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자책] 사자논어 100선 - 네 글자에 담긴 성현의 지혜
최영갑.김용재.진성수 지음 / 풀빛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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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이런 류의 책은 제목에 아주 충실하다. 제목에서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파악이 되고, 절대 독자를 낚는 일 없이 정직하다. '논어'인데 네 글자로 정리한 100가지 이야기를 담은 것이다. 살아가면서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고전이 길을 안내해주기도 한다. 문득 '이 책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옛글과 일상에서의 생각을 연관지어 풀어내는 방식이 부담없이 다가오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의 표지에 보면 '큰 글자책'이라 표시가 되어 있다. 자잘한 글자의 책을 읽다보니 일단 큰 글자책이라는 것만으로도 색다른 느낌이 든다. 그건 직접 펼쳐들면 알게 될 것이다. 저자 최영갑에게는 논어가 삶의 지남침이었다고 한다. 어렵고 힘든 시절에 삶의 무게를 견뎌 내게 해 준 책이 바로 논어라는 것이다. 나에게는 항상 숙제 같은 책이 논어였는데, 이번 기회에 큰 글자로 굵직굵직하게 기억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은 《논어》 가운데 감동과 교훈을 주는 이야기를 네 글자로 만들어 구성했다. 그래서 '사자논어'라고 이름 붙였다. 원문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적용해서 만들기도 하고, 어떤 부분은 네 글자로 축약해서 만들기도 했다. (6쪽)

이 책에는 <학이>편의 학이시습(배우고 때때로 익힌다)부터 <요왈>편의 지언지인 (말을 알아야 사람을 안다)까지 총 100가지의 사자논어가 수록되어 있다. 전체 20편 가운데 순서대로 <학이>, <위정>, <팔일>, <이인>, <공야장>, <옹야>, <술이>, <태백>, <자한>, <향당>, <선진>, <안연>, <자로>, <헌문>, <위령공>, <계씨>, <양화>, <미자>, <자장>, <요왈>편에서 사자를 골라 그에 담긴 뜻을 음미하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맨 처음은 학이시습, 배우고 때때로 익힌다는 논어에서 가장 유명한 말이 나온다. 논어 공부의 시작이며, 항상 시작하는 마음으로 그 부분만은 읽고 넘어가던 기억을 떠올리니 묘한 웃음이 난다. 일단 이 책에서도 그 말이 먼저다. 하지만 한자는 극히 적고, 우리말로 쉽게 풀어쓴 책이니 부담을 덜어놓고 읽어나간다.

 





네 글자로 압축한 100개의 경문으로 살아 숨 쉬는 논어의 깊이와 여운,

무력하고 아둔한 일상을 일으켜 통찰과 여유를 세운다 (책 뒷표지 中)

한자는 네 글자씩 나오고 주로 한글이 담겨 있으니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을 큰 글자책으로 출간한 것인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일상적으로 읽던 책들과는 글자 크기가 확연히 달라서 읽는 속도가 더뎌지기 때문이었다. 연세 있으신 분들을 위해서일까, 아니면 천천히 읽으라는 의미에서일까. 어쨌든 천천히 음미하라는 의미에서 그렇게 했다면 성공적이기는 하다. 세대 상관없이 온가족이 읽으면 좋을 듯하다.

급하게 먹어치우듯 읽지 말고 한 번에 하나씩 음미하며 읽고 생각에 잠기기를 권한다. 재미있는 일화도 소개하며 인상적으로 풀어나가고, 지금의 일과도 연관지어 다양한 소재를 풀어나가고 있으니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네 글자로 압축한 논어도 보고 거기에 연관지어 생각할 거리도 읽어나가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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