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 - 내 안의 힘을 발견하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24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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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가명강 24권 『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이다.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 박찬국 저서라는 점에서 무조건 읽어보고 싶었다.

안 그래도 서가명강 18권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도 박찬국 교수의 쇼펜하우어 철학 강의를 담은 책인데, 그 책을 읽고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새로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흔히 염세주의자라고 알려진 쇼펜하우어는 의외로 그렇게까지 어둡고 불만스럽지는 않았다.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짚어주어서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그러니 이번 책도 무조건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이번에는 에리히 프롬이다. 우리는 고독하고 무력하게 낯선 세계에 던져져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서 내 안의 힘을 발견하는 철학수업 『참을 수 없이 불안할 때, 에리히 프롬』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박찬국.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며, 가장 쉬운 언어로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철학자이다. 동서양의 사상을 편견 없이 넘나들며 인간과 세계를 탐구한다. 삶을 깨우고 힘이 되는 철학적 주제와 사유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대중강연과 글쓰기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이 책에서는 우울, 불안, 무력감에 빠져 있는 현대인에게 에리히 프롬의 사상을 통해 창의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삶의 영감을 주는 통찰을 제공한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된다. 들어가는 글 '세상이 뜻대로 되지 않아 불안한 당신에게'를 시작으로, 1부 '사랑만이 우리를 불안과 절망에서 구원한다', 2부 '우리는 고독하고 무력하게 낯선 세계에 던져져 있다', 3부 '인간에게는 자유로부터 도피하려는 성향이 있다', 4부 '어떻게 내 안의 힘을 깨울 것인가'로 이어지며, 나가는 글 '프롬 읽기를 통해 새로운 삶과 만나는 시간'으로 마무리된다.



1941년에 발간된 『자유로부터의 도피』는 에리히 프롬을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을 박찬국 교수가 처음 읽은 때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연히 서점에서 이 책의 영어 원서를 구하게 되었고, 이내 이 책에 빠져들어 거의 일주일 동안은 책에서 손을 뗄 수 없었다는 것이다.

이 책만큼 몰입의 기쁨을 선사했던 철학책은 없었다고 하니, 도대체 그 책이 어떤 것인지, 무엇이길래 독자에게 흥분과 감동을 전달해 주었는지, 이제야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이 책의 목적은 『자유로부터의 도피』를 실마리로 하여 프롬의 사상을 소개하는 것이지만 프롬의 생애도 상당히 상세하게 다루었다. 그리고 프롬의 생애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동시에 그의 사상도 많이 언급했다. 이는 프롬의 사상은 그의 삶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그의 생애에 관한 부분을 읽으면서 그의 사상이 얼마나 구체적인 삶에 뿌리 내리고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14쪽)



에리히 프롬은 『자유로부터의 도피』(1941), 『사랑의 기술』(1956), 『소유냐 존재냐』(1976)와 같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쓴 사상가다. 프롬이야말로 20세기 사상가 중에서 일반 대중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았던 사상가일 것이다. 『사랑의 기술』은 세계 전역에서 무려 2,500만 부가 팔렸으며, 오늘날까지도 하버드대학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책으로 꼽힌다. 『소유냐 존재냐』 역시 전 세계적으로 1,500만 부 이상 팔렸다. 철학자 중에서 일반 대중에게 이렇게 많이 읽힌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19쪽)

에리히 프롬은 출간하는 책마다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대중의 큰 사랑을 받는다는 사실이 전문 철학계에서는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했나 보다. 깊이 없는 통속적인 사상가라고 평가받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박찬국 교수의 생각은 어떠할까.

나는 프롬이야말로 심원한 사상을 명료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개진한 대표적인 사상가라고 생각한다. 또한 프롬의 글은 정신분석가로서의 체험을 담고 있어서 매우 구체적이다. 약간이라도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으면 프롬은 항상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프롬이 이렇게 글을 쓴 이유는 독자가 이해하지 못하는 글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나는 프롬의 글쓰기에서 독자들에 대한 존중을 본다. (22쪽)

쇼펜하우어에 대한 책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이 책을 읽는 지금도 점점 에리히 프롬에 한 걸음 한 걸음 호감을 가지고 다가가는 것처럼 조심스레 발을 내딛는다. 호기심이 점점 커지면서 말이다.

특히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내가 에리히 프롬에 대해 정말 아는 게 없었구나, 새삼 깨닫는 시간을 갖는다. 그러니 무의 상태에서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이 더욱 경이롭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이다.

프롬이 대중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일으켰던 또 하나의 원인은 프롬의 개방적이고 균형 잡힌 사유 태도에 있다. 프롬은 인류 역사에 나타난 다양한 종교적·철학적·심리학적 통찰을 폭넓게 수용하면서, 이를 독자적인 방식으로 종합한 사상가다. 프롬이 보여주고 있는 이러한 종합 능력은 20세기 사상가 중에서 단연 독보적이다. 프롬은 특정한 종교는 물론이고 철학이나 심리학의 어떤 특정한 사조에 구속되지 않고, 선불교, 유대교 신비주의, 기독교 신비주의, 실존철학, 마르크스 사상,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 등의 통찰을 모두 수용하고 있다. 인간의 성장과 행복에 도움이 되는 모든 통찰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24쪽)



박찬국 교수는 니체, 하이데거, 쇼펜하우어 등 실존철학 대가들의 사상을 대중들이 이해하기 쉽고 흥미롭게 소개해 주었다.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내가 에리히 프롬의 철학에 대해 아는 게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새로이 접하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특히 프롬의 생애와 사상을 함께 풀어주니, 에리히 프롬의 입문서로 손색이 없겠다.

저자는 '나가는 글'에 프롬의 사상을 더 깊이 알고 싶은 독자들은 그의 책들을 직접 읽어보기를 권한다. 그렇게 이 책을 시작으로 관심을 가지고 하나씩 독서의 세계가 확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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