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만세,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 - 조선어학회, 47년간의 말모이 투쟁기
이상각 지음 / 유리창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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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세종대왕 한글 반포 567주년 한글날이다. 또한 23년 만에 10월 9일 한글날이 공휴일로 재지정된 날이기도 하다. 정말 다행이고 반가운 마음이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오염되고 있는 한글, 너무 심각하게 오염되어 웃기도 하고 안타깝게 생각되기도 한다.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은 주시경에 이르러 한글로 다시 태어났고,

그의 뜻을 이어받은 조선어학회의 뼈를 깎는 노력으로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그래도 한글날이라도 한글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이 책 <한글만세, 주시경과 그의 제자들>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조선어학회, 47년 간의 말모이 투쟁기를 담은 책이다. 단순하게, 단편적으로만 알던 일을 한 권의 책을 통해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이 나에게는 커다란 의미가 있었다.

 "우리 겨레어가 사멸될 위기에 처했다. 그것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우리뿐이다. 세상에 있는 우리말을 모두 모으자." 1910년 대한제국이 일제에 병합되자 주시경은 김두봉, 이규영, 권덕규 등 제자들을 이끌고 최남선의 조선광문회에 들어가 조선어사전편찬부를 조직, 말모이 사업을 시작했다. (59쪽)

 수많은 생활 용어를 수집하는 노력 긑에 비교 분석 작업을 하고 정리하여, 말모이 사업을 시작한 지 4년여, 우리말 사전의 형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정력적으로 말모이 사업을 이끌던 주시경이 1914년 7월 27일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가난한 살림을 꾸리느라 애쓰던 부인이 옆집에서 얻어 온 찬밥을 상추에 싸서 먹다가 체해 일어난 사고였다.

 

 주시경이 세상을 떠난 뒤 국내의 한글 연구는 답보 상태였지만, 뜻있는 사람들의 지속적인 활동으로 조선어연구회에서 조선어학회로 이름을 바꾸고, 한글맞춤법 통일과 표준어 및 외래어표기법 제정, 조선어 사전을 편찬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 표준어와 외래어를 정하는 자리에서 있던 재미있는 일화는 양념처럼 첨가되어 웃음이 났다.

 

 그 이후에 기독교선교회의 한글 전용 및 동아일보의 브나로드 운동, 조선일보의 문자 보급반 운동 등으로 우리 삶에 널리 보급되어 알려지는 활동을 했다. 또한 일제의 압박 속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해방 이후에 우리 말글은 어떻게 살아남게 되었는지, 이 책을 보며 전체적으로 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본다.

 

 이 책을 한글날에 읽으니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으며 한글은 과거에서 현재로 이어지고, 미래에도 위대한 문화유산으로 널리 쓰이고 가꿔져야 할 언어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조선어학회사건을 다룬 대중 교양서가 없어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우리는 이 책을 보고 우리의 한글 역사에 대해 생생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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