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퍼즐
기모토 신지 지음, 송희진 옮김 / 지식여행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3차원 공간에서는 이 조도에 관한 법칙에도 역자승의 관계가 있어. 가령 광원에서부터의 거리가 두 배가 되면 면적당 광량은 4분의 1이 돼. 이런 것은 물리라기보다 기하학의 문제라고 해도 좋아, 이것은 만유인력의 법칙에도 쿨롬의 법칙에도 통해. 이런 식으로 물리학에서 다루는 것은 대개 기하학적으로 설명이 붙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해. 그것도 기초적인 기하학으로.


 


페이지 : 160쪽


 





  책을 읽기 위해서 책의 주제에 대한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그것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다면 책을 읽는 즐거움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책에 대한 이해는 방해받지 않았어도(정말일까?) 이 책을 읽는 내내 나의 미간에는 굵은 주름 두개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런건 어떤 느낌일까?

과연 어떤 현상이 일어난 것일까?

를 생각하느라... 
물론 다 읽은 지금도 여전히 생각중이다.
 
위의 글이 다 이해가 된다면 좋겠는데.. 라는 생각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주인공 와타씨가 대부분 이해를 못한 것처럼 나역시 그렇다. 거기다가 물리학을 제외한 부분인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헤아리는데도 실패한 듯 느껴진다. 그건... 와타씨가 굳건히 주장하는 벼베기 부분 때문인데, 그 벼베기의 의미를 잘 이해할 수 없다. 베토벤의 음악도 덧붙여서.



" 다시 묻겠는데, 이 우주는 무엇에서 어떻게 해서 태어났다는 거지? "
"우주는 무(無)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너희는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면서, 그럼 인간이 무(無)에서 우주를 만들자고 하면 그건 할 수 없다고 해.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지 않아? " 


 


페이지 : 82쪽


 



 주인공 호미즈의 말에 따라 ’우주를 만드는 방법’에 관한 주제를 연구하게 된 학생들.
이 책의 주제 또한 그것을 따라가는 작업이다. 우주를 만들 수 있느냐, 없느냐 에 관한 토론에서 부터 정말 우주를 만들게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를 생각해 보는 과정. 그리고 직접 우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호미즈와 와타.
그들의 이야기를 와타가 일기식으로 쓰는 이야기에 담겨 있다. 

  그 과정이 정말 전문적으로(혹은 그렇게 위장하여), 여러 물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이론들을 인용하면서 전개되어간다. 머리가 복잡해질 만큼 어려운 물리학 단어, 컴퓨터 용어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걸 싹 무시하고 이들이 우주를 만드느냐 못하느냐라는 결과에만 몰입할 수도 있겠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다. 고등학교 과학 선택과목을 고를때 ’물리’는 고려의 대상조차 되지 못했는데 이제와 이해해보겠다 한들 말도 안되는 것인걸 내가 먼저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란 단어만 봐도 괜히 떨리던데..

  어찌되었든 우주에 관한 부분은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 생각한지라 대충만 이해하는 것으로 만족했다면 ... ’우주’를 제외한 인간의 마음을 엿보고, 그들의 고뇌를 이해하는 것에 내가 실패했다는 것이 더 안타까운 일이었다. 
세상에서 소외된 천재 소녀 호미즈의 마음도... 그리고 그녀가 선택한 일이 과연 그녀로서는 최선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호미즈의 결정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와타의 마음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부분이라 하겠다. 
어쩌면 그것은 호미즈가 내내 말하던 ’나를 찾고 싶은 마음’ 이 ’우주를 만드는 방법’과 닿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나의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나를 찾는 것’은 단순하게 얻어지는 논리가 아니니... 책에서 처럼 끝까지 밀어부쳐 얻어낼 수 있었으면 싶어진다. 

그리고 좀 엉뚱한 결론일지 모르겠지만... 누가 어떤 걸 얻었는지 모르지만 다만... 모든 주인공들이 그저 자신의 영역에서 행복해져 있다면.. 그걸로 된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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