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판매학
레이 모이니헌.앨런 커셀스 지음, 홍혜걸 옮김 / 알마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얼마 전 TV 선전을 보다가 금연캠페인에 관한 광고를 보게 되었다.
처음에는 무심코 봤지만, 자꾸 보면서 의문을 갖게 되었다.
’왜 저 선전은 모 제약회사에서 광고를 해주는 것이지? 왜 의사에게 가보라고 하는거지?’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사람들은 이 광고를 보고 금연을 하기 위해 의사에게 찾아갈 것이고, 그 의사는 이 선전을 해준 제약회사의 약물을 처방할 것이라는 뻔한 공식이 머리 속을 맴돌았다.

그러면서도 그 광고에 관해서는 그냥 그렇게 잊어가고 있었는데, 오늘 나는 그 생각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책을 만났다.
질병판매학
질병 산업에 대한 충격 보고서
라는 이 책에는 나의 그런 의문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공감을 하게 되지만 그래도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기는 참 어려울 것이다. 왜냐면 사람들은 일단 마음 속에 두려움이 자리잡고 있고, 그 약을 먹어야만 마음의 안정을 찾을 것이니 말이다.

고콜레스테롤과 고혈압, 골다공증 등등 사람들의 두려움을 이용하여 약을 복용하게 만든다.
콜레스테롤 수치나 혈압은 높다는 것 자체가 질병이 아니라, 높을 경우에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이다.
단지 그 확률이 높다고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했을 때 그에 따른 알 수 없는 부작용이 더 심각할 수도 있는 것인데, 일단 위험하다고 하니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두려움이 존재하게 되고, 약 처방으로 그 두려움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하니 그렇게 하게 되는 것이다. 식이 요법이나 운동 요법으로 어느 정도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고, 일단 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 안심하게 된다.
어쩌면 병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병원이라는 환경에 있다는 것 자체로 혈압이 높게 나올 수도 있는 것일텐데 말이다.

그리고 제약회사들은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질병의 범주에 들어오게 하고, 약을 장기적으로 복용하여 실리를 높이는 효과를 보게 된다. 때로는 그 약의 부작용으로 인한 증상이 원래의 증상을 더 악화시키게도 한다.
예를들어 항우울제의 부작용은 자살 충동을 증가시킨다든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월경전 불쾌장애는 단순히 여성으로서 느낄 수 있는 일반적인 현상을 질병의 범주에서 생각하게 만들고,
정상적인 노화 과정도 질병이라고 믿게 하며 폐경기가 되면 여성호르몬제를 복용하도록 만든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생각이 많아진다.
현대 의학에는 긍정적인 부분도 많이 있고, 부정적인 면도 많이 있다.
부정적인 면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을 남겨야 하는 어쩔 수 없는 구조 때문일 것이다.
사람의 건강 부분에 있어서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질병의 범위가 너무 커져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지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건강을 생각해서 하는 행동이 건강을 해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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