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의 거짓말 - 김원장 기자가 팩트체크한 땅, 집 그리고 가격
김원장 지음 / 해냄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KBS 김원장 기자가 들여다본 불안한 집값 경제학 『집값의 거짓말』이다. 사실 표지가 인상적이어서 표지를 한참 들여다보았다. 피에로에게 말려들기 일보직전이라는 생각이 들어 섬뜩하다. 어쩌면 우리, 일촉즉발의 상황인 것인가? 위태위태하다.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는 것 같은데 막상 그렇지 않은 듯도 하고, 모든 게 혼란스럽다.

자산가격이 오를 때 모든 것을 장밋빛으로 해석하던 전문가들은, 자산가치가 떨어지자 떨어지는 낙엽도 악재로 해석합니다. 시장은 비로소 공포에 잠깁니다.

"누가 옷을 벗고 있는지는 썰물이 지나야 알 수 있다." 워런 버핏

우리는 시간이 지나봐야 상황을 알 수 있는 존재입니다.

(21쪽)

이 책은 집값이 앞으로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인간의 심리 기저의 무언가를 들여다보는 기분이 든다. 바로 눈 앞에 웃고 있는 피에로를 지켜보며 오싹한 마음을 달래는 듯한 기분으로 이 책 『집값의 거짓말』을 읽어나간다. '부동산 블루를 앓고 있는 당신에게 김원장 기자가 집값에 대한 냉철한 시선과 방향'을 제대로 전달받는다.



이 책의 저자는 김원장. 1995년 겨울, KBS 보도본부에 입사했다. 이후 시사제작국과 사회부, 경제부, 국제부 등을 거쳤다. 20여 년간 세 차례 부동산 담당 기자로 일하면서 집값이 얼마나 뜨겁게 오르고 차갑게 내리는지 지켜봤다. 누가 부동산 시장을 왜곡하는지, 시장의 예측이 얼마나 빗나가는지 살펴보며 관찰자와 고발자 역할을 해왔다. 이 책은 그 경험에서 시작됐다. (책날개 발췌)

이 책은 아파트에 대한 글이라기보다,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는 우리의 마음을 살펴보는 책입니다. (5쪽, 프롤로그 중에서)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사실 우리는 부동산을 잘 모른다'를 시작으로, 1장 '뛰는 집값에 우울한 당신에게', 2장 '부동산 시장을 흔드는 거짓말들', 3장 '거꾸로 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4장 '점점 더 벌어지는 부의 격차', 5장 '돈이 범람하는 세상'으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산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는 아이가 태어나길 바랄 자격이 없다'로 마무리 된다.




 

너도나도 뛰어드는 데 나만 우왕좌왕하는 것이 어리석다는 생각도 들고, 이미 늦었다는 느낌도 들지만, 시간은 가고 떨어지지는 않는다. 혹시나 상투를 잡을까봐 고민하면서도 망설이지만 과연 나만 바보짓하는 것은 아닌가. 지금은 이런저런 생각을 다 뛰어 넘어서 그냥 이 책을 읽고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이 책에서는 집값이 오를 것인가 내릴 것인가 전망하지 않는다. 이 책의 말처럼 '우리는 시간이 지나봐야 상황을 알 수 있는 존재'이니 말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 책에 집중하다보면 지금 해야할 생각을 할 수 있게 안내해준다.

따져볼 시간입니다. 다수 대중이 '그것'의 가격이 오를 거라고 믿는다고 그것의 가격이 진짜 오를까? 다수가 자산가격 폭락의 공포에 잠겼을 때 정말 자산가격은 영원히 내려갈까? 그걸 이해했으니 이제 '그것'을 팔거나 사면 될까?

하나 더. 당신이 그것을 살 때 파는 사람은 왜 그것을 팔까? 당신이 그것을 팔 때, 그는 왜 그것을 사려고 할까? (27쪽)



 

"친구가 갑자기 돈을 버는 것처럼 당신의 분별력을 떨어뜨리는 일은 없다."

_찰스 킨들버거

(37쪽)

저자는 이 경구를 자주 사용한다고 한다. 듣고 보니 완전 공감한다. 우리의 이성을 잃게 하는 것은 어쩌면 이름모를 누군가의 어마어마한 부가 아니라, 아는 사람이 어찌어찌했다더라 하는 것 아니겠는가. 특히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분별력을 떨어뜨리는 더 없는 조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아는 누군가가 떼돈을 벌었다는 소식 말이다.



프랑스혁명 때 귀족들은 '언제쯤 세상이 정상으로 돌아올까?' 하며 세상이 잠잠해지길 기다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상은 1789년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이전과 코로나19 이후, 우리 삶은 어떻게 바뀔까? 바이러스는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경기가 식습니다. 경기가 식을수록 파견직, 계약직, 일용직 근로자들을 먼저 집으로 보냅니다.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에서 프리랜서까지, 바이러스는 불안한 고용을 노립니다. 매일같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내일부터 안 나오셔도 돼요!"라는 문자 메시지가 전달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기가 차갑게 식어가는데 샤넬 매장에는 줄이 기다랗게 늘어섭니다. 격차는 벌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별, 지구에는 '격차'라는 돌림병이 유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돌림병에 대비한 백신 개발은 누가 준비하고 있는가? (167~168쪽)

생각보다 엄청 집중력을 발휘하게 되는 책이다. 날카롭고 섬뜩한 첫인상에 머뭇거렸지만 일단 책을 열면 느낌이 달라진다. 조목조목 설득력 있고 이성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서 읽어나가면서 군데군데 멈춰서 생각에 잠긴다. 부동산 전망보다 우리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것이 먼저다. '무조건 돌격! 가즈아!' 외치는 틈에서 일단 진정하도록 냉철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 저절로 시선이 집중된다. 지금쯤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할 부분이라 여겨진다. 특히 어느 집단의 이익이나 왜곡된 진실 등 온갖 정보가 난무한 즈음, 용기있는 목소리를 냈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읽어보면 술술 읽히면서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일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