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리즈
야마나 테츠시 지음, 최성현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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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책의 제목을 보자마자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인문학적으로 접한다지 않는가. 사실 나는 종교인은 아니지만, 종교가 진리로 향하는 길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틈틈이 종교를 매개로 책을 읽으며 사색에 잠기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다. 특히 '반야심경'을 통해 인문학적으로 접한다는 기대감에 이 책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반야심경을 펼쳐들게 되었다.


세상에 가장 짧은 고전《반야심경》

262자에 담긴 붓다의 행복론을 듣다!

(책 뒷표지 中)


일러두기

* 이 책에 수록된《반야심경》원문은 당나라 현장 스님(602~664)의 번역입니다.

** 일본의 독송용《반야심경》은 262자, 우리나라에서 통용되는《반야심경》은 260자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야마나 테츠시. 프리랜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키운슬링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또한 서구 사상의 관점에서 불교를 다시 읽는 작업을 하는 독학의 재야 철학자다.

이 작은 경은 비록 짧지만, 그 속에 불교의 정수가 모두 들어 있습니다. 방대한 불교 경전을 가장 짧은 글 속에 줄여 넣은 맑은 이슬과 같은 경이《반야심경》입니다. 그러므로 이 경을 읊조리는 것은 불교의 핵심 가르침을 복창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7쪽_들어가며 中)

이 책은 시작, 행복, 괴로움, 공空, 희망, 알아차림, 받아들임, 읽기 등  총 8장으로 구성된다. ​특히 옮긴이의 말을 보면 반야심경의 키워드가 괴로움과 공과 반야바라밀다 세 가지라고 한다. 테츠시는 이 책의 거의 모든 지면을 이 세 가지를 말하는 데 쓴다고 한다. 262자의 짧은 경전,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말로 접해와서 제대로 와닿지는 못한 그 경전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니 부담없이 이 책을 읽어나갔다.

흔히 어려운 것을 더 어렵게 설명해놓은 해설서를 보곤 했는데, 이 책은 정말 쉽게 와닿도록 풀어나간다. 특히 얇은 책의 외모도 한몫한다. 이 정도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특히 저자도 스님이 아니고, '인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니, 종교를 떠나 반야심경을 인문학적으로 접해보고 싶다면 철학서를 읽는 심정으로 이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인류 역사상 그 누구보다 깊이 삶의 문제에 천착했던 붓다의 가르침인 '무아, 연기, 공, 마음, 윤회, 열반' 등을 일상적 삶에 대입해 명확하게 풀어냈다. 나와 세상에 관한 뿌리 깊은 궁금증을 풀어줄 열쇠 같은 책으로 '앎'이 아닌 '삶'을 향한 진지한 첫걸음을 내딛게 하는 진정한 의미의 '인문서'이다. (책날개 中)

이 책은 1991년에 첫 판이 나왔고, 2011년 출간본의 번역본이다. 거의 30년에 걸친 세월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것은 불교 전문용어를 거의 쓰지 않고 쉽게 불교의 가르침을 풀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지금도 여전히 우리 삶에서 괴로움의 무게는 변함 없기에 반야심경은 인문학적 사색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아참, 여기에서 '괴로움'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의 56쪽에 보면 '괴로움이란 무언가 잘 안 돼 가고 있는 상태, 안정이 깨진 상태를 이르는 말이라고 보면 좋을 겁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苦' 라는 한자가 가진 '고통이나 고뇌'와 같은 주관적인 뉘앙스에 붙잡히지 말기 바랍니다'라는 설명이 있다. 

 


다시 말하지만 '괴로움'과 '공'과 '반야', 이 세 가지가 키워드입니다. 이 세 가지를 알면 불교를 알았다고 해도 좋습니다. 다만 그 앎에는 깊고 낮음이 있어, 그것을 깊이 체득해가는 데 붓다조차 자신의 일생을 바쳤습니다. 반야의 지혜를 완성해야 한다고 하지만, 실은 '반야의 지혜'는 완성할 수 없습니다. 완성을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이 영원히 이어질 뿐이라는 것을 덧붙여 말해 둡니다. (78쪽)

무엇보다 쉽게 설명해주어, 그동안 어렵다고 생각했던 선입견을 한 꺼풀 벗겨주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을 읽으며 하나씩 짚어가며 내 마음속 근원을 들여다본다. 단어에 집착하지 않고 의미를 건네받는 느낌으로 읽어나간다. 우리가 알고 있는 쉬운 말로, 즉 이 책에 의하면 나날살이의 말을 써서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현학적이지 않고 쉽고 쉽게 풀어내어 나에게 한 걸음 다가오니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반야심경을 쉽게 들여다보며 깊은 사색에 잠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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