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왜 여우같은 여자를 좋아할까? (보급판 문고본)
셰리 야곱 지음, 노진선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남자들은 왜 여우같은 여자를 좋아할까?"

이 책의 제목만 보아도 충분히 호기심이 생겼다. 예전에 ’헌신하는 사람은 헌신짝이 되어버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낌없이 잘해주고 자신을 희생해야 된다고 교육받고 자란 탓에 좀 의아한 생각이 들긴 했지만, 사실 남녀관계에서 무조건 착하고 순종하는 모습을 보이는게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나자신도 교육으로 세뇌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좀더 효과적인 인간관계를 만들고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 자신이 여우라기 보다는 곰과에 속하기 때문에 휴가동안 이런 류의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두 권으로 나뉘어있다. 잘 모르던 남자 심리에 대해 나름 분석하고 이해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인간의 속을 한 걸음 다가가 들여다봤다는 생각이 들었고, 가볍고 쉽게 적혀 있어서 휴가 중에 읽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평소 내가 결혼 제도에 대해서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이 있다면 남자는 무거운 짐에 허덕이며 2인분 이상의 일을 해야하고, 즉 부인과 아이들을 먹여 살려야 하고, 여자는 남자만을 기다리며 이것 저것 포기하고 자신의 삶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무엇을 하든 남자의 스케줄에 자신을 맞추고 결국에서 자신을 잃어버리는 삶이 되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여전히 두려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내 일도 해야하고, 신경써야 하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남자에게 내 모든 것을 할애할 수 없다. 그것을 평소에는 미안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을 보니 떳떳하게 내 할일을 하는 것이 오히려 득이 될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게 어쩌면 내 자의적인 해석일지도 모르지만...

여자들이 연애를 하거나 결혼을 하고 남자를 질리게 하는 면이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자신을 잊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조건 헌신하고 희생하는 것만이 좋은 인간관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통적인 어머니 상은 여성으로서의 매력이 없게 느껴질 것이다. 적당한 여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보다보니 이것은 굳이 남녀간의 문제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누구나 인간적인 매력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삶이 있어야 하는데, 모든 것을 나에게 맞춰주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강도가 약한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니 밀고 당기고 신경써야 하는 것들이 가득한 내용이어서인지 피곤해진다. 사람과의 관계는 그것이 이성이 되었든 동료가 되었든 편안하기만 한 것은 아닌 듯하다. 가볍게 읽어보려고 했으나 그 끝은 복잡해지는 그런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남자몰래 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의 남자에게 이 책을 읽었다는 것을 알리지 말고, 몰래 여우가 되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