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 -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극적인 초기 교류사
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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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이 책의 제목을 보며 호기심이 생겼다. '십자가와 초승달'이라는 상징을 보면 어떤 종교를 이야기하는지 짐작할 수 있어서 이 책의 제목에 눈길이 갔다. 두 세계는 절대 하나가 될 수 없고 각각의 질서로 세상에 공존하고 있다. 이 책은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극적인 초기 교류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오늘날 갈등하는 두 종교의 역사를 큰 틀에서 살펴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 책『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을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리처드 플레처. 1944년 영국 요크에서 태어났으며, 2005년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플레처가 남긴 마지막 저술이다.

이 책의 의도는 오랜 기간에 걸쳐 복잡하게 뒤엉켜 논란이 되는 일련의 관계들을 중립적으로 안내하는 것이다. 그 관계들은 세계사의 형성뿐 아니라 현재의 수많은 민족과 다양한 문명권의 발전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것은 과장할 필요도 없지만 과소평가해서도 안 된다. (8쪽)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프로로그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뒤엉킨 관계사'를 시작으로, 1부 '이스마엘의 후손, 이슬람의 시대를 열다', 2부 '두 문명이 만든 새로운 질서', 3부 '경계를 넘은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4부 '상업에서 지적 교류까지, 지중해에서 만난 문화', 5부 '두 세계의 문은 어떻게 닫혔는가'로 이어지며, 에필로그 '천 년을 공존해온 그리스도인과 무슬림', 역자의 말 '풍부한 당대 사료를 바탕으로 한 문화, 종교적 코드 풀이' 등으로 마무리 된다.


'종교'나 '정치'는 서로의 견해를 좁히기 힘들어서 대화 소재로 삼지 말아야한다고들 한다. 결국에 싸움 나기 십상이라고. 특히 종교는 그렇다. 어느 날 나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스도교의 하나님과 이슬람의 하나님이 같은 하나님(표기의 문제는 다양하겠지만, 그냥 절대자 '하나님'으로 표기하고 싶다. 이 책에서는 모두 '하느님'으로 옮겼다고 한다)이라는 점이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결국 거슬러 올라가면 같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왜 그렇게 적대적으로 지내는 걸까? 예전부터 그런 의문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 책이 나의 호기심을 채워주리라 생각되어 집중해서 읽어나갔다.


이슬람과 그리스도교 사이의 근본적인 차이들은 상호간 너그러운 이해와 화합에 도움이 되는 대화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슬람의 준엄한 일신교는 그리스도교의 삼위일체와 성육신 교리를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불쾌해한다.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이슬람이 '하나의 세로운 종교'일 수 있다는 관념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으며, 당연히 수용할 수도 없었다. (16쪽)

 


이슬람의 탄생에서 십자군 원정까지,

두 문명이 만들어낸 충돌과 소통의 역사!

때로는 적대적으로, 때로는 우호적으로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얽히고설킨 복잡한 관계 속에서

그들은 왜 끝끝내 서로를 이해하는 데 실패했는가! (책 뒷표지 中)


사실 생각보다 얇은 이 책에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을까 처음에는 의아했는데, 중세사를 연구한 저자의 설명 덕분에 호기심을 채워가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이렇게 종교를 다룬 책은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며 치우치지 않게 균형감 있는 글을 보여주어야 더욱 집중해서 읽을 수 있다. 처음 시작하면서 이슬람과 그리스도교에 어떤 근본적인 차이들이 있으며, 그것이 상호간 너그러운 이해와 화합에 도움이 되는 대화를 어렵게 만들었다는 설명을 조목조목 이어나가서 곧바로 저자의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었다.


최대한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으로 역사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풀어나가고 있어서 읽어보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특히 현재 우리의 눈에 비치는 적대적인 두 종교의 모습만이 아닌, 이슬람과 그리스도교의 천년 역사를 큰 틀에서 훑어보는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자칫 무겁고 난해한 주제일 수 있는 내용을 쉽고 편안하게 읽으며 지적호기심을 채울 수 있으니 도움이 되는 책이다. 특히 종교 유무에 상관없이 역사적인 시선으로 살펴볼 수 있으니 부담없이 읽어나갈 수 있다. 해당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읽기에도 손색이 없는 책이니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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