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아직도 그 곳에 - 서유럽, 북유럽, 동유럽, 그리고.. 미국
임미옥 지음 / 봄봄스토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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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갈 수 있다는 것과 언제 갈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는 것의 차이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 그래서 다들 제각각의 방법으로 여행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예전 여행의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고, 마음속의 여행지를 꿈꾸기도 하며, 각자의 방법으로 여행을 생각하며 버티고 있을 것이다. 아마 코로나 끝나고 나면 여행 중인 사람들이 많으리라. 억눌렸던 자유가 폭발되는 것처럼 말이다.

어쨌든 지금은 여행을 하면 안 되는 시기이니만큼 각자의 방법으로 여행을 떠올려야 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읽어보게 되었다. '내 마음 아직도 그곳에'라는 제목도 한몫했고, 여행 에세이라는 점에서 나의 과거 여행도 떠올리고 싶었다. 이 책 『내 마음 아직도 그곳에』를 읽어보며 여행을 꿈꾸는 시간을 보내본다.



이 책의 저자는 임미옥. 제20회 동양일보 신춘문예 당선, 제17회 홍은문학상 수상, 청주시 1인1책 펴내기 강사, 현)청솔문학작가회 회장. 세 권의 수필집을 출간한 수필가다. (책날개 중에서)

여행을 흔히 꿈으로 비유한다. 꿈을 꿀 때는 꿈인지 모르나 꿈에서 깨어나서야 비로소 꿈인지 알게 되기에 하는 말들일 거다. 나에게도 여행은 늘 꿈 같았다. 날이 새면 모든 걸 두고 홀연히 현실로 오는 것처럼 돌아와야만 했다. 나의 경우 적극적으로 꿈속에 있었다고 말할 수는 있다. 여행하는 내내 심장박동수가 거셌고, 그런 일의 연속이었고, 호기심 진행의 지속이었다. 밤에 숙소에 누웠으나 낮의 일들로 흥분이 가라앉지 않았다.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 못하고 뒤척이다 꿈속에서 다시 설렘으로 연결되곤 했다. 그때의 기억들과 추억들을 떠올릴 때마다 여전히 가슴이 뛰고 과거는 현재가 된다. 내 마음은 아직도 그곳에 가 있다. (서문 중에서 발췌)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서유럽편'에는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 2부 '북유럽편'에는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3부 '동유럽편'에는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체코, 4부 '미국 서부'에는 모뉴먼트 밸리, 안텔로프 캐니언, 브라이스 캐니언, 자이언 캐니언, 그랜드 캐니언, 로스엔젤리스, 라스베가스, 5부 '미국 동부'에는 필라델피아, 워싱턴DC, 뉴욕 맨해튼, 나이아가라, 자유의 여신상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책상에서 읽기보다는 푹신한 쿠션을 옆에 두고 포근한 이불도 살짝 덮고 꿈을 꾸듯 읽으면 좋겠다. 눈을 게슴츠레 뜨고 말이다. 그러면 어차피 지금은 그곳에 존재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이 모든 것이 현실처럼 꿈처럼 다가온다. 나만의 과거도 현재로 소환되고, 저자의 경험도 생생하게 다가온다. 여행 서적을 즐기는 최상의 방법은 방해받지 않는 시간에 릴랙스하면서 읽어나가는 것이다. 이 책은 사진의 화질이 좋아서 장면 장면이 행복하게 다가온다.





일상을 떠나 새로운 풍경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일은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다. 그 여행지에서 새로운 풍경에 얽힌 숨은 보석 같은 이야기를 발견할 때는 더욱 희열을 느끼게 된다. 아름다운 풍경들을 사진으로 찍어 남기고 감동했던 순간들의 느낌을 메모하고, 정리하여 되새기는 일은 또 다른 여행의 시작이기도 하다. (55쪽)

어서 그렇게 여행을 누릴 수 있는 시기가 오면 좋겠다. 갈까 말까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여행을 가지 말아야 하기에 가고 싶은 마음을 억눌러야만 하는 이런 시기이니 말이다. 가고 싶은 곳에 여행을 떠나 새로운 풍경을 보며 숨은 보석 같은 이야기를 발견하고, 사진 찍고 메모하며 정리하던 그 순간들이 행복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특히 여행 가봤던 곳이 나오면 '나도 거기 여행한 적 있는데…….'라며 나만의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보내는 재미도 있었다. 사진이 생생해서 잊고 있던 기억을 떠올리는 데에 더 효과적이다. 글과 사진이 마음에 와닿는 시간이다. 이 책을 읽는 이 순간, 내 마음도 그곳에 가있는 듯했다. 여행을 떠올리기 좋은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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