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6 - 1936-1940 결전의 날을 준비하라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6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2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박시백의 《35년》제 6권이다. 1936년부터 1940년까지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사실 현대사로 올수록 학창시절에 배운 것이 거의 없다. 이것은 자발적으로 알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찾아보지 않는 한 계속 모르고 살기 십상이다. 이럴 때에는 만화로 접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런저런 매체 중 만화가 글과 그림이 함께 담겨 있어서 접근성이 뛰어나고 부담감을 줄이니 말이다. 읽어보고 싶고, 읽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 《35년》 제6권을 읽어보게 되었다.

《35년》은 1910년 8월 29일 국권피탈에서 1945년 8월 15일 해방까지의 일제식민지 35년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매 5년을 각 한 권에 담아 일제의 폭압적인 식민지정책, 그로 인한 민중들의 고통과 독립운동가들의 저항, 그리고 친일파들의 부역의 역사를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는 한시도 멈춤이 없었던 선열들의 치열한 투쟁과 그 반대 편에서 일신의 영달을 위해 민족을 배반한 이들을 소개하는 데 많은 공을 쏟았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원형이 바로 '35년'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책날개 중에서)



이 책의 저자는 박시백. 제주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한겨레>의 만평으로 데뷔했다. 스토리가 있는 시사만화 '박시백의 그림세상'으로 독자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2001년 돌연 신문사를 떠난 작가는 《조선왕조실록》을 만화로 그리는 작업에 매진했고, 12년 만인 2013년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20권을 완간했다. 이후 일제강점기 역사를 만화로 옮기는 《35년》 작업을 위해 국내외 독립운동의 현장을 답사하고, 각종 자료 수집과 공부에 매진한 지 5년여 만인 2018년 1월에 첫 책을 내고, 광복 75주년을 맞아 전 7권으로 완간하게 되었다. (책날개 발췌)

일제 강점 35년의 역사는 부단한 그리고 치열한 항일투쟁의 역사다. 비록 독립을 가져온 결정적 동인이 일본군에 대한 연합군의 승리임을 부정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식의 설명은 무지 혹은 의도적 왜곡이다. 자학이다. 우리 선조들은 한 세대가 훌쩍 넘는 35년이란 긴 세월동안 줄기차게 싸웠다. (작가의 말 中)

《35년》 6권에는 1936년에서 1940년까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프롤로그 '1930년대 후반, 세계는'을 시작으로, 1장 '억압 속의 내선일체', 2장 '국내의 저항', 3장 '동북항일연군', 4장 '중국 관내 항일 세력의 대응', 5장 '중앙아시아 강제 이주'로 나뉜다. 미나미 총독, 인력의 강제 동원, 황국신민화, 사상전향 정책과 전향자들, 수양동우회와 흥업구락부, 친일 조직들, 1930~1940년대의 종교운동, 일장기말소사건, 공산주의 운동 세력, 대중운동, 조국광복회와 보천보 습격, 김일성 전설, 일제의 토벌 전략과 간도특설대, 백척간두의 항일연군, 투항자들 협력자들, 민족혁명당, 한국국민당과 장정기 임정, 통합을 위한 진통, 조선의용대와 광복군 창설, 긴장하는 고려인, 악몽의 시베리아 횡단철도, 스파이란 이름으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부록으로 6권 연표, 6권 인명사전, 사료 읽기, 참고문헌이 수록되어 있다.



먼저 1930년대 후반, 세계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세계지도를 펼쳐 보이며 알려주며 시작한다. 그 시절에 폴란드 침공, 스페인내란, 시안사건, 루거우차오사건 등이 일어났다는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만화 속 이야기로 들어가며 본격적으로 살펴본다. 프롤로그에서 그 시절 이야기를 큰 틀에서 들려주고 1장부터 내용이 전개된다.

이 책을 읽으며 잘 모르던 사실은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알고 있던 사실은 더욱 구체적으로 기억해본다. 속도감 있게 장면 전환을 하며 커다란 틀에서 살펴볼 수 있다. 부록에 보면 연표, 인명사전 등이 빼곡하게 정리되어 있고, 대동민우회 약법, 조선사상범보호관찰령, 황국신민서사, 한국광복운동단체연합선언, 조선민족전선연맹의 기본 강령과 투쟁 강령, 국가총동원법,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 규약 등의 사료도 수록되어 있어서 역사자료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을 기리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의 민족을 배반한 이들을 기억하는 것 역시 우리의 몫이다. 박시백은 우리에게 생소한 여성 독립운동가부터 밀정 등 친일부역자까지, 한 명, 한 명을 불러낸다. 그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정독을 권하는 작품이다.

_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위원장, 전 한성대학교 총장

글이 많지만 그림과 함께 전달해서 몰입감과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그 시절에 이러이러한 일들이 있었구나, 생각하며 읽어나간다. 하나씩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하지 않던가!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현대사를 알고 인식하기를 희망한다. 그러기 위해서 만화로 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소력이 강하게 강렬한 느낌으로 다가오니 말이다. 재미와 교양,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책이니 박시백의 대하역사만화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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