나다로 향하는 배가 침몰한 것이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이차적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모험담이다.

 

 나에게 반전처럼 느껴진 것은 결말이었다. 세상 일은 믿는 만큼 보이고, 내 기준으로 생각하는 틀 안에서 움직인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이의 이야기 중 어떤 이야기를 믿고 싶은 것인가?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결말이었다. 집중해서 읽게 되고,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다음에 영화로도 꼭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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