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부모 - 자녀의 인생을 결정짓는 부모의 역할과 자세
주경심 지음 / 라온북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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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심플한 제목을 보았을 때에는 미처 몰랐다. 내가 이 책을 '오오~ 맞아, 맞아!' 하면서 시선을 집중해서 읽을 줄은 말이다.

이 책을 펼쳐든 사람들에게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저 호기심, 혹은 자녀교육에 필요한 지식을 얻고자 해서 등등 이유는 많겠다.

어쨌든 최대한 빠르게 이 책의 매력에 빠져들자면, 5장 '아이들의 말에는 번역기가 필요하다'를 먼저 읽어보자.

아이의 "NO"는 '할 말 있어요'의 다른 표현

'모르겠어요'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

'귀찮아'라는 말에 숨어 있는 상처받은 자존감

'엄마 아빠가 해준 게 뭐 있어!' 뒤에 숨은 위축된 마음

욕하는 아이에게 필요한 감정의 해소

자해는 '살고 싶다'는 외침

등등

표면적인 행동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런데 그 설명에 군더더기가 없고 진심이 잘 담겨 있어서, 지금껏 미처 알지 못했던 아이들의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들려주니 솔깃해서 읽어나가게 된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의 속마음은 어떤지 알 수 없을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제대로 와닿게 들려주니 '아, 이거구나!' 하나씩 알게 된다.

아이가 이런 행동이나 말을 하고 있다면 이렇게 생각해보고, 어린 시절 자신이 그렇게 했다면 그 근본적인 마음으로 들어가보며 사색에 잠기다보면, 이 책이 달리 보일 것이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책에 열린 마음을 가진 후에 이 책을 읽어나가면 더욱 맛깔스럽게 이 책을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주경심. 아동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언어 상담 및 심리 검사를 하고 있다. 청소년상담사, 청소년지도사,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현재는 허그맘허그인 여수센터에서 활동 중이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한계'를 느끼는 순간이 오더라도'와 핵심 감정 테스트 '나는 어떤 감정으로 사는가'를 시작으로, 1장 '나는 어떤 부모인가', 2장 '지식 말고 지혜를 튜닝하는 부모 되기', 3장 '학습도 진로도 새로고침이 필요하다', 4장 '소통과 관계, 잘 맺어야 잘 통한다', 5장 '아이들의 말에는 번역기가 필요하다'로 나뉜다.



특히 '아무거나'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상담실에 오는 아이들은 대부분 "뭐 마실래?"라는 질문에 대해 "아무거나요."라는 대답을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대부분 상담을 하러 자발적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지못해 따라오니 음료에 대한 대답도 대충 하는 것일 테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저자는 아이들의 대답대로 아무거나 줘본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이 싫어하는 건강 음료나 오묘한 맛의 허브티를 주면 아이들은 질문을 받을 때만큼이나 당황한다고.

아이들의 입맛에 맞을 리가 없는 차를 몇 번 받다보면 아이들은 더 이상 상담사가 주는 맛없는 차를 마시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자신의 요구를 꺼낸다고 한다. "저는 우유 주세요." 같은 것 말이다.

상담은 아이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마시고 싶다고 말을 할 때부터 비로소 시작된다고 언급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다양한 역할을 부여받는다. 그 역할 안에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알게 되지만 어떤 선택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배우지 못한다. 자녀 대신 그 많은 선택을 일일이 다 해주는 부모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소하게는 마실 음료의 종류부터 시작해 입는 옷, 읽을 책과 봐야 할 텔레비전 프로그램까지, 자녀의 삶 전반에서 부모가 '선택을 대행'하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의 수동적이고 타율적인 삶은 이렇게 시작된다.

그러나 아이들은 스스로 선택하고 직접 맛을 봐야 한다. 써서 못 먹는 한이 있더라도 "엄마, 나 생강차 먹어볼래요"라고 말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 "아무거나 주세요."가 아니라 똑 부러지게 "전 이게 좋아요"라든가 "이걸 원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아이. 성장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200쪽)



사실 내 아이가, 내 부모가 이상하다고 상담실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그저 잘 안다고 착각했고, 그 착각 안에서 기대와 바람을 날 것으로 쏟아내면서 서로를 괴롭힌 것이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을 읽으며 울컥했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는 가해자 없는 피해자만 있다는 것이 눈앞에 보여서 그랬다.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도 상처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안타까워서 그랬다.

이 책에는 저자가 상담해온 사례들을 들려주며 거기에 대해 의미를 짚어주는 식으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그러니 미처 알지 못했던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짚어주는 이 책에서 지금껏 못 보았던 무언가를 보며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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