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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
가이도 다케루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솔직히 책을 받아들고도 이게 정말 소설이야.. 싶은 감정이었다. 책은 말 그대로 불임에 관한.. 그러니까 증상에 대한 치료법을 다룬 의학 서적일 것이란 생각이 더 컸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작가가 <바티스타 수술 팀의 영광> 의 작가란 것을 보고 그제서야 아! 싶었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그 소설의 유명함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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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모두들 신기하게 생각하지 않는 거지? 단 한 개의 단세포인 수정란에서 이렇게도 복잡한 물체가 만들어지는데, 그리고 단 한 지점에서라도 유전자 복제에 실수가 발생하거나 또는 한 쌍의 염색체 비분리 현상만 일어나도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데. 하나의 세포가 이렇게 복잡한 물체가 되기 위해서는 도대체 어느 만큼의 분기점을 정확하게 돌파해야만 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도 않고, 정상적으로 태어나는 게 당연하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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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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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매체에 익숙해져 버린걸까? 하룻밤 장난으로도 아이는 충분히 생길 수 있고, 임신을 하면 언제나 당연한 듯이 정상아를 낳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생기거나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문제가 되어 버린다. 그게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다섯 명의 산모 중 자연 임신을 한건 세 명뿐, 다른 두 명은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가질 수 있었던 것처럼 이제 임신은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불임일 경우 인공 수정을 통한 시험관 아이든 무슨 방법을 동원해야 하고, 또 임신을 했다한들 마냥 안심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되었다. 그렇게 점점 생명을 창조하고 탄생시키는 위대한 작업에 대해 그 뒤에 숨은 공로와 노력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있고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의사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수행해 나간다.
소네자키 리에는 ‘얼음 마녀’라 불릴만큼 자신의 일을 똑부러지게 처리하는 데이카 대학의 산부인과 의사이면서 곧 문을 닫게 되는 마리아 클리닉에도 외래 진료를 나가는 인공 수정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녀가 바라는 것은 ‘임신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임신을 하는’ 그런 세상이다. 그리고 작가는 그녀의 입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그리고 지금의 의료 현실을, 정부의 탁상 행정을 비판한다. 작가 스스로가 의사인만큼 내용은 알차다. 그래서 더 감동적이다. 지금 일본의 의학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고 현실을 고발하는, 그러면서도 어떤 해결 방법까지 제안하는 듯한 그의 소설을 보면서 솔직히 후련하다는 생각까지 했다. 한국의 산부인과 의료 현실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 되어간다면, 제발 이 소설을 읽고 위기의식을 느끼자. 그리고 해결할 수 있다면 지금 해결하고 넘어가자.
소설은 빠르고 쉽게 읽혔지만, 그 안의 메시지는 결코 쉽지 않다. 더불어 많은 논쟁거리(예를 들어 과학의 발전이 먼저냐, 윤리가 먼저냐... 와 같은)와 생각거리를 던져? 사람들에게 한번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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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이란 기본적으로 여성과 아이 사이에서 발생하는 일입니다. 여성에게 임신이란 의학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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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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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귀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면 더욱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