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 - 군중심리
귀스타브 르 봉 지음, 김진주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인간은 혼자일 때는 교양 있는 개인일지 모르나, 군중 속에서는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야만인일 뿐이다.” 이 말은 인간 본성의 이중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평소에는 이성적인 사람도 군중에 속하면 마치 본능에 지배당한 듯 행동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이렇게 자신을 잃게 되는 것일까?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는 귀스타브 르 봉이 파헤친 군중심리의 본질을 보여준다.



지은이 귀스타브 르 봉 Gustave Le Bon

1841년 5월 7일 프랑스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150킬로미터 떨어진 전원 마을 노장르로트루에서 지방 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당시에는 아들이 가업을 잇는 전통이 있었으나 르 봉은 시골 생활에도, 관리라는 직업에도 전혀 마음을 두지 않았다. 1860년부터 파리 대학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1866년 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의료 현장보다는 의학 관련 연구와 집필 활동에 매진하는 한편 독학으로 영어와 독일어를 공부했다. 1870년 7월 프로이센-프랑스 전쟁(보불전쟁)이 일어나자 군의관으로 참전했다. 이때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며 인간 심리에 관한 글을 써서 호평을 받았다. 이어 1871년 전쟁에서 패한 프랑스 정부가 공화정을 폐지하고 군주제로 돌아갈 움직임을 보이자 분노한 시민들은 자체적으로 선거를 치러 파리 코뮌을 세웠다. 마치 중국 근대에 일어난 문화 대혁명 때처럼 군중은 과거의 권위주의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신념에 사로잡혀 문화적 가치가 높은 기념물과 건물을 마구 파괴했다. 이 두 가지 사건을 겪으며 르 봉은 군중심리에 관한 연구를 계획하게 된다.

이후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 등을 여행하며 여행기를 다수 발표했고, 낙마 사건을 겪은 뒤에는 승마기술과 말을 조련하는 방법에 관한 책을 펴내기도 했다.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정열적으로 집필 활동을 펼치던 그는 1894년 펴낸 『민족 진화의 심리학적 법칙』을 통해 석학으로서의 명성을 얻었고, 1895년에 발표한 『군중 심리』는 출간 1년 만에 19개 언어로 번역될 만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제1차 세계 대전의 비극을 겪은 뒤 인간 심리에 관한 연구에 전념하던 중 1932년 12월 13일 세상을 떠났다.

(책날개 중에서 저자 소개 전문)

이 책에서 나는 군중과 관련한 난해한 문제들을 오직 과학적 방법으로만 다루어보려고 한다. 세상에 떠도는 갖가지 견해와 이론, 학설을 배제한 채 고유한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진실의 조각들을 발견하는 유일한 수단이며, 특히 이 책에서 다루는 것처럼 여러 사람을 격론의 장으로 끌어들일 만한 주제라면 더욱더 적확한 접근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11쪽, 머리말 중에서)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독립된 개인과 군중 속 개인의 의식은 어떻게 다른가? : 군중의 정신 구조', 2부 '군중은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다만 누군가의 생각을 따를 뿐이다: 군중의 견해와 신념', 3부 '노동자들은 왜 같은 노동자 출신의 선거 후보자에게 투표하지 않는가?: 다양한 군중 범주의 분류와 정의'로 나뉜다.



이 책은 집단 속에서 한 사람의 이성이 어떻게 무너지고 군중의 감정과 본능에 휘둘리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한다.

귀스타브 르 봉은 사회적 혼란기와 혁명 속에서 개인이 군중 속에서 어떻게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는지를 역사적 사례로 보여준다.

놀랍게도 군중의 구성원들은 평소에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더라도, 집단 안에 속하게 되면 이성적 판단을 잃고 거대한 감정의 물결에 휩쓸려 동일한 행동을 보인다.

한 사람의 목소리가 사라지고, 오로지 군중의 목소리만이 남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예전 사회에서 펼쳐진 군중의 양상을 떠올리게 된다. 프랑스 대혁명처럼 격동의 시기에는 군중의 힘이 얼마나 강력하고, 때로는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양상이 단지 과거의 일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군중 심리는 형태와 매체만 달라졌을 뿐,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대규모 시위, 온라인 상의 여론몰이, 혹은 이슈에 대한 대중의 반응까지도 군중의 심리적 특성을 반영한다. 개인이 모여 집단을 이루고, 그 집단이 다시 하나의 독립적 존재처럼 움직이기 시작할 때, 우리는 군중 속에서 개인의 자율성과 이성이 얼마나 쉽게 휘발될 수 있는지를 보게 된다. 이 책은 지금도 유효한 경고와 통찰을 남긴다.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는 이러한 군중 심리의 흐름이 어떻게 독립적 사고를 잃게 하고 때로는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만드는지를 설명하며, 군중 속에서도 자아를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귀스타브 르 봉은 군중의 일원일 때와 개별적 존재일 때의 심리적 차이에 대해 설명하며, 우리 개개인이 이러한 흐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만든다.

군중의 힘은 거대하고, 그 안에서 우리는 쉽게 자신을 잃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군중에 휩쓸리지 않고 주체적 사고를 유지하는 삶이 가능함을 믿게 만든다.


『현명한 존재는 무리에 섞이지 않는다』는 꼭 한 번 읽어보아야 할 고전이며, 고전 이상의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의 집단 본능과 군중 심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그 이유를 밝히며, 군중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지켜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통찰을 제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