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지리 기술 제도 - 7번의 세계화로 본 인류의 미래
제프리 삭스 지음, 이종인 옮김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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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뒤표지에 보면 이런 말이 있다.

인류는 기후변화와 팬데믹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21세기에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생존 지침서! (책 뒤표지 중에서)

솔직히 이 말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몰랐다. 이 책이 나를 이렇게 휘어잡을지.

왜, 그런 책이 있지 않은가. 극찬이 가득하니 오히려 펼치기 주저하게 되는 느낌말이다. 이 책이 그랬다. 읽어보고 싶으면서도 읽기를 주저했다. 그렇게 올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되고 보니 드디어 펼쳐들었고, 나는 이 책에 훅 빨려 들어갔다. '오오, 이 책이 이런 거였어?'

이 책은 《빈곤의 종말》 《지속 가능한 발전의 시대》에서 인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대책에 천착해온 글로벌 리더 제프리 삭스가 내놓은 6년 만의 신작이라고 한다. 지금이기에 더 의미가 있다. 올 한 해만 정리해 보는 게 아니라 인류의 역사를 거시적으로 쫙 훑어보면서 우리 인류의 앞으로의 미래를 예상해본다. 이 책 《제프리삭스 지리 기술 제도》를 읽으면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제프리 삭스. 국제금융, 거시경제 및 재건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다.

경제학자·평화주의자·환경운동가인 제프리 삭스 교수는 하버드대학과 컬럼비아대학의 교수를 지내며 경제학을 가르치는 것 이외에도 가난의 종식, 핵 없는 세상, 지속 가능한 발전, 환경오염의 해결 등 우리 시대의 문명과 위기에 대하여 많은 예언적 처방을 내려온 행동가로 명성이 높다. 이 책은 삭스가 2017년 5월 옥스퍼드대학에서 세계의 지리 환경과 인류 문명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연설했던 세 번의 강연을 엮어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다. (옮긴이의 글 발췌)

세계화의 역사는 인류의 영광스러운 업적, 잔인함, 스스로 가한 해악 등의 역사이고, 동시에 위기의 한가운데에서 발전을 성취해온 아주 복잡한 역사이다. 세계화는 자연 지리, 인간의 제도, 기술적 노하우가 복잡하게 상호작용하는 과정이다. 나는 이 책이 전 지구적 상호연계성의 오랜 체험을 이해하게 하고, 더 나아가 인류의 생활과 사회를 형성해온 세계화의 역할을 더 잘 알게 해주는 밝은 빛이 되기를 희망한다. (23쪽 발췌)

이 책은 총 9장으로 나뉜다. 1장 '세계화의 역사', 2장 '호모 사피엔스의 세계화: 구석기 시대, 인류 최초의 세계화가 시작되다', 3장 '농업의 세계화: 신석기 시대, 정착하여 땅을 일구다', 4장 '말이 주도한 세계화: 기마 시대, 말이 세계를 연결하다', 5장 '정치의 세계화: 고전 시대, 동양과 서양이 만나다', 6장 '제국주의의 세계화: 해양 시대, 제국의 야망이 충돌하다', 7장 '기술과 전쟁의 세계화: 산업 시대, 패권국가가 등장하다', 8장 '불평등의 세계화: 디지털 시대, 불평등이 심화되다', 9장 '21세기 세계화를 위한 조언'으로 나뉜다.



먼저 이 책의 제목에 있는 '지리, 기술, 제도'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본문이 시작되며 바로 들려준다. 약 7만 년 전에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다른 지역으로 흩어진 이래 인류는 언제나 세계화를 지향해왔는데, 시대에 따라 세계화의 특성은 바뀌었다고 말한다.

인류가 통과한 7번의 세계화를 잘 짚어보면 우리의 현재 위치와 가까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는 뜬금없는 무언가가 툭 던져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흐름에서 연장선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니 우리는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며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예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먼저 지리, 기술, 제도에 대해 짚어주며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인류는 아주 먼 과거에서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일곱 번의 뚜렷한 세계화의 시대들을 통과했다. 일곱 번의 세계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연지리, 기술, 제도가 상호작용하면서 전 지구적인 변화가 발생했다. 여기서 자연지리란 기후, 동식물, 질병, 지형, 토양, 에너지 자원, 광물, 자원, 생명의 조건 등에 영향을 미치는 지구의 여러 과정을 망라하는 것이다. 기술은 우리의 생산체계와 관련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가리키며, 제도는 정치, 법률, 사회에 적용되는 문화적 사상과 실천을 지칭한다. 지리, 기술, 제도는 놀라울 정도의 신축성과 가변성을 갖고 있으며, 서로 강력하게 상호작용하면서 시간과 공간을 통하여 각종 사회를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지리, 기술, 제도의 상호작용을 이해한다는 것은 곧 인간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는 21세기에 진행되고 있는 여러 가지 변화를 잘 헤쳐나가는 기본적인 길잡이가 되어준다. (26~27쪽)




이 책은 한 편의 영화 같달까. 현재의 목소리가 과거 회상 신으로 들어가서 짧은 시간 내에 핵심을 훅 훑어주는 느낌말이다. 그렇게 현재로 다가오면서 현재 모습도 궁금해지고 가까운 미래에 어떨지도 예측해 보고 그러는 것 말이다. 인간의 역사나 큰 틀에서 인류의 역사나 영화를 보듯 짚어보면 생동감 있게 다가올 것이다. 그 느낌으로 읽어나가면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

그 '흥미'가 '재미'라기보다는 '극대화'라고 해야겠다. 그렇게 일곱 번의 세계화를 훑으면서 과거부터 현재로 이어진다. 핵심을 짚으며 책 속에서 인류의 거대한 역사가 꿈틀거린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세계화의 일곱 번째 시대에 도착했다. 이 시대에는 디지털 기술이 글로벌 경제와 지정학을 다시 만들어낼 것이다. 경제의 모든 부분은 디지털 기술의 영향을 받을 것이고, 글로벌 권력관계는 다시 한 번 변동을 겪게 될 것이다. 새롭고 복잡한 글로벌 무대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 동반되는 생태적 위기로 인해 더 복잡해질 것이다. 글로벌 관점에서 볼 때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주된 도전은 너무나 분명하다. 경제적 집중의 과정을 계속하면서도 국가들 사이의 점증하는 불공평, 바뀌고 있는 지정학적 균형관계, 그리고 점점 위태롭게 되는 환경의 위협에 대응해야 한다. (262쪽)



아무래도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시대의 모습을 제일 잘 알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 가까운 미래가 궁금하기도 해서 그 부분을 더욱 집중해서 읽게 된다. 그리하여 세계화의 일곱 번째 시대에 도달한 8장부터가 하이라이트이지만, 1장부터 거쳐온 지식이 있기에 핵심이 더욱 빛난다. 순서대로 읽으면 더 좋을 것이다.

인류의 오랜 역사와 모험을 통해 지리, 기술, 제도의 상호작용을 겪어왔다. 위대한 진화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우리가 "석기 시대의 정서, 중세의 제도, 신과 같은 기술"을 갖고 21세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는데, 정말로 그러하다고 할 수 있다. 때때로 우리는 서로 간의 이해관계를 전보다 더 명확하게 깨닫고 있다. 이와 함께 인류의 희망은 공동의 역사와 인간 본성에서 오는 교훈을 활용하여 세계적 규모의 새로운 협력 시대를 구축하는 일에 있다. (326쪽)



지난 7만 년의 변화를 관통한 단 한 권의 책!

인류의 역사에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만을 탁월하게 정리해놓았다.

_재레드 다이아몬드 《총, 균, 쇠》 저자

적당히 긴장감도 있고, 속도감에 스릴 넘치기도 하다가, 꼭 짚어보아야 할 핵심은 놓치지 않는 시간을 이 책을 읽으며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위해 어떤 점을 생각해 보아야 할지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해준다. 7만 년의 세월을 한 권으로 담았다면 읽어볼 만하지 않겠는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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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 2021-12-29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선물받고 엄두가 안나서 펼쳐보지 않았는데 시작해 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