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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부르는 맛의 유혹 - 우리의 뇌를 공격하는 흥분독소
러셀 L. 블레이록 지음, 강민재 옮김 / 에코리브르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무조건 건강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과 이 정도는 먹어도 전혀 지장이 없다는 긍정적인 의견이 팽배하다. 사실 부정적인 의견에 동의해도 막연함 뿐이어서 이번 기회에 이론적으로 무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안좋은지, 어떤 점에서 안좋은지, 낱낱이 파헤친 이 책을 통해 살펴보게 되었다. 막연한 불안감을 넘어서 경각심을 일깨우게 되는 시간이었다.

이 책의 제목은 다소 길다. '죽음을 부르는 맛의 유혹, 우리의 뇌를 공격하는 흥분독소' 흥분독소가 무엇인가 알아보기 이전에 일단 표지의 아이 모습을 보면 다소 충격적이다. 천진난만한 아이의 표정을 뒤로하고 아이의 뇌는 서서히 공격당하며 죽어가고 있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이 책을 통해 더 깊이 살펴보기로 한다.
'만약 누군가가 당신에게 음식에 첨가된 화학물질이 자녀들의 뇌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는 말을 했다고 하자. 그리고 이 화학물질이 성장기 자녀들의 신경계를 형성하는 데 악영향을 끼쳐 훗날 학습 능력이나 감정 조절 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한다면 어떨까? 게다가 이 화학물질이 호르몬을 관장하는 뇌의 중요한 부위를 손상시켜 나중에 아이의 내분비 계통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한다면, 과연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17쪽, 머리말)
이렇게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다. 단순히 식품첨가물이 건강에 좋지는 않겠구나, 생각했지만, 뇌를 손상시킬 수도 있다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머리말부터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며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 책의 첫 번째 장은 읽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중추신경계 용어나 흥분 독성 손상과 관련한 각종 질병 및 증세를 설명하는 데 사용하는 용어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배려한 장이니 다른 장을 읽다가 첫 장으로 돌아와 용어를 참조할 수 있게 편집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지금까지 발견한 흥분독소는 70종이 넘는다.(97쪽)'고 이야기한다. 흔히 알고 있는 MSG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MSG 무첨가라고 해도 사실 MSG만큼 위력이 있는 흥분독소가 첨가되는 식품도 있다. 아이들의 뇌손상의 위험을 경계하는 것을 시작으로 치매나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을 일으키는 데에도 흥분독소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증거를 이 책에서 밝혀주고 있다. 다양한 사례를 이 책에서 볼 수 있으나, 저자는 사례 위주의 증거에 대한 한 가지 우려를 이야기한다. 순수하게 과학을 추구하는 사람은 종종 이런 증거를 비과학적이라고 매도한다. 돌이켜보면 많은 의학 및 과학의 발견은 사실상 숱한 사례에서 시작되었다. (295쪽)
이 책을 통해 식품첨가물 속의 흥분독소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았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연구 결과였다. 하지만 외식을 하거나, 집에서 음식을 해먹더라도 MSG를 완전 배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쥐보다 사람이 5배나 더 취약하다는데(326쪽) 이미 일상 속에 깊이 침투한 것이 인공조미료라는 생각이다. 대단위 식품업계에서 반발을 일으킬만한 내용이고, 극구부인할 수밖에 없는 현실일 것이다. 위험성은 알지만 이미 길들여진 입맛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지,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어느 식당을 가든 반드시 섭취하게 될 것이니 막막하기만 하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막연하게만 생각하던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뇌를 공격하는 흥분독소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운 시간이다. 이런 류의 책이 더욱 다양하게 출간되어서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