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출간되는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책들이 쇼펜하우어와 현대인들에게 중간 역할을 잘 해준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 그의 저서를 번역한 것과는 또 다르게, 그것을 엮은이에 따라 쇼펜하우어의 철학적 고찰에 대한 맛이 달라진다.
이번에 메이트북스의 책은 쇼펜하우어의 <소품과 부록>을 엮은 것이다.
쇼펜하우어가 첫 저서인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 담아내지 못한 글들을 추려 <소품과 부록>이란 제목으로 출간했고, 이 책은 그에게 엄청난 호평과 대중적인 성공을 안겨주었다고 한다.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는 내용이 너무 난해한 데다가 문맥을 잡기가 너무 어려워 출판 후 몇 십 년 동안 책이 몇 부 팔리지도 못했고 철저하게 외면당했다고 하지만, <소품과 부록>은 대중들도 이해할 수 있게 집필되어 그의 철학에 대한 추종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명성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소품과 부록> 또한 완역본 그대로 읽는다는 것이 결코 쉬지 않은 것이니, 이렇게 편역본을 통해 쇼펜하우어의 진수를 만날 수 있으니, 이또한 현대 일반인 독자로서는 환영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