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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마을이야기 - 마을을 살리고 아이들을 살리는, 산촌유학의 감동 실화
쓰지 히데유키 지음, 박형구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인구 1,900명인 작은 마을에 1,000명의 아이들이 찾아왔다!
'이런 마을 싫어'라고 했던 사람들이 이제 '이 마을로 독립하고 싶다'고 한다.
그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난걸까?
전형적인 벽지산촌 야스오카 마을의 자연 속에서 마음껏 먹고 자고 놀고 일하는 아이들, 해맑은 표정으로 그곳 생활을 즐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들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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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산촌유학의 감동 실화를 담은 책이다. "생활학교 다이다라봇치", "신슈 어린이 산적캠프", "야스오카 촌립 이나골짜기 안자네 자연학교" 이 책을 펼쳐들면 이들의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예전에는 학창 시절 이런 생활을 꿈꿀 기회조차 없이 도시에서의 삶을 당연하다시피 하며 자랐는데, 요즘에는 아이들도 점점 대안학교라든지 시골의 삶을 잠깐이라도 접할 수 있도록 기회가 주어지고 있는 편이다. 부러운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사람 살아가는 기분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책의 앞쪽에 보면 '다이다라봇치의 지도'가 담겨있다. '후지산에 앉아서 오이강에 훈도시(속옷)을 빨았다.' 후지산을 둘러싼 지역에서 전해지는 거인에 관한 민화다. 이 거인의 이름을 '다이다라봇치'라고 한다. 야스오카에는 마을 사람들끼리 옥호(집 이름)로 부르는 관습이 있다. (45~46쪽) 다이다라봇치라는 이름이 지어지고, 그곳에서 아이들이 어떤 경험을 하게 되는지 생생하고 현장감있게 볼 수 있다.
애초에 자연체험이나 생활체험이란 '불편한 것'이다. 달리 말하면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자연, 인간관계, 생활, 어느 것 하나 자신의 듯대로 되지 않는다. 거기에 마주하는 것은 더할 나위 없이 불편하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야말로 배움의 토대가 된다. (104쪽) 도시에서의 편리한 생활은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래서 요즘에 너도나도 힐링을 위한 걷기 여행 붐이 일어나고 있다. 몸을 움직이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되돌리는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무한경쟁 입시교육에 던져지는 아이들의 마음은 오죽할까? 그들에게 이런 체험이 즐거움의 본질을 파악하게 하는 계기가 되는 것임을 이 책 속 아이들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다.
나또한 이주민이다. 이 책을 읽어보겠다고 생각한 것은 도시에서 시골로 이주해온 이주민으로서 보게된 교육 환경 때문이었다. 이곳 사람들은 아이를 도시에 보내 교육시키는 것이 자녀를 잘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외지인인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이곳이 정말 천혜의 교육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며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점점 더 붐을 일으켜서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되고, 멋진 교육환경이 주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의 부록에는 국내 관련 사이트 및 기사가 실려있다. 농(산)촌유학이 우리나라에서도 실제적으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차별화된 교육이 필요한 때다. 너도나도 도시만이 교육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넘어서야 한다. 이런 때에 이 책은 교육의 다양화를 위한 봇물을 터뜨리는 의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