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정복한 식물들 - 인류의 역사를 이끈 50가지 식물 이야기
스티븐 해리스 지음, 장진영 옮김 / 돌배나무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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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이끈 50가지 식물 이야기를 담은 《세계를 정복한 식물들》이다. 제목 그대로 '세계를 정복한 식물들'이 무엇이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함께 살펴보고 싶었다. 특히 이 책의 저자 스티븐 해리스는 영국 옥스퍼드 크라이스트처치칼리지 식물과학과 교수이자 옥스퍼드대학교 식물표본실의 큐레이터라고 하니, 지금까지 연구한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명의 양식에서 유전학 실험 연구 모델까지, 식물이 피워낸 인류의 문명'을 이 책을 읽으며 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세계를 정복한 식물들》은 이처럼 서구문명의 행보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식물 50가지를 연대기적 접근을 통해 소개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크고 작은 식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문명에 단단히 뿌리내린 식물의 존재가 생생하게 다가올 것이다. (책 뒷표지 中)

이 책에서는 모리, 비트, 올리브, 포도, 파피루스, 장미, 소나무, 갈대, 참나무, 사과, 후추, 당근, 튤립, 카카오, 감자, 토마토, 커피, 옥수수, 파인애플, 목화, 사탕수수, 코코넛, 벼, 차, 바나나, 해바라기 등 잘 알려진 식물부터 맨드레이크, 잠두, 대청, 기나나무, 왕포아풀, 금방망이, 기름야자나무, 선옹초, 애기장대 등 약간은 생소한 식물까지, 총 50가지 식물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을 펼쳐들면 '들어가며'에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먼저 저자가 식물을 무작위로 수록하거나 단순히 알파벳 순서대로 하지 않고, 역사적 영향력을 기준으로 열거했다는 점이 신선했다. 식물을 기준으로 하는 책이지만 역사적인 포인트에 큰 역할을 했던 식물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니 이 점을 알고 읽으면 이 책이 또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나는 50종의 식물을 알파벳 순서나 대표적인 활용분야를 기준으로 열거하지 않았다(무엇보다도 하나의 식물이 한 가지 이상의 분야에서 중요하게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신 서구 문명의 발전에 첫 영향력을 행사한 시기를 기준으로 열거했다. 예를 들어, 보리와 밀과 같은 식물들은 사회가 탄생하는 순간에 존재했고 그 이후로도 주요 산물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쳤다. 후추와 육두구와 같은 식물들은 아주 값비싼 외래종으로 각광을 받았다. 과거에는 이 외래종들을 중심으로 막대한 부가 형성되고 사라지기도 했다. (19쪽)




맨 마지막에 나오는 '애기장대'도 인상적이었다. 식물계의 과학적 모델이라고 하는데, 언뜻 보기에는 별 쓸모가 없지만, 연구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다.

1만 년 전, 식물 재배는 실수에서 예기치 않게 나온 좋은 경험이었다. 오늘날 우리는 애기장대의 유전자와 다른 종들에 대하여 견줄데 없을 정도의 방대한 지식을 확보하고 있다. 과연 이 방대한 지식으로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연구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 (351쪽)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알고 있고 역사적인 의미도 기억하는 식물부터 이름조차 생소하지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식물들에 대해 하나씩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다. 사람들이 새로운 식물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다 넓은 세계를 향해 나아갔고, 그로 인해 역사적 발전까지 이루어낸 것을 이 책을 읽으며 인식한다. 식물을 위주로 한 눈에 훑어보는 느낌이 들어서 지식 충족에 도움이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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