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고향이 따로 있는 사람들이 정말 부러웠다. 삶이 삶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과감히 귀촌을 택했고, 제주 서귀포 남원읍에 자리잡은지 어언 10년이 흘러버렸다. 이렇게 나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것은 저자가 서귀포 남원 출신이기 때문에 느끼는 반가움 때문이다. 서귀포에 처음 왔을 때의 내 감흥은 잊을 수가 없다. 글쎄 도서관에서 한라산이 보이질 않나, 책을 읽겠다고 도서관에 앉아 있는데 지하철 환승역에서나 들리던 새소리가 들리지 않나, 모든 게 감탄스러웠다. 나는 그렇게 치유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의 제주도이기 때문에 내가 살 수 있었다는 생각도 든다. 도시 생각이 나면 차를 타고 조금 나가면 영화관이나 마트에 갈 수도 있고, 시간을 더 잡아서 제주시라도 나가면 도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옛날옛날에는 어땠을까? 물론 동네가 온통 초가집이고 소 여물 먹이러 언덕으로 가야했다던 그렇게까지 옛날 말고, 딱 저자 어렸을 때 정도 말이다. 이 책에 보면 '지금은 너무나도 변해버린 제주의 모습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오일장이 열리는 날은 꽤 큰 행사였다(19쪽)'라며 저자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제주도 남쪽, 서귀포시 남원읍이라는 마을에서 자랐다며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다. 사실 남원읍도 굉장히 넓은 편이어서 콕 집어서 어느 부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름 상상해보며 이 책을 읽었다. 밑으로 내려가면 어렵지 않게 개울을 만나고, 개울에서 도롱뇽알과 개구리알을 채집하고 자랐다고 한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 책 『촌스러워도 괜찮아』를 읽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