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초대
윤미솔 지음 / 떠도는섬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아직 저자의 <첫번째 초대>를 읽지 않은 상태에서 <두번째 초대>를 먼저 읽게 되었다.
포근한 표지 그림에 이끌려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는 것은 우연만은 아닐 것이다. 
나 자신이 떠도는 섬 속의 한 마리 새처럼 느껴지는 요즘, 
외로워보이기도 하고 편안해보이기도 하는 표지 속의 새에 일체감을 느끼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나도 그녀에게 초대받았다는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유체이탈’
자신이 스스로 경험하지 못하면 의심할 수밖에 없는 소재다.
나는 그런 적이 있다고 해도 책을 읽는 사람이 그렇지 못하면 아무리 얘기해도 믿을 수 없고 배척부터 하게 되는 소재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그런 독자의 마음까지도 파악을 했는지, 
의심과 배척의 마음을 먼저 풀어주면서 친근한 말투로 그만의 세계에 초대한다.
그런 과정 없이 거두절미하고 본론부터 들어갔다면, 어쩌면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유체이탈이라는 것은 절대 없다고 부정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직접 경험한 적도 없고, 경험했다는 사람의 이야기도 그냥 꿈이었거나 깊은 생각이 아닐까 짐작하는 정도이니,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계에 대해 일단은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의 의심과 경계를 이미 짐작하듯, 이 책은 부드러운 말투로 진행된다.

책의 처음에 보면 공중전화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을 한다.
남자 선배 하나가 자기 친구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해서 공중전화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했는데,
글쎄 전화를 끊고나서 동전이 도로 또르르 굴러 나왔다고 한다.
그 상황에서만 본다면 친구와 통화하는 척 연기했다는 결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진실을 얘기한다고 해도 진실이 진실로 들릴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런 이야기로 이 책의 전반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만약 나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아무리 해명해도 다른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일이라면......?
나 또한 저자의 입장에서 많이 억울했을거란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저자의 편에 서서, 그 입장에서, 이해하면서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어느 선에서 나의 생각을 정리할 지 판단이 되었다.
너무 깊게 빠져들지도 말고, 아예 의심하며 배척하지도 말고,
그냥 또 하나의 세계로, 그동안 모르던 세계로, 초대받았다는 느낌을 가졌다.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데에 조금 더 편안한 마음이 되었다는 것도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이다.
태양과 바람의 싸움에서 따뜻함과 부드러움으로 태양이 이겼듯이, 
이 책에서도 부드러운 말투로 조곤조곤 이야기를 펼치니, 강력하게 외치는 말보다 내 맘 속에 더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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