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요리책>을 리뷰해주세요.
비밀의 요리책
엘르 뉴마크 지음, 홍현숙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비밀의 요리책>

예사롭지 않은 제목이다.

일단 비밀, 금기 등의 단어를 보면 호기심이 발동한다. 흔히 접하게 되는 레시피라도 일단 ‘비밀’이라는 단어를 붙이면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향수>에 비견되는 매혹적인 팩션이라는 문장에 나의 호기심은 절정에 달했다.

그 말에 나는 이 책에 관심을 둘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을 꼭 읽고 말거야!!’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총독의 초대로 함께 식사를 하고 난 농부의 죽음으로 이 이야기는 잔혹한 시작을 알린다. 총독은 그를 눈깜짝할만한 시간에 죽여놓고 그의 입 안으로 어떤 음료를 부어 넣고는 살아나길 기다린다.

그 광경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쳐다보고 있던 루치아노는 총독의 수상한 행동에 호기심을 갖고 스승인 페레로에게 그 행동의 이유를 묻지만, 그의 스승은 어떤 말도 해주지 않는다.

그의 스승 페레로는 갖은 향신료와 허브를 이용하여 때로는 음식의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을 살려 멀쩡하게 세 끼 식사를 다 한 나를 허기지게 만들었고, 때로는 음식에 잔인한 이야기를 담아 섬뜩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 등장인물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리를 만드는 그의 모습에서 훌륭한 장인 정신을 가지고, 세상의 가장 단순한 진실과 마음을 담은 요리가 어쩌면 세상의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스 말이냐? 정신이 나갔느냐? 교황 성하를 위해 나의 네펜테스 소스를 만들어드리는 건 영광이지만, 조리법을 누설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아마토 페레로와 똑같은 음식을 만든다면, 내가 무슨 가치가 있겠어?" 185p

이 문장을 보고 주인공 루치아노보다 페레로 주방장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자신만의 매력이 있고, 그에 따른 비밀이 있어서, 더욱 매력을 느끼게 만든다. 그는 '비밀의 요리책'의 물질적 가치만을 좇는 루치아노에게 그 책이 갖고 있는 의미를, 더 나아가 세상이 알려주고 싶어 하는 이치를 찾을 수 있도록 돕고, 또 온몸을 바쳐 그를 지켜낸다. 물론 그가 지킨 것은 세상에 알려지기를 바라지 않는... 숭고하게 지켜지기 바라게 되는 진리겠지만, 아직 세상에 서툰 루치아노를 아끼고 지켜봐주는 그의 모습에서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따스한 사랑이 느껴진다.



이 책을 지은 엘르 뉴마크는 예순의 나이에 작가가 되는 꿈을 이루었다고 한다. 일단은 존경심과 부러움을 마음껏 표현해본다. 무언가를 하는 데에 늦은 나이는 없다는 것을 거듭 깨닫게 해준다. 그 나이가 되었을 때 ‘이 나이에 뭐~’하면서 죽음만을 기다리는 의미 없는 삶보다는 언제든 삶을 불태울 열정을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처럼... 작가가 말하고 싶어한 것은.. 페레로 주방장을 통해, 나중에 루치아노의 여정을 보면서 독자들이 느끼길 바랬던 것은 이런 단순한 삶의 진리가 아닐까 싶었다.



아직 서늘한 날씨의 겨울 같은 봄날이어서 그런지 휴일에 틀어박혀 이 소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른 저녁을 먹고 나서 읽게 되는 이 책은 음식에 대한 묘사가 정말 감칠맛 나서 어중간하게 늦은 시간에 간식거리를 찾게 되지나 않을까.. 큰일이다 싶어졌다. ^.^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요리 된 음식에 대한 묘사가 마음에 들었다. 음식의 감촉과 향이 느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영화로도 만들어진 "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음식과 성, 인생의 표현이 닮아있는 듯 하다.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요리를 하는 것도 좋아하면서 음식을 묘사하는 것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 소설을 읽고 싶을 때 선택하면 좋겠다.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그 소스 말이냐? 정신이 나갔느냐? 교황 성하를 위해 나의 네펜테스 소스를 만들어드리는 건 영광이지만, 조리법을 누설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이 아마토 페레로와 똑같은 음식을 만든다면, 내가 무슨 가치가 있겠어?" 185p



사람들은 자기가 믿고 싶은 걸 믿지. 믿음이 사실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단다. 4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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