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사는 여자 - 숙취로 시작해 만취로 끝나는 극동아시아 싫존주의자의 술땀눈물
성영주 지음 / 허들링북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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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사는 여자라니 무슨 의미일까 궁금하던 차에 표지 그림을 보니 술에 풍덩 빠지는 장면이 있다. 바로 그거구나! 나도 한때 매일 술을 마시며 지내던 적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엄청 그때 바꾼 체력과 총기를 후회하고 있지만 그때의 마음으로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 《오늘만 사는 여자》를 읽으며, '숙취로 시작해 만취로 끝나는 싫존주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성영주. <코스모폴리탄>에서 피처에디터이자 디지털디렉터로 일했다. <여성중앙> <주부생활> 등에서 기자로 일하며 매달 숱한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글을 썼다.

프롤로그 '비범하게 술 먹고, 평범하게 일한다'를 시작으로, 'am 09:04 겨우 왔다, 회사', 'pm 12:15 일은 곧 밥, 아니 술이니까', 'pm 03:20 어떻게든, 된다', 'pm 06:18 신사역 8번 출구', 'pm 09:27 죽고 싶지만 가라오케는 가고 싶어', 'pm 11:59 따악 한 잔만 더!'의 순서로 진행된다. 에필로그 '내일은 모르겠다, 오늘만 산다'로 마무리 된다.



 

아이구야~! 이 책을 펼쳐들면 나도 수다스러워진다. 남의 인생에 감 놔라 대추 놔라 간섭하는 건 할 짓이 아니지만, 그래도 일주일 음주 횟수 10회를 자랑했던 시절이 있었다니, 이건 심히 걱정스럽다. 뭐 그때의 자신을 술쓰레기라고 말하기는 하니, 본인이 더 잘 아는 일이긴 하다. 엄마의 마음으로 읽으면 등짝스매싱을 하고 싶고, 이 시대를 함께 살아나가는 한 존재로 읽으면 토닥토닥 고생이 많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은 글이다. 에세이는 그 사람의 일상과 속 마음이 투명하게 드러나서 문제라면 문제다. '내 꿈은 객사다(23쪽)' 같은 말은 수위 조절을 해야하는 것 아닐까, 생각할 즈음, 이미 저자도 사람들의 반응을 알고 있다. '이런 말을 꿈이랍시고 하고 있는 내게 "하다하다 네가 돌았구나." "너는 가족도 없냐." "남은 사람은 어쩌라고 그렇게 무시무시한 소리를 하냐." 등등 질타가 쏟아진다고. 노이즈마케팅인가. 어쨌든 막장드라마도 욕하면서 보고, 이 책도 잔소리 하고 싶은 심정이면서도 끝까지 읽게 된다. 독자의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적이다. 글의 힘이 있다는 소리다.

하도 피식대다가 잇몸이 마르는 책이다. 작가를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호탕함과 진지함, 그리고 그 속의 따스함을 꼭 닮은 에세이.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맛깔난 수다를 떨고 오는 기분이다. 일과 사람에 치여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으로 도망치고 싶지만, 결국엔 소주 한 입 털어 마시고 다시 내일 아침 출근을 준비하는 직장인들에게 소중한 위로가 될 글을 선물해줘서 고맙다.

_김소연 (뉴닉 대표)

통통 튀는 발언, 거르지 않고 질러대는 입담이 은근 찰지게 착착 감긴다. 다다다다 랩을 하듯 속사포처럼 쏟아지며 폭포수가 쏟아지듯 청량하다. 너무 진지하게 점잖은 말투로 들려주는 것보다, 이 책처럼 들려주는 편이 훨씬 정감 있고 인간적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직장인이면서 음주에 일가견이 있다면 특히 이 에세이에 격한 공감을 하게 될 것이다. 한 번 읽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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