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소은성. 여성 전용 글쓰기 수업인 소글워크숍을 운영했고, 2020년 봄이 끝날 무렵에는 남프랑스로 이주했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거주하는 이들과 매주 이메일로 강의안과 첨삭지를 주고받으며 온라인 소글워크숍을 이어가는 중이다.
글쓰기는 먼 길을 떠나는 여행인 동시에 집을 짓는 일이기도 하다. 길 위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아름다운 것들을 볼 것이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최선의 상태로 살아 있고 싶다는 욕망을 얻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지은 집은 당신이 이제서야 제대로 쉴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여행과 정주라는 얼핏 모순되어 보이는 두 단어가 글쓰기 안에서는 공존한다. (7쪽)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된다. 1부 '마음을 보는 일: 당신의 마음에는 이유가 있다. 쓰려거든 그 이유를 들여다 보면 된다.'와 2부 '마음을 쓰는 일: 당신의 불안에 이름을 붙여주자, 불안에 언어를 만들어주자'로 나뉜다. 당신의 글쓰기 버튼은 무엇인가요?, 그냥 딱 10분만 달리고 와서 쓰자, 이걸 쓰면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는 게 아닐까?, 글을 쓰다가 눈물이 흐르면 캐러멜을 먹자, 쓰는 동안 우리는 불완전하고 취약하다, 소심한 사람들이 밤새 만드는 평행 우주, 왜 상처를 쓴 후 더 우울해질까, 어디로도 향하지 못하는 공격성을 정확한 명사로 바꾸는 일, 익숙한 언어로부터의 탈주, 숨낳은 억압에도 사그라들지 않은 당신의 화, 글을 쓴다는 것은 나만의 우주를 만드는 일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이 책에 대해 호감으로 마음이 변화한 것은 목차를 훑어가면서였다. '내가 요즘 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를 쓴 후 우울하기도 했고, 지긋지긋? 후벼 파고? 등의 감정을 어떻게 정확한 명사로 바꿀지 막막하다. 이걸 쓰면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는 게 아닐까 싶어서 애써 순화하며 답답하기도 했다. 익숙한 언어만 쓰게 되어 한계를 느끼기도 한다. 이 책이 지금껏 접하던 글쓰기 책과는 다른 차원으로 다가온 것이 바로 그 공감대에서였다. 그 이유는 이 책을 더욱 몰입해서 읽도록 격려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