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의 밥상
박중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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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에 보면 숟가락 위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자리잡은 형상이다. 긴급상황을 알리는 것이다. 게다가 이런 말이 눈에 띈다. '인간이 먹거리를 찾아 야생을 파괴하는 바람에 낯선 바이러스들이 불려 나와 세상을 침몰시키고 있다. 혼돈의 밥상이 혁명적으로 개선되지 않고는 인류 미래에 희망이 없다.'라고 말이다. 정신이 번쩍 들며, '뜨끔' 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편리함에 많은 부분을 외면하고 있었고, 요즘엔 과일을 사면 실패한 적이 한 번도 없고 완전 달다는 것이 이상했지만 더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 정말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문제 인식을 함께 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함께 나눈다는 것이다. 식생활에 대한 것은 저자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임에도 문제 자체도 제대로 모르고 있으니, 이 책을 읽으며 건강을 위한 밥상은 물론, 지구 환경을 해치지 않으며 공존하기 위한 밥상을 생각하기로 했다. 어떤 문제와 해결 방안이 있는지 이 책 『종말의 밥상』을 읽으며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박중곤. 현재 바른건강연구소 소장으로서 각종 식품 관련 컨설팅을 하며, 저술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책날개 발췌)

나름대로 카오스로 넘치는 밥상에 코스모스적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지만, 나의 목소리가 현실을 개선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는 기대하지 않는다. 지구촌에서 식원병으로 수 억명의 사망자가 나오기 전에는 21세기 아담, 이브들의 고정관념이 바뀌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닥 희망의 등북이라도 밝히려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렇게 책을 만들어 세상에 보낸다. (10쪽,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선악과를 따는 사람들', 2부 '생명 안테나 부러지다', 3부 '혼돈의 밥상과 질병', 4부 '식탁의 불편한 진실들', 5부 '질서의 밥상 제안'으로 나뉜다. 에필로그 '꿀통에 빠진 곤충 신세, 인간'으로 마무리 된다. 계절을 거스른 이단아, 과일인가 설탕 덩어리인가, 농장에서 밀려난 토박이 동식물, 생명 없는 무정란과 단명하는 육계, 천성 거부당하는 돼지, 젖소인가 우유 펌프인가, 물고기들이 수상하다, 박쥐 요리와 코로나19 팬데믹, 식탁의 6가지 불청객, 사탕인가 사탄인가, 대자연의 섭리 거스르는 화식, 사라진 통곡물 식습관과 부분식품의 함정, 신자연주의 밥상, 식품안전지수의 개발 및 실용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선악과 즐기는 현대의 아담과 이브'라는 소제목을 보니 경각심이 생긴다. 오늘날 식탁의 풍요는 인류 시작 이래 최고조에 달했고, 우리도 사실 어렴풋이 문제 있는 식탁이라는 것을 알지만,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고 '설마' 하는 마음으로 판단을 보류하며 살고 있기는 하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말한다. '혼돈의 밥상은 지구촌에 전란이나 외계인 침공 수준의 위기를 불러왔다'고 말이다. 이런 밥상이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고는 인류 미래에 희망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과일인가 설탕 덩어리인가」를 읽다보니, 요즘 내가 달달한 과일을 잘 고른 것은 내 실력이 좋아서가 아니다. 당도가 극도로 향상된 과일들만 살아남았을 뿐이다. 오늘날 자연의 질서를 벗어나 억지로 잡아 늘리고 당도 위주로 맛을 변질시킨 과일들은 현대인에게 건강상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28쪽)고 하는 말에 일리가 있다.

씨앗 없는 농산물, 농장에서 밀려난 토박이 동식물, 나비와 토종벌이 사라진 밭, 생명 없는 무정란과 단명하는 육계 등 하나씩 알아가면서 생각보다 충격적인 현실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코로나 등 전염병까지 연관되니 '건강의 시한폭탄 돼가는 지구촌 유행병'이라는 점에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책에서는 '신자연주의 밥상'을 제안한다. 제철 천연 밥상과 오색오미 밥상을 우수한 우리 농수산물을 이용해서 섭취하는 것이다. 가족 건강을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최소화 하고, 퇴비를 넉넉히 주어 건강하게 거둔 것이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소비자로서는 믿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말로만 무농약인지 어떻게 알 것이며, 벌레 한 마리 발견되지 않는 채소가 어떻게 신선한지 알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문제 인식을 함께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바쁜 일상에서 편리한 식품으로 간소하게 한 끼 챙기는 경우도 더러 있어서 모든 식사가 인간과 자연의 건강을 살리는 음식으로 채워질 수는 없더라도, 잊지 말고 한 번씩이라도 '신자연주의 밥상'을 챙기려하는 그 마음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밥상으로 인한 종말을 막기 위해 이제부터라도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려면 이 책이 그 시작을 응원해줄 것이다. 우리에게는 '종말의 밥상'을 '생명의 밥상'으로 바꿔야 할 책무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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