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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천재적인
베네딕트 웰스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일단 이 책의 제목이 나에게 색다르게 기억된다. 강렬한 느낌은 아니고, 독특한 느낌이다. 궁금한 마음을 자아내기는 하는데, 강하게 끌리지는 않는다. 그런 점이 그냥 색다르게 느껴졌다. 이 소설은 독일 장편소설이다. 내가 독일 소설을 읽은 적이 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독일의 소설이라는 점에서 생소한 느낌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베네딕트 웰스. 작가 이력이 특이하다. 책의 앞표지 날개와 뒷표지 날개까지 장식한 그의 이력이 한 편의 소설같다. 베를린에서 4년간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며 독일의 거의 모든 출판사에 자신이 쓴 소설을 보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하지만 그의 작가에 대한 열망은 계속되어 글을 썼고, 디오게네스 출판사에서 3년에 1명만을 뽑는 신인 공모에 모인 약 9000편의 투고작 중 그의 소설이 최종 선정되었다고 한다. 루저의 인간승리?! 작가의 이력과 수많은 찬사에 이끌려 이 책 <거의 천재적인>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은 '루저'로 살아가는 열일곱 살 소년이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천재 과학자 아버지를 찾아 친구들과 함께 미국 서부 연안으로 가는 내용의 장편소설이다. 그런 내용만 담은 소설이라면 시큰둥한 느낌일 수도 있었겠으나, 나의 독서를 지속하게 한 것은 작가의 이력과 수많은 찬사였다. 기본 정보를 알고 읽기 시작하니 일단 궁금한 마음에 다음 이야기를 계속해서 보게 된다. 사실 처음에 책 속의 내용에 빠져들기까지 조금 시간은 걸렸지만, 일단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니 책을 읽는 데에도 속도가 붙게 된다.
때로는 추천사 때문에 많은 기대를 하기도 하는데, 이 책 속의 추천사들은 너무 거창해서 사실 부담스러웠다. 읽으면서 '그렇게까지?'라는 생각과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반복되었다. 이 책이 딱 부러지는 제목이 아닌 것처럼, 이 책을 읽은 나의 느낌도 무언가 흐릿한 느낌이다. 그래도 읽어볼 만한 소설임에는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