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초기 불교 경전인 『숫타니파타』와 『법구경』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엮은 삶의 문장집이다. 한 구절 한 구절이 짧지만 날카롭고, 조용하지만 단단하다. "마음의 평정이 흔들리면 지혜를 완성하지 못합니다"라는 문장은 그 자체로 거울이 된다. 분노하거나 탐욕에 이끌릴 때, 우리는 지혜로운 판단을 하지 못한다. 나를 흔드는 것은 바깥의 상황이 아니라, 그것에 휘둘리는 내 마음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평정심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다듬고 가꾸어야 하는 삶의 태도다.
불교가 지향하는 미니멀리즘, 즉 무소유의 정신이 왜 지금 이 시대에 다시 주목받는지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모든 것이 넘치는 세상에서 정작 우리는 무엇이 부족한지 모른 채 살아간다. 마음은 허기지고, 관계는 얕아지고, 삶의 방향은 흐릿해진다. 이 책은 그런 허기에 불을 더하지 않고, 불을 끄는 법을 말한다. "헛된 일에 마음을 쓰면 나를 보살피지 않게 됩니다"라는 문장을 읽으며, 나 역시 내 안의 방향 감각을 되묻게 되었다. 진짜 중요한 것에 마음을 쓰지 않으면, 삶은 겉돌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담담하게 일깨운다.
쇼펜하우어는 "나는 부처에게서 인생의 해답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 말이 이 책을 집어 들게 한 직접적인 계기이기도 했다. 책장을 넘길수록 마음의 표면이 잔잔해지는 경험을 했다.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하기는 쉽지만, 선한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는 문장은 마음에 쿵 하고 울림을 주었다. 매일같이 무심코 던지는 말 한마디, 감정적인 반응 하나가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 선함은 의지와 훈련이 필요한 능력임을 이 책을 읽으며 인식하게 되었다.
이 책은 독서라기보다는 묵상에 가깝다. 빠르게 읽기보다 천천히 머물러야 한다. 마음이 바쁠수록 더 자주 펴게 되고, 감정이 복잡할수록 한 문장에 오래 머물게 된다. '남의 일에 참견하지 말고 고요하게 머물러야 한다'는 구절은 실제로 실천하려면 얼마나 어려운지 곱씹게 만든다. 고요함은 피하는 것이 아니라, 단련되어야 하는 것임을 부처는 말한다.
『부처의 인생 수업』은 삶의 끝에서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이 아니다. 지금 여기,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조용히 묻는 책이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경구 하나가 마음을 붙든다.
삶이 흔들릴 때마다 펼쳐들게 될 책, 마음을 닦는 연장 같은 책이다. 물건은 덜어낼수록 가벼워지듯, 이 책은 생각과 감정도 덜어낼수록 맑아진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삶의 지혜는 거창한 말이 아니라, 매일의 사소한 선택과 태도 속에 숨어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책장에 꽂아두고 틈틈이 펼쳐들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