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박찬국. 서울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니체와 하이데거의 철학을 비롯한 실존철학이 주요 연구 분야로 원효학술상, 운제철학상, 반야학술상 등을 받았다. 최근에는 불교와 서양철학 비교를 중요한 연구 과제 중의 하나로 삼고 있다. 동서양의 사상을 편견 없이 넘나들며 인간과 세계를 탐구한다. 삶의 의미를 깨우는 철학적 주제와 인생의 사유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대중강연과 글쓰기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인생과 세계의 핵심적 본질을 찌르는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은 현대인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책날개 발췌)
그는 왜 삶이 고통이고, 고통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는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우리가 귀를 기울일 만한 소중한 통찰을 제시했다. 이것이 바로 '사는 게 고통'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쇼펜하우어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대철학자가 삶의 고통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가 궁금하지 않은가? (20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학문의 분류', '주요 키워드'와 들어가는 글 '인생과 세계에 대한 가장 철저한 폭로'를 시작으로, 1부 '사는 게 고통이다', 2부 '고통의 늪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로 이어지며, 나가는 글 '내 안의 유령들 떨쳐내기'로 마무리된다. 17시에 염세주의자가 된 철학자 쇼펜하우어, 인생은 고통과 권태를 오락가락하는 시계추다, 이 세계는 생각할 수 있는 세계 중에서 가장 악한 세계다, 극렬한 인간 혐오 인간보다 개가 낫다, 인간은 욕망의 존재이기에 고통스럽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행복을 위한 세 가지 조건, 고통을 삼키고 삶과 화해하는 법, 아름다움은 우리를 욕망에서 벗어나게 한다, 동정심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직관적 인식, 욕망으로부터의 영원한 해방, 생이 '악몽'이면 죽음은 '축복'이다 등의 글이 담겨 있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다가 힘든 일이 폭풍처럼 몰아친 일이 있다. 그 누구의 말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위로의 말도 힘내라는 응원의 말도 나를 건져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나는 인생의 철저하게 어두운 면을 인식하고 나서야 넘어진 몸을 일으켜 툴툴 털고 한 발짝 일어날 수 있었다. 이 책의 들어가는 글을 보며 그때 생각이 떠오른 것은 쇼펜하우어가 우리 인간을 구제 불능일 정도로 이기적인 탐욕에 사로잡힌 존재로 보며, 세계 역시 뭇 생명이 생존을 위해서 치열하게 투쟁하는 장소로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였다.
이 책을 읽으며 쇼펜하우어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는 시간이 흥미롭다. 염세주의자니까 일찍이 삶을 저버렸을 거라 짐작하면 오산이다. 어느 정도까지 유명해졌냐면 1857년에는 심지어 쇼펜하우어가 산책 중에 넘어져 다친 일까지도 신문에서 다룰 만큼 유명해졌으며, 70세가 되던 해 생일에는 세계 곳곳에서 축사가 왔다는 것이다. 또한 철학자들, 음악가, 문학계에 생각 이상으로 폭넓게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