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7 - 1941-1945 밤이 길더니… 먼동이 튼다, 완결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7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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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시백의 《35년》 제 7권이다. 1941년부터 1945년까지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어떤 시기인지 짐작이 가기에 '밤이 길더니… 먼동이 튼다'는 글 앞에서 뭉클해진다. 박시백의 35년은 내가 자발적으로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현대사를 만화로 접할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어서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이 장점이다. 어쩌면 이 책이 글자로만 구성되었다면 나는 읽지 않았거나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백번 양보해서 읽겠다고 결심했더라도 미루고 미룰지도 모른다. 여러 권의 역사서는 나에게 부담스러우니 말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이 책이 반갑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만화로 대장정의 여정을 펼쳐주어서 고마운 생각이 먼저 든다. 알아야 할 핵심은 짚어주면서 부담없이 그림을 통해 우리 역사를 바라볼 계기를 만들어주니 말이다.

《35년》은 1910년 8월 29일 국권피탈에서 1945년 8월 15일 해방까지의 일제식민지 35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매 5년을 각 한 권에 담아 일제의 폭압적인 식민지정책, 그로 인한 민중들의 고통과 독립운동가들의 저항, 그리고 친일파들의 부역의 역사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는 한시도 멈춤이 없었던 선열들의 치열한 투쟁과 그 반대 편에서 일신의 영달을 위해 민족을 배반한 이들을 소개하는 데 많은 공을 쏟았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원형이 바로 '35년'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박시백. 제주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한겨레>의 만평으로 데뷔했다. 스토리가 있는 시사만화 '박시백의 그림세상'으로 독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2001년 돌연 신문사를 떠난 작가는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그리는 작업에 매진했고, 12년 만인 2013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0권을 완간했다. 이후 일제강점기 역사를 만화로 옮기는 《35년》 작업을 위해 국내외 독립운동의 현장을 답사하고, 각종 자료 수집과 공부에 매진한 지 5년여 만인 2018년 1월에 첫 책을 내고, 광복 75주년을 맞아 전 7권으로 완간하게 되었다. (책날개 중에서)

시대의 요구 앞에 고개를 돌리지 않고 응답했던 사람들, 그들의 정신, 그들의 투쟁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그것이 모든 것을 내던지고 나라를 위해 싸웠던 선열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리라. 마찬가지로 우리는 나라를 팔고 민족을 배반한 이들도 기억해야 한다. 일제에 협력한 대가로 그들은 일신의 부귀와 영화를 누렸고 집안을 일으켰다. 나아가 해방 후에도 단죄되지 않고 살아남아 우리 사회의 주류를 형성했다. 그뿐인가, 민족교육인이니 민족언론인이니 현대문학의 거장이니 하는 명예까지 차지했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독립운동가는 독립운동가로, 친일부역자는 친일부역자로 제 위치에 자리 잡게 해야 한다. (작가의 말 中)






 
 

35년 7권은 총 6장으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1940년대 전반, 세계는'으로 시작되어, 1장 '발악하는 제국', 2장 '친일 대합창1', 3장 '친일 대합창2', 4장 '폭압 속 저항', 5장 '마지막 항전과 건국 준비', 6장 '일제의 패망과 해방'으로 나뉜다. 부록으로 7권 연표, 7권 인명사전, 사료 읽기, 참고문헌이 수록되어 있다.

생각만 해봐도 아찔한 시절이다. 1941년부터 1945년은 말 그대로 먼동이 트기 직전, 어쩌면 다시는 해가 뜨지 않을까 좌절하게 되는 막바지였으리라. 이 책을 읽으며 그 시절의 모습을 하나씩 알아가며 생각에 잠긴다.

각계 각층의 친일파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문인들, 연극계, 영화계, 무용계, 미술계, 음악계, 여성계, 교육계, 언론계, 종교와 종교인들, 재계 등 생각보다 넓고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얼핏 알고 있었던 것도, 차라리 그냥 뜬소문이기를 바랐던 것도, 이렇게 문자로 표현되니 생각이 많아진다. 그들의 작품과 삶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야하는 걸까, 같이 보아야 하는 걸까. 적폐청산을 하지 않고 이어진 역사의 불합리한 단면을 보게 된다.



박시백의 《35년》은 일제에 맞서 부단하게 투쟁했던 우리 조상들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접근하기 어려웠던 일제강점기의 수많은 인물과 사건이 이 만화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다가온다. 시민들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고픈 책이다.

_이만열 / 한국독립운동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전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이 책을 읽다보니 5년 동안 역사적인 인물과 사건을 짤막하게 ppt자료 화면으로 속도감 있게 보여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시절의 삶과 사람들의 마음, 행적을 객관적으로 펼쳐보여주는 듯 한데, 읽는 입장에서는 울화통이 터지고 뭉클한 뜨거운 무언가가 솟아오르는 느낌이다. 속도감 있게 눈 앞에 펼쳐지는 글과 그림 앞에서 어느 때보다 진지해진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 책을 필독서로 삼아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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