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정복한 식물들》은 이처럼 서구문명의 행보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식물 50가지를 연대기적 접근을 통해 소개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식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문명에 단단히 뿌리내린 식물의 존재가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에서는 모리, 비트, 올리브, 포도, 파피루스, 장미, 소나무, 갈대, 참나무, 사과, 후추, 당근, 튤립, 카카오, 감자, 토마토, 커피, 옥수수, 파인애플, 목화, 사탕수수, 코코넛, 벼, 차, 바나나, 해바라기 등 잘 알려진 식물부터 맨드레이크, 잠두, 대청, 기나나무, 왕포아풀, 금방망이, 기름야자나무, 선옹초, 애기장대 등 약간은 생소한 식물까지, 총 50가지 식물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펼쳐들면 '들어가며'에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먼저 저자가 식물을 무작위로 수록하거나 단순히 알파벳 순서대로 하지 않고, 역사적 영향력을 기준으로 열거했다는 점이 신선했다. 식물을 기준으로 하는 책이지만 역사적인 포인트에 큰 역할을 했던 식물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니 이 점을 알고 읽으면 이 책이 또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나는 50종의 식물을 알파벳 순서나 대표적인 활용분야를 기준으로 열거하지 않았다(무엇보다도 하나의 식물이 한 가지 이상의 분야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신 서구 문명의 발전에 첫 영향력을 행사한 시기를 기준으로 열거했다. 예를 들어, 보리와 밀과 같은 식물들은 사회가 탄생하는 순간에 존재했고 그 이후로도 주요 산물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후추와 육두구와 같은 식물들은 아주 값비싼 외래종으로 각광을 받았다. 과거에는 이 외래종들을 중심으로 막대한 부가 형성되고 사라지기도 했다. (1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