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누구든 살면서 한 번쯤 자기 자신에게 던졌을 법한 질문이라며 이 책은 시작된다. 생각해보니 그렇다. 이런 질문을 던지면서 진지하게 사색에 잠기기보다는 '지금이 이럴 때냐' 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으로 미루기 바빴다. 당장 해야할 일이 항상 넘치고 넘쳤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의 처음을 보며 남 얘기가 아닌 듯 한숨이 먼저 나온다. 우리의 인생은 그렇게 흘러가니 말이다.
우리는 바쁘다. 중학생은 좋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느라 바쁘고, 고등학생들은 좋은 대학교에 가느라 바쁘고, 대학생들은 좋은 직장을 얻느라 바쁘고, 직장인들은 자신의 밥줄을 놓치지 않으려고 일하느라 바쁘다. 그래서 어느 순간 얼핏 그런 질문이 떠올라도 미처 답을 찾기 전에 누군가 마련해놓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다시 걸음을 재촉하게 마련이다. (15~16쪽)
같은 사회에서 비슷비슷한 분위기에 경쟁하며 살아가는 우리다. 그렇다고 갑자기 한순간에 모든 것이 바뀌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체성에 대해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한 번쯤 생각에 잠길 필요는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정체성에 대해 살펴보고 나와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또한 이 문장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질풍노도의 30대, 40대가 흔하게 된 것은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다음 세대에게는 똑같이 반복되지 않도록, 그들에게 꿈꾸는 법부터 다시 가르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우리는 꿈꾸는 법을 잘못 배우고 잘못 가르쳐왔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커서 뭐가 될 것이냐고 묻는다. 어떤 명함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묻는 것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일을 하며 살고 싶은지, 어떤 일에 재미를 느끼는지, 어떤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를 물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삶은 명사가 아니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꿈은 가슴에 품고 살고 싶은 인생 이야기에 대한 상상이어야 한다. 그랬을 때 비로소 그 꿈으로 똘똘 뭉친 인생 이야기를 써나갈 수 있다. 소소하게 누리는 행복도 물론 중요하지만, 소소한 행복을 넘어서는 주제가 있는 삶이 더 의미 있고 풍요로울 것이다. (113~114쪽)
이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이 담겨 있다. 그래서 읽는 맛이 더욱 느껴지는 책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특히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았던 인물들에 대한 해설도 더해지니 더욱 몰입해서 읽게 되었다. 어짜피 나의 인생 또한 이들의 인생처럼, 세상사 거기서 거기 다들 비슷비슷하게 사는 듯하면서도 나만의 인생을 살아간 것이니, 내 인생에 대해서 나의 정체성에 대해 심도 있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나는 어떤 이야기를 품은 사람이 되고 싶은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